미래융합 사화과학대학

패턴 중심

글쓰기와 말하기의 전략

사고와표현 교육과정 교재편찬위원회 편

한성대학교 출판부

일러두기

1. 이 책은 한성대학교 필수 교양 교과목인 <사고와표현> 강의를 위한 교재로 한성대학교의 지원 아래 사고와 표현 교육과정 산하 교재편찬위원회에서 발간하였습니다.

2. 이 책은 교양 교재로 기존의 연구 성과들을 참조하였습니다. 다만 교재의 성격상 출처를 일일이 주석으로 달지 않고 책의 말미에 참고문헌으로 수록하였습니다. 일부 자료의 경우 원문이 훼손되지 않은 범위에서 그 형태와 내용의 일부를 편찬위원회에서 변형하였으며, 관련 원저작물들은 한성대학교 학술정보관에서 열람할 수 있습니다. 편집 및 제작 과정에서 발생한 원문의 훼손이나 오용으로 인한 문제의 책임은 전적으로 교재편찬위원회에 있음을 밝힙니다.

3. 이 책은 15주 강의를 고려하여 단원을 구성하였고, Ⅰ부 ‘글쓰기의 전략’은 1학기, Ⅱ부 ‘말하기의 전략’은 2학기 강의용입니다.

4. 이 책의 체재 일부와 아이디어는 The Longman readers(9th, 2009)을 참조하였으며 각 단원의 세부적인 내용은 교재편찬위원회 위원들이 직접 집필하였습니다.

2020. 02.

사고와표현 교육과정 교재편찬위원회

차례¶¶

I부 글쓰기의 전략¶

제1장 대학생활과 글쓰기

1. 글쓰기의 중요성 9

2. 글쓰기의 윤리 13

제2장 글쓰기의 과정

1. 쓰기 전에 20

2. 조직하기 28

3. 초고쓰기 34

4. 고쳐쓰기 35

5. 쓰고 나서 36

제3장 패턴별 글쓰기의 실제

1. 묘사와 서사 37

2. 비교와 대조 69

3. 인과와 영향 91

4. 정의 119

5. 논쟁과 설득 151

II부 말하기의 전략

제1장 발표하기

1. 정보전달형 발표 183

2. 설득형 발표 192

제2장 소통하기

1. 협력적 의사소통, 토의 205

2. 대립적 의사소통, 토론 212

3. 상호의존적 의사소통, 협상 220

부록

한성대학교, 그 얼굴과 마음 233

참고문헌 237

Ⅰ부

글쓰기의 전략

제1장

대학생활과 글쓰기

1. 글쓰기의 중요성

‘경쟁력’이라는 단어를 떠올려 보자. 그 단어 앞에는 많은 수식어가 등장한다. 국가 경쟁력, 재테크 경쟁력, 기술 경쟁력……. 무엇이든 자신만의 경쟁력이 필요한 시대임은 틀림

없어 보인다. 그런데 자신에게 진지하게 자문해 보자. 나에게 경쟁력은 과연 있는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만약에 없다면 무엇을 나의 경쟁력으로 삼을 수 있을까?

혹시 ‘언어 경쟁력’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여자의 수다 능력이나 남자의 연애편지 쓰기 능력은 우리가 여기서 강조하는 언어 경쟁력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언어 경쟁력’은 ‘한국어 표현’ 경쟁력이고, ‘한국어구사’ 경쟁력이다. 이제는 자기표현도 경쟁력의 시대가 된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운명은 바로 내가 쓰고 있는 한국어가 결정할지도 모른다.

“넌 왜 그렇게 생각이 없니?”

“앵무새처럼 따라만 할 거야?”

위의 두 발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 문장은 ‘사고’의 부재를 질타하는 것이고, 두 번째 문장은 ‘표현’의 한계를 지적한 것이다. 이런 말을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 듣는다면 그

사람은 이 사회에서 경쟁력이 부족할 확률이 대단히 높다. 그런 의미에서 ‘사고와 표현’은 가장 대표적인 ‘언어 경쟁력’이다. 그것이 궁극적으로 대학 생활은 물론 사회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가치는 우리의 상상을 넘어선다. 글을 못 써서 좌천을 당하는 수모를 겪은 사람도 있는가 하면 사소한 맞춤법의 실수가 성공을 막는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결국 표현 능력이 우리의 미래를 좌우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현실적 상황에서 글쓰기의 중요성은 자연스럽게 부각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글쓰기를 포함하는 표현 능력은 학교나 사회에서 ‘의사소통능력’으로 치환해 강조되고 있다. 때로는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서 내면에 쌓인 고통을 치유하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고 나를 개성적으로 보여줄 수도 있다. 심지어 글이나 말이 나의 곤란함과 역경 따위를 극복하게 해 주는 촉매제나 무기가 되기도 한다. 또한 비록 속물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하더라도 사회 안에서 글을 잘 쓴다는 것은 권력과 부를 얻는 길이기도 하다.

우리는 살다 보면 항상 많은 질문을 받게 된다. 삶 자체가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의 연속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질문은 몇몇 요소를 통해 구체화되는데 그 하나가 ‘왜’이다.

“우리는 왜 사는가?”

“나는 왜 그를 사랑하는가?”

“너는 왜 그렇게 행동하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감성적일 수도 있고 이성적이거나 논리적이어야 할 때도 있다. 물론 그 답은 글이나 말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어느 경우라도 답을 잘할 수 있으면 좋다. 글이든 말이든 그 답을 잘하면 우리는 자유를 얻을 수 있고 때로는 문제 해결이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숨겨진 약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보완해 가는 과정을 경험하기도 한다. 한층 성장하고 단단해지며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다. 어쩌면 글을 쓰는 행위가 가장 보편적이고 수월하게 본질적인 ‘자신’을 발견하는 기쁨의 도정일지도 모른다.

본질적으로 글은 생명력이 길다. 다시 말하면 정보 저장을 위해 최적화돼 있는 것이다.

우리 주변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에워싸고 있는 책들 하나하나가 그 증거다. 그리고 글은 종이의 탄생에서 인터넷의 혁명에 이르기까지 잘 없어지지 않는 실체가 돼 버린 지 오래다. 웬만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이제는 절멸하지 않으며 여러 손을 거치며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위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도 우리의 자율적 생각 저 너머에 보이지 않는 그 어떤 힘이 글을 견인하고 있다. 그래서 글은 현재적이면서 역사적이다. 그리고 우리가 예측 가능하게 생성해 낼 수 있는 미래의 것이기도 하다.

아무렇게나 글을 쓴다고 해서 그런 유익한 작용이 일어나지 않는다. 글을 잘 쓰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하다. 그래서 그저 풀려나오는 대로 생각을 적는 정도라면 무엇인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글은 정직한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시간과 땀을 투자한 만큼 나에게 돌려주는 것이 글이다.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목표를 재설정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설정한 목표를 이루게 할 힘의 원천을 길러야 할 때이다. 그 해답을 글쓰기에서 찾아보자. 물론 그 시작은 사물과 현상, 그리고 우리 주위에 대한 관심이며 그 과정은 혹독한 훈련의 연속이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유의미한 지적 능력을 기름으로써 자신에게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의 존재감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다. 글쓰기가 중요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삶의 모든 것을 기록하는 글쓰기 행위는 ‘자기 표현’이자‘소통’이기도 하다. 이 글쓰기의 중요성은 항상 우리 주위를 넘나들고 있다. 그것을 알고 그에 따른 실천을 하는 것은 이제 우리 자신의 몫이다.

<활동 1>

앞 글은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내용이다. 앞 글을 읽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단어들을 골라 한 단락으로 요약해 보자.

<활동 2>

글쓰기로 성공한 사람을 찾아 조사해 보고,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 무엇인지 그 인물을 직접 찾아가 인터뷰하여 정리해 보자.

2. 글쓰기의 윤리

1) 표절이란?

우리가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면 어떻게 될까? 견물생심이라는 말도 있지만 남의 것에 손을 대는 것은 윤리적 차원의 비난을 넘어 법적으로 처벌을 받게 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말 그대로 ‘절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욕심을 내다가 자신에게 씻을 수 없는 오명을 남기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이러한 절도 행위는 물건을 훔치는 것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글과 생각을 훔치는 것 또한 비윤리적이고 위법적인 행위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쓴 저작물의 일부 또는 전부를 마치 자신의 창작물인 양 직접 베끼거나 발표하는 행위를 표절이라고 부른다. 그 저작물은 논문, 문학작품, 에세이, 기타 보고서 따위에 해당하는데 그 착상 혹은 아이디어를 훔치는 것도 마찬가지다. 마치 자신의 독창적인 업적이라고 공표한 것인데 남의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다른 사람의 창작을 그대로 본 떠서 다시 만들어내는 ‘모방’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표절은 또한 ‘저작권 침해’와 뒤섞여 사용되기도 한다. 그런데 두 개념은 다소 그 층위가 다르다. 표절이 출처를 정확히 혹은 전혀 밝히지 않고 그 내용을 차용하는 행위라면 저작권 침해는 특정한 저자의 저작물을 그의 동의 없이 일부 혹은 전체를 임의로 자신의 저술에 이용하는 행위를 말한다. 그렇게 보면 저작권 침해가 더 넓은 상위의 개념이라고 볼 수 있으며, 표절은 그 하나의 위법 사례이자 저작권 침해의 유형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조정래 작가의「태백산맥」이라는 소설의 일부 표현을 자기 문학작품 속에 그대로 옮기면 그것은 표절이다. 그런데「태백산맥」의 일부 내용을 조정래 작가의 동의 없이 자신의 상업적 저서에 싣게 되면 그것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

저작권법 2조와 4조에 따르면,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며 그 종류는 어문 저작물, 음악 저작물, 연극 저작물, 미술 저작물, 건축 저작물, 사진 저작물, 영상 저작물, 도형 저작물,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물 등이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저작물은 단순히 글로 된 것만이 아니라 인간이 창의적으로 만들어내는 모든 것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다시 강조하지만 그런 의미에서 표절은 남의 것을 훔치는 절도 행위와 다

름없다. 그것은 정직하고 올바른 글쓰기 및 창작 활동이 아니다. 단순히 비윤리적인 것을 넘어서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위법적인 행위임을 우리 대학생들은 잊지 말아야 한다.

2) 표절의 대상과 범위, 유형

표절의 대상과 범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 영역이 넓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단순히 타인의 글을 내 것으로 둔갑시키는 것은 물론, 타인의 독창적 생각이나 독특한 표현을 가져오는 경우도 넓은 의미의 표절에 해당한다. 예컨대, 대학에서 학부 혹은 대학원 수업 시간에 학생이 발표한 주제의 아이디어를 자신의 것인 양 바꿔서 그 결과를 제출하는 행위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또한 이미 잘 알려진 독특하고 개성적인 표현, 예를 들어 유명한 경구나 ‘시적 은유’ 등을 인용이나 출처 없이 자신의 것으로 옮겨 오는 것도 마찬가지로 표절이다.

학문의 영역에서는 특정한 학문과 관련된 방법론, 이론적 접근을 인용 없이 가져오는 것

역시 표절에 해당한다. 또한 자신이 직접 얻은 어떠한 실험 결과, 데이터, 조사 자료가 아니라 기존에 이미 발표되었거나 아직 발표되지 않은 남의 것을 가져오는 행위도 역시 표절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유념하자. 예컨대 학교 선배들의 지난 학기 화학 실험 결과, 이미 구축돼있는 특정한 연구기관의 코퍼스 따위의 빅데이터, ‘한국인의 행복지수’와 관련된 다양한 설문 조사 자료 등, 이 모든 것은 이전에 그 누가 생성해 놓은 선행 자료이자 연구 성과이다. 연역적 전제이든 귀납적 결과이든 자신의 노력과 땀을 통해서 생성한 것이 아닌 그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일은 표절이라는 점을 학생들은 명심해야 한다.

표절은 단순히 독특한 단어나 어구로 구성된 ‘문장’ 혹은 그 이상의 ‘글’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도표, 그래프, 그림, 사진, 음악, 미술 작품, 동영상도 내가 직접 만들고 생성해 낸 것이 아니라면 그 출처와 인용 없이 그것을 가져오게 되는 순간부터 우리는 범법자가 될 수도 있다. 표절의 위험성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무심코 혹은 의도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는 종종 이미 국내 및 해외에서 발표된 음악의 일부

를 가수들이나 작곡자들이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표절 시비에 휘말리는 경우를 보게 된다.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고 주의하자.

결국 표절은 그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타인의 저작물의 일부, 또는 전부를 가져오는 일체의 행위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제 대학에서 본격적인 글쓰기를 시작하고 학문을 배우는 신입생들, 그리고 재학생들은 항상 이러한 문제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글쓰기의 윤리’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 출발은 글쓰기에서 선행 자료 및 연구 성과 등을 정확하게 인용하고 그 출처를 제대로 밝히는 일이다.

3) 인용 방법 : 주석과 참고문헌

자신의 글에서 남의 생각이나 표현을 보여주는 방식은 대체로 두 가지이다. 하나는 자신의 글 안에서 그 인용을 보여주는 ‘주석 달기’인데 주석은 해당 페이지 하단(각주), 본문 안(내용주), 본문 마지막(미주) 등에 제시되기도 한다. 다른 하나는 자신의 글 맨 마지막에 <참고문헌>의 형식을 통해서 직·간접적으로 참고한 논문, 단행본, 사료, 사전, 이미지의 출처를 밝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인터넷의 누리집(웹사이트)도 <참고문헌>에 밝히고 있다. ‘주석달기’와<참고문헌> 제시는 학문분야에 따라서 그 형식이 다소 다르다. 다음은 어느 학술 논문 일부에 드러난 주석과 결론 뒤에 붙은 <참고문헌>의 한 예시다.

1 각주와 내용주

2 미주

3 참고문헌

강신항(1985). “근대화 이후 외래어의 유입 양상”,「 국어생활」2호, 23~43쪽.

국립국어연구원(1999).『국어의 시대별 변천 연구4-개화기 국어-』, 국립국어연구원.

김민수(1980).『신국어학사』, 일조각.

김민수(1984).『국어 정책론』, 탑출판사.

김세중(1990). “외래어 표기의 변천과 실태”,「국어생활」23호, 112~130쪽.

김수현(2003). “<모던조선외래어사전>의 외래어 표기 연구”,「이중언어학」제27호, 이중언어학회, 41~58쪽.

http://sillok.history.go.kr/main/main.jsp(조선왕조실록 홈페이지)

《활동 1》

학문의 길에 처음 들어선 신입생으로서 ‘윤리적 글쓰기’를 다짐하는 자신만의 ‘선언’을 개성 있게 구성해 보자.

《활동 2》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전공 분야 논문 3편을 찾아 그 논문에서 제시된 주석과 <참고문헌>의 형식을 정리해 보자.

제2장

글쓰기의 과정

글쓰기는 어떤 생각들을 단어들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삶에 질서와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다. 그 과정은 몇 가지 단계로 이루어진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러한 단계들을 엄격하게 따를 필요는 없으며 글의 성격이나 글 쓰는 이의 개성에 따라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다. 논리적인 글쓰기의 단계들은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쓰기 전 단계

둘째, 주제 확인 단계

셋째, 논거 확보하기 단계

넷째, 논거 조직하기 단계

다섯째, 초고쓰기 단계

여섯째, 고쳐쓰기 단계

일곱째, 편집하고 교정보기

이 책에서는 좀더 단순화해서 다음과 같이 다섯 단계로 제시하기로 한다.

첫째, 쓰기 전에

둘째, 조직하기

셋째, 초고쓰기

넷째, 고쳐쓰기

다섯째, 쓰고 나서

1. 쓰기 전에

글을 쓰는 일은 일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글을 쓰는 시점으로부터 먼 과거에서 바로 직전에 이르기까지 여러 활동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때 의미있는 글쓰기가 가능하다. 전략적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그에 따른 준비 활동이 있을 때 비로소 효과적으로 이루어진다. 그 준비 활동들은 평소에 꾸준히 이루어져야 하거나 글을 쓰기 직전에 집약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대체로 다음과 같은 기술적 활동들이 이 단계에서 이루어진다.

지속적으로 주제가 있는 짧은 글 쓰기

글쓰기 능력을 기르려면 평소에 짧지만 어떤 주제들을 담고 있는 글들을 지속적으로 써두는 일이 필요하다. (이런 글들을 journal로 부르기도 한다.) 일기를 쓰더라도 사회적인 이슈나 다른 사람들과 공감을 나눌 수 있는 주제를 담을 수 있도록 한다. 이런 글들을 쓸 때에 는 굳이 문법이나 철자법, 구조 등을 고려할 필요는 없다. 다른 사람들이 쓴 짧은 글들을 읽으며 그와 관련된 자신의 생각을 이끌어 내거나 발상 훈련을 하는 것도 매우 유용하다.

과제의 범주 이해하기

대학에서의 글쓰기는 거의 대부분 과제의 형태로 주어진다. 그래서 글을 쓰기 전에 자기가 수행해야 할 과제가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런 질문들을 던져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어진 과제는 내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기를 원하는 가? 과제 도서가 있을 때는 요약이 필요한가? 주어진 자료에 담긴 생각과 자신의 생각을 비교해야 하는가? 주어진 과제와 관련된 자료의 근거들에 대해 평가를 해야 하는가 등등이다. 만일 명확하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잡히지 않는다면 질문을 통해 그 요구 사항을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목적, 독자, 어조 정하기

글쓰기 과제가 요구하는 바를 명확히 이해했다면 본격적으로 준비 활동에 들어간다. 글을 쓰는 목적이 무엇인지, 어떤 독자를 상정할 것인지, 어떤 어조를 사용할 것인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

목적의 경우 정보 전달, 설명, 설득, 즐거움 등을 생각할 수 있는데 실제 글쓰기에서는 이 중 어느 한 가지보다는 두셋을 결합하여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중심이 되는 목적이 분명히 존재하기 마련이고 그 목적에 따라 내용 설정, 강조점, 조직 방식, 단어들의 선택이 달라지게 된다. 같은 과제라도 어떤 목적을 설정하느냐에 따라 매우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하기 때문에 주어진 과제에 대해 여러 가지 목적을 상정해볼 필요가 있다.

독자를 고려한다는 것은 내가 쓸 글이 어떤 독자를 대상으로 삼아야 할지를 예상 독자의 기대치와 요구사항을 중심으로 생각해 두는 일을 의미하는데, 이는 매우 유용한 전략이 될 것이다. 자료나 근거의 수준이나 방향 등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주제로 글을 쓰더라도 독자가 누구일지에 따라 전혀 다른 글이 될 수도 있다. 대체로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기준으로 예상 독자를 분석해 보는 일이 가능할 것이다.

- 예상 독자들의 성별, 연령, 지적 수준

- 예상 독자들의 정치적, 종교적 신념이나 가치

- 예상 독자들의 관심사나 욕구

- 다루려는 주제에 대한 독자들의 선지식 정도

- 예상 독자들이 지니고 있을 법한 오해

- 나(필자), 내 주제나 의견에 대한 편견

- 독자들과 관련해서 표명해 주기를 바라는 관심사

- 독자들과의 소통의 측면에서 공유할만한 가치들

이런 요소들은 체크리스트 형식으로 만들어 두고 글을 쓸 때마다 적용해 보는 것도 유용할 것이다.

어조란 글에 나타나는 목소리로 글 쓰는 이의 정서를 드러내주는 요소이다. 한 편의 글에는 한 가지 이상의 정서나 심리 상태가 반영되게 되는데 열정, 분노, 인내심 등이 그에 해당한다. 어조는 보통 문장 구조와 단어들의 선택을 통해 이루어진다.

SNS의 발달은 한국 사회의 문화적 권력 구도를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정보의 통제가 가능했던 시기의 문화적 권력 구도는 거대 자본과 기득권이 지배했지만, SNS가 활성화된 2000년대 후반에 이르러 거대 자본으로부터 독립되어 있고 기득권을 갖지 못한 문화 생산자들도 자신들의 존재감을 충분히 드러낼 수 있는 통로와 장(場)을 확보하게 되었다. 그 결과 보다 다채롭고 주체적인 문화 향유가 가능한 시대로 진입하게 되었다.

자본의 이익, 기득권의 취향과 횡포, 울며 겨자 먹기. 이전 시기에 문화 권력은 이런 말들과 함께 존재했다. SNS는 이런 말들을 이 시대의 문화 권력 구도에서 조금씩 밀어 내고 있다. 거대한 다수는 아니더라도 소수의 독립적 문화 생산자들은 자신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SNS를 통해 문화 향유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향유자들은 주체적으로 다채로운 문화 향유를 경험하게 되었다.

위 두 예문은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매우 다른 어조를 보이고 있다. 앞 예문은 ‘2000년대 후반’‘그 결과’와 같은 표현을 통해 중립적이고 냉철한 어조를 보이고 있다. 뒤 예문은 짧은 문장과 정서적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하여 앞 예문과는 다른 어조를 보여주고 있다. 어조가 달라지면 글쓴이의 의도가 보다 분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주제의 한정

과제 형태로 주어지는 글쓰기의 주제는 개괄적으로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 사전에 주제를 한정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글을 쓰기에 앞서 고려하게 되는 주제의 한정은 다음과 같은 예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

개괄적인 주제 덜 개괄적인 주제 한정된 주제

대학 생활 예비 사회인으로서의 대학인 자기 개발과 진로 탐색을 위한 대학 생활

독서 문화 대학 도서관과 독서 오락물 중심의 대학 독서 문화

대중문화 대중문화의 소통구조 TV 드라마의 선정성과 시청률

현대 사회와 아동 아이들까지 적대적인 현대 사회 *

위 표의 내용은 예시일 뿐이므로 개괄적-덜 개괄적-한정적으로 이어지는 양상은 보다 다양하게 설정될 수 있을 것이다.

주제를 한정해 가는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법으로 질문하기와 브레인스토밍을 들 수 있다. 위 표에서 네 번째 주제를 예로 들어 이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질문하기는 주어진 주제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던져 봄으로써 한정해 가는 기법이다. ‘누가, 어떻게, 왜, 어디서, 언제, 무엇을’과 관련된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다. “어린이들이 성장해 가는 데 어려움을 주는 환경 조성의 책임은 ‘누가’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서는 ‘자녀 양육에 무성의하게 대하는 부모들의 태도’라는 한정적인 주제를 이끌어낸다든 가, “어려운 환경에 있는 어린이들의 탈출구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세상을 실제보다 더 위험한 것으로 보이게 만드는 텔레비전’이라는 좁혀진 주제를 이끌어 내는 것들을 예로 들 수 있다.

브레인스토밍은 개괄적인 주제와 관련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사물이나 현상들을 재빨리 목록화해 보는 일을 뜻한다. 이때 떠오르는 것들은 굳이 완성된 문장으로 정리할 필요가 없다. 조직하거나 정리하지 말고 떠오르는 내용 그 자체를 메모하면 된다. 이후 그것들 중에서 주제로 이끌어낼 만한 것들을 선택해서 한정적인 주제로 엮어 내면 된다.

주제에 관한 글감 생성하기

한정된 주제를 이끌어 내었으면 글을 쓰는 데 바탕이 될 글감을 마련해야 한다. 대체로 다음과 같은 기법들을 활용할 수 있다.

가. 자유롭게 쓰기(freewriting)

자신이 설정한 한정적인 주제에 대해 생각나는 대로 써보는 일이다. 10분 정도 주제와 관련해서 떠오르는 문장이나 구절들을 써내려 간다. 문서 작성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쉬지않고’ 써내려 가는데 문법이나 철자, 조직 등을 생각하지 않고 써가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이 막힐 경우에는 다른 생각이 떠오를 때까지 특정 단어를 반복해서 쓰면 된다.

나. 한정된 주제에 대해 브레인스토밍하기

앞에서 개괄적인 주제를 한정하기 위해 한 차례 브레인스토밍을 했는데, 여기서는 한정된 주제와 관련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짧은 단어와 구절들로 적어가며 목록화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그렇다고 이 목록들이 유기적으로 연관되거나 초점을 형성하도록 신경쓸 단계는 아니다. 아직은 좀더 다채로운 생각을 이끌어내기 위한 단계이기 때문이다.

다. 그룹 브레인스토밍 활용하기

한정된 주제에 대해 그룹 활동으로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일도 필요하다. 한정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떠올린 생각들을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글의 주제로서의 가능성이나 적절성을 고려해 보는 활동이다.

이 활동에서 활용하면 좋은 방식으로‘가나다 게임’을 소개해 본다. 이 게임은 여럿이서 2~3개 팀으로 나눠 아래와 같은 표의 빈칸을 채워 가는데, 순서를 정해 비어 있는 칸에 제시된 초성으로 시작되는 관련된 단어나 구절들을 내놓은 다음, 다른 팀의 인정을 받으면

해당 칸을 획득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가장 많은 칸을 얻은 팀이 승리하게 된다. 이 게임에서 핵심이 되는 것은 제시한 단어나 구절들이 해당 주제에 따른 글을 쓰는 데 타당하고 적절한 것인가를 따지는 일이다. 참신하고 깊이 있는 접근의 결과여야 하지만 지나치게 참신해서 논리적인 연관성이 너무 멀다고 판단되면 상대방의 동의를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 게임을 통해 주제에 대해 보다 다양하고 심도 있는 생각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1)

ㄱ ㅇ

ㄴ ㅈ

ㄷ ㅊ

ㄹ ㅋ

ㅁ ㅌ

ㅂ ㅍ

ㅅ ㅎ

라. 주제를 도식화 해보기

한정된 주제와 관련된 생각들을 도식화하면서 좀더 풍부하고 체계화시키는 활동이다. 이 기법도 다른 활동의 기법들과 마찬가지로 신속하고 자유롭게 진행하는 것이 좋다. 아직 설익은 것일 수 있는 생각들을 체계화 시키려 하기보다는 떠오른 생각들을 이리저리 엮어 보는 일이 쓰기 전 단계에 적합하다. 줄이나 박스, 화살표, 원 등을 사용하여 널려 있는 생각들을 관계 지어 보면 흩어졌던 생각들의 줄기가 잡히기도 하고 또 다른 의미들이 생성되기도 한다. 원래 떠올린 생각들만 그렇게 할 것이 아니라 어떤 생각을 구성하게 되는 하위 요소들도 이런 방식으로 접근해 가다보면 더욱 효율적일 것이다.

1) ‘가나다 게임’은 로제마리 마이어 델 올리보, 박예명 역,『두려움 없는 글쓰기』, 시아출판사, 2006의 ‘ABC 게임’을 원용한 것.

마. 논지 전개 패턴 사용하기

다음 3장부터 집중적으로 살피게 될 논지 전개의 패턴들은 주제와 관련해서 떠올린 생각들을 발전시키고 조직화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전개 과정에서는 이 패턴들을 한 가지만 사용할 수도 있고, 둘 이상을 복합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데, 쓰기 전 단계에서도 이런 패턴들을 활용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한정된 주제에 대해 각 패턴들을 적용할 수 있는 여지를 탐색해 보면 주제에 접근하는 다양한 통로가 보일 것이며 주제에 대해 보다 심도있는 접근을 할 수 있으며 잘 드러나지 않았던 맥락들도 떠오르게 될 것이다. 3장에서 자세히 공부하게 되겠지만 각 패턴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의도나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을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패턴 의도 또는 목적

정의 용어나 개념에 대해 설명함

비교-대조 유사성이나 차이점을 지적해 냄

구분과 분류 어떤 것을 부분으로 나누어보거나 관련된 것들을 범주로 묶어 봄

원인-영향 어떤 일의 이유나 결과가 미칠 영향을 분석해 봄

논쟁과 설득 사람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함

묘사 인물이나 장소 또는 대상들과 관련된 정보를 상세화 함

서사 관련 사건들에 대해 언급함

여기서 유의할 것은 각 패턴들이 위에서 제시한 의도나 목적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고 주제에 따라 좀더 다양한 의도나 목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서는 각 패턴에서 본격적으로 학습하기로 한다.

글감 엮어내기

지금까지 살펴 본 활동들의 결과를 아울러서 한정된 주제에 따른 글감들을 엮어내는 일이다. 그동안 쌓아두거나 걸러낸 생각들을 공통된 소제목들(headings)로 묶일 수 있는 범주들에 속하는 것들끼리 묶어 내면 된다. 여기서 소제목은 정교하지 않아도 되며 그 아래 속한 글감들을 포괄할 수 있는 정도면 된다.

이상에서 살펴 본 쓰기 전 단계는 이후에 글을 쓸 때 견고한 받침목이 된다. 그렇다고 이후의 단계에서 주제에 대해 독창적인 탐색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글쓰기의 모든 과정에서 앞서 살펴 본 활동들이 반복될 수 있도록 생각을 열어 두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글쓰기는 매우 전략적인 행위이다.

2. 조직하기

이 단계는 다시 논지 세우기, 논거 확보하기, 논거 배열하기의 세 가지 활동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논지 세우기

쓰기 전 단계의 활동들은 자연스럽게 논지를 확정하는 활동으로 이어지게 된다.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흥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쟁점(issue)에 초점을 맞추는 일이 필요하다. 논지 세우기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활동들을 통해 이루어진다.

효과적인 논지 쓰기

논지는 한 문장이나 두 문장으로 표현되는데 보통 두 부분으로 나누어지는 것으로 보면 된다. 다음 예는 앞서 개괄적인 주제와 한정된 주제, 그리고 그에 따른 논지의 관계를 보여주는데 이를 통해 논지의 요건을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개괄적인 주제 한정된 주제 논지

대학생활

자기개발과 진로탐색을 위한 대학 생활

자기 개발과 진로 탐색이라는 대학 생활의 지향점은 현대사회에서 대학이 더이상 상아탑에 머물러 있지는 않음을 말해준다.

독서 문화

오락물중심의 대학독서문화

오락물중심의 독서행태는 대학에서 독서문화가 오락문화에 밀려나고 있다는 징표이다.

대중문화

TV드라마의 선정성과 시청률

TV드라마의 선정성은 시청률을 좌우하는 요소가되고있다. 이는 대중문화가 건강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추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현대 사회와 아동

아이들에게 세상을 실제보다 더 위험한 것으로 보이게 만드는텔레비전

텔레비전을 보는 아이들은 세상을 실제보다 더 위험한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 텔레비전은아이들에게 바보상자가 아니라 폭발물 상자이다.

효과적인 논지 쓰기는 우선 개괄적인 주제 설정을 통해 전체적으로 글쓰기의 방향을 잡는 데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주제를 좁혀서 한정된 주제를 제시함으로써 쓸 내용을 좀 더 구체화하는 것이 다음 단계다. 마지막으로 주제에 대한 글쓴이의 관점이나 태도를 한두 문장으로 명료화하여 논지를 구성한다.

함정 피하기

논지 세우기는 글쓰기의 핵심적인 일이므로 비효율적인 논지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논지를 세우는 과정에서 피해야 할 문제로 다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 주제를 공표하는 선에 머물지 말라

어떤 학생들은 논지를 진술할 때 주제에 대한 자신의 태도나 관점을 드러내지 않고 한정된 주제를 표명하는 데 머무는 경우가 많다. “이 글은 현대사회에서의 대학생활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논하게 될 것이다”, “대학의 독서 문화의 양상을 다루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현대사회의 어린이들이 겪게 되는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등이 그예이다.

- 사실적 진술을 피하라

어떤 사실을 진술하는 수준의 논지는 이후 글을 써가는 과정에서 생산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밋밋한 글에 머물게 만든다. 예를 들면 “한국은 심각한 노령화 사회에 접어들고 있다”가 아닌 “한국의 노령화 사회는 경제적, 정신적 어려움에 직면한 청년세대의 문제와 직결된다”, “최근 2~3년간 대학도서관에서 가장 높은 대출 빈도를 보인 도서는 판타지물이다”가 아닌 “판타지물이 대학 도서관에서 가장 높은 대출 빈도를 보이는 것은 오락 문화에 침윤된 대학생들의 성향을 반영하고 있다”와 같은 진술이 이루어져야 논지로서 적합하다.

- 폭넓은 진술을 피하라

논지를 진술할 때는 애매하거나 너무 일반적이고 광범위한 용어들을 피해야 한다. 이

런 용어들을 사용하면 독자들이 글의 포인트를 파악하기가 어렵게 된다. 나아가 글을 써갈 때 일정한 분량을 채우고 나면 더 이상 써나갈 여지가 없게 된다. 예를 들면 “컴퓨터 혁명이라는 말을 받아들이기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가 아닌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컴퓨터는 너무 비싸다”, “요즈음 대학생들에게 독서의 의미는 퇴색하고 있다”가 아닌 “취업이 제일 목표가 되고 있는 요즈음 대학생들에게 교양을 쌓기 위한 독서를 기대하기 어렵다”와 같은 논지가 바람직하다.

논지는 글의 시작 부분에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글의 주제와 관련된 배경 정보들 을 제공한 다음에 제시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라도 자신의 논지가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전략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2) 논거 확보하기

적절한 논거를 확보하는 일은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논지가 매우 타당하다는 점을 인식시켜줄 뿐만 아니라 글에 대한 관심과 글의 색깔을 결정해주는 전략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대학 글쓰기에서는 500자에서 1500자 정도의 글에 세 가지 정도의 논거를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논거의 종류와 출처

논거로 삼을 수 있는 것들은 매우 다양한데 사례, 추론, 세부 정보, 통계, 일화, 사실, 인용 등이 주된 논거이다. 이 논거들은 대체로 쓰기 전 단계에서 확보하게 되는데 자신의 경험이나 관찰, 인터뷰 등의 활동을 통해서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앞으로 배울 패턴들을 잘 활용하면 좀더 풍부한 논거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어떤 현상을 구분하거나 분류하는 과정에서 유사하거나 다른 현상과 비교-대조하는 과정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유용한 논거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논거의 특성

확보한 논거들이 어떠한 것이든 그 논거들은 논지를 지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해서 논거를 확보해야 한다.

- 논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야 하고, 논지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즉 글의 초점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 논거는 애매하거나 일반적인 것일 때 독자들이 관심을 잃게 만들거나 글에 대해 회의적이게 만들기 때문에 구체적이어야 한다.

- 독자들이 자동적으로 논지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기에 가능한 여러 종류의 논거들을 확보해서 가장 최적의 것을 선택해야 한다.

- 사실의 과장이나 과소평가, 잘못된 인용, 세부 사실의 포장, 정보 누락 등이 없는 정확한 논거가 필요하다.

- 논거는 어떤 범주에서 최대치이거나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전형적이고 통상적인 것이어야 한다.

- 자기가 직접 확보한 것이 아니고 다른 데서 가져 온 논거라면 분명한 출처(책, 논문, 인터뷰 등)를 밝혀야 설득력 있는 논거가 된다.

3) 논거 배열하기

논거들을 확보했다면 그 논거들을 배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틀을 통해 이루어진다.

패턴의 활용

앞으로 배우게 될 패턴들은 고유한 논리적 틀을 지니고 있으므로 자신이 확보한 논거들

의 배열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패턴을 하나 이상 선택하도록 한다. 구체적인 방법은 각 패턴별로 학습하도록 한다.

배열 방식 선택

논거를 배열할 패턴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일반적인 배열 방식을 알아 두면 논거를 배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연대기적 배열 : 논거들을 시간 순서 또는 역 시간 순으로 배열하는 방식이며 서사나 과정 분석 등의 경우에 주로 선택하는 전략이다.

- 공간적 배열 : 이는 주로 묘사와 같은 패턴에서 많이 사용하는 전략인데 공간의 이동은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 강조형 배열 : 이 방식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마지막에 경험한 것을 가장 잘 기억한다는 심리적 원리에 기반을 둔 전략이다. 설득과 논증, 비교와 대조, 구분과 분류와 같은 패턴을 활용하는 글에 효과적이다.

- 단순에서 복합으로 이행하는 배열 : 상대적으로 단순한 개념들로 이루어진 논거에서 복합적인 개념들로 이루어진 논거로 옮겨 가는 방식으로, 독자들이 논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전략에 해당한다.

개요의 준비

초고를 쓰기 전에 개요를 미리 만들어두면 보다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글을 쓸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순서대로 체크리스트 형식으로 만들어 활용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먼저 글의 목적, 독자, 주제를 쓴다.

- 그 아래에 자신이 선택한 패턴을 써 넣는다.

- 자신이 선택한 논거 배열 방식을 적는다.

- 글감들 중에서 논지 전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것들을 삭제한다.

- 글감들을 묶어 붙인 소제목들을 논지 전개에 맞게 1, 2, 3으로 번호를 매겨 배치한다.

- 1, 2, 3 아래에 가, 나, 다 등으로 분류하여 하위 제목을 붙인다.

- 하위 제목 아래 논거들을 종류별로 배치한다.

- 작성된 개요를 점검한다. 논거들이 적절한 위치에 배치되었는지(그곳에 배치했을 때 약점은 없는지), 새로운 논거가 필요하지 않은지 등을 중심으로 점검한다.

여기에 이어지는 초고쓰기, 고쳐쓰기 단계는 각 패턴별로 그 양상이 달라지므로 여기서는 개략적인 내용만 간략하게 다루기로 한다.

3. 초고쓰기

초고쓰기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이루어지는데 구체적인 전략은 패턴별로 익히도록 한다.

논거 별 문단 쓰기 (1, 2, 3)

주제문 쓰기

논거 별 문단 쓰기 (1, 2, 3) 패턴 활용하기

문단 내 글감 연결하기

적절한 접속사 사용하기

문장들 연결하기

도입부 쓰기

일화 보여주기

인용하기 / 드라마틱한 사실 제시하기

질문 던지기

결론부 쓰기

요약하기 / 예측하기

인용하기 / 통계 제시하기

권유나 촉구하기

제목 달기

질문형

주제 요약형

동일음 반복형

이러한 초고쓰기 과정에서 대학 생활 동안 쓰게 되는 논리적인 글의 구조가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다는 점을 고려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도입 문단

시작하는 말

주제 진술

논지 전개 계획

본론 문단

주제 문장 1

구체적인 내용

주제 문장 2

구체적인 내용

주제 문장 3

구체적인 내용

결론 문단

마무리하는 말

4. 고쳐쓰기

고쳐쓰기를 단순히 문장이나 단어를 여기에서 저기로 바꾸는 일이나 잘못된 철자를 바로잡거나 하는 일쯤으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고쳐쓰기는 불필요한 것을 잘라내고, 문단의 순서를 바꾸고, 어떤 단어들을 새로운 단어로 대체하고, 문장을 개작하고, 응집성을 강화하고, 심지어 새로운 글감을 추가하기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의미에서 고쳐쓰기는 글을 쓰는 모든 단계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초고를 쓰고 나서 고쳐쓰기를 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전략들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 고쳐쓰기를 하기 전에 초고를 잠시 제쳐 두고 자신이 써야 하는 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 과제로 주어지는 글의 경우 과제가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본다.

- 가급적이면 프린트를 한 후 고쳐 쓰는 일을 시작하자.

- 자신이 쓴 초고를 할 수 있는 한 자주 소리 내어 읽어 보자.

- 점검할 요소들을 달리해 가며 여러 번 초고를 읽어 보자.

- 담당 교수에게 피드백을 요청하고 지적 사항을 점수 못지 않게 중시하자.

고쳐쓰기에서는 동료들의 점검을 받는 일도 매우 중요한 전략이다. 물론 다른 학생들의 초고를 점검해 주는 일과 병행해야 효과적이다. 남의 글을 읽고 조언을 해주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글의 약점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5. 쓰고 나서

이 단계를 거치기 전에는 자신의 글이 완성되었다고 하기 어렵다. 문법적인 오류나 철자법, 구두점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컴퓨터를 사용한다면 철자법을 점검해주는 프로그램을 가동해서 오류를 찾거나, 천천히 화면을 이동하면서 잘못된 단어나 표기들이 있는지 점검한다. 이어 담당 교수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그에 맞게 편집을 하고, 프린트를 한 다음 최종적으로 오탈자가 있는지 점검한다. 자신이 쓴 글이 남의 글이나 생각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살펴 글쓰기의 윤리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는 일도 이 단계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자신의 인적 사항이나 과제명, 수강 과목들을 밝혀야 하는 글이라면 그 또한 이 단계에서 처리해야 할 것이다.

제3장

패턴별 글쓰기의 실제

1. 묘사와 서사

왼쪽 그림은 고흐의 자화상이고 오른쪽 그림은 신윤복의 <월하정인>이라는 그림이다. 아무런 배경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그림만을 보면 왼쪽 그림은 우울하고 힘들어 보이는 한 남자의 내면이 보이는 반면, 오른쪽 그림은 한 편의 이야기가 보인다. 왼쪽 그림의 우울하고 힘든 느낌은 휑한 눈과 깡마른 얼굴, 꼭 다문 입, 구레나룻에 덥수룩하게 난 수염 등을 통해 나타난다. 오른쪽 그림은 인물들의 인상은 잘 보이지 않지만 쓰개치마를 입은 한 여인과 선비인 듯한 남자가 달빛 아래 만나고 있는 어떤 사건이 보인다.

묘사란 왼쪽의 그림과 같이 어떤 대상의 속성이나 상태 등 정적인 것, 즉 감각적인 인상을 표현한 것이라면, 서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떤 대상의 움직임과 사건의 변화 양상을 표현한 것이다. 즉 묘사는 시간이 고정된 상태에서 대상의 이미지를 그리듯이 표현하는 기법이고, 서사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 과정을 표현하는 기법이다

1) 묘사와 서사란 무엇인가?

먼저 묘사가 무엇인지 살펴보자. 묘사란 감각 기관을 통한 인상을 생동감 있는 언어로 표현하는 방식을 말한다. 묘사를 보통 ‘눈에 보이는 대로 표현한 것’이라고 하지만 시각 뿐 아니라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 기관을 통해 얻은 인상을 포함한다.

묘사는 객관적 묘사와 주관적 묘사로 분류할 수 있다. 객관적 묘사는 어떤 대상을 최대한 눈에 보이는 대로 쓰는 방법이다. 객관적 묘사는 읽는 이에게 어떤 대상에 대해 정확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쓰는 사람의 느낌이나 태도, 의견과 같은 것은 가능한 배제한다. 그래서 객관적 묘사를 할 때는 쓰는 사람의 정서적 선입견을 배제해야 하며 또한 읽는 이가 감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표현들은 최대한 억제한다. 백과사전을 기술할 때 어떤 동물의 외모와 움직임 등을 관찰하여 사실적으로 전달할 수도 있고, 뉴스를 보도할 때 기자는 어떤 사건인지 그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등에 대해 사실적으로 묘사할 수 있다.

반면 주관적 묘사는 대상에 대해 쓰는 사람의 개인적 관점을 드러내어 쓰는 방식이다. 주관적 묘사는 글을 쓰는 사람이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독자의 강한 감정적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글의 배열 방식이나 지배적인 인상에 주목하여 쓰게 된다. 추리소설에서 사건의 원인이 마을의 독특한 구조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사람의 눈높이가 아닌 비행기나 하늘에서 내려다 본 것처럼 글을 쓸 수 있으며, 소설 속의 인물을 묘사할 때 독자가 어떤 인물을 정서적으로 예민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을 꺼리는 사람으로 읽어내도록 쓸 수 있다.

그래서 주관적 묘사에서는 글을 쓰는 목적, 대상에 대한 글쓴이의 태도, 필자가 독자에게 어떤 반응을 기대하는지 등에 따라 어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보자. 어린 소녀들이 가정주부로 사는 것을 동경하도록 하기 위해서‘평온한 집안 분위기에서 잠을 자고 있는 아기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내려다보면서 차를 마시는 여자’를 묘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글쓴이가 이러한 삶이 이상일 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인형과 책들이 흩어져 있는 거실 풍경, 그 속에서 자지러지게 울고 있는 아이, 그런 아이를 안

타깝게 바라보며 식사를 준비하는 주부의 모습’을 묘사할 수 있다.

언어 표현 역시 묘사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객관적 묘사에서는 대상이 있는 그대로 드러날 수 있도록 정확하고 사실적인 언어 표현을 사용한다. 반면 주관적 묘사에서는 자신의 느낌과 태도가 드러나도록 정서적으로 어떤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가치가 포함된 어휘를 사용한다.

객관적 묘사 A 주관적 묘사 B

5만 여 군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사람들이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왔다.

10미터 정도의 파도가 해변으로 밀려 왔다. 집채만 한 파도가 마을을 집어 삼킬 것 같았다.

위와 같이 동일한 사건을 A와 같이 사실적이며 중립적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B와 같이 강한 인상을 받을 수 있도록 비유와 과장법 등을 동원하여 주관적으로 묘사할 수 있다.

객관적 묘사는 과학적 글, 업무와 관련된 각종 보고서, 학술적 글, 어떤 대상에 대한 백과사전의 기술 방식 등에서 볼 수 있으며, 주관적 묘사는 수필이나 소설과 같은 문학 작품에서 볼 수 있고, 여행기나 일기 등에서도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서사에 대해 살펴보자. 서사란 행동이나 사건을 엮어내는 방식을 말한다. 즉, 서사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떤 대상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 즉 동적 흐름에 초점을 둔 쓰기 방식이다. 그래서 서사란 한 마디로‘누가 어떤 일을 했는가?’또는‘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에 대해 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원형적인 서사는 어렸을 때부터 들어왔던 옛날이야기와 동화를 들 수 있다. 우리가 초등학교 때부터 써왔던 일기, 텔레비전의 드라마, 소설 등에서도 볼 수 있다.

서사는 전개 방식에 따라 시간적 흐름 방식과 의도적 배열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자연적인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건과 행동 등을 배치하여 써 가는 방법이다. 한 사람의 일대기를 쓸 때‘어린 시절-학창시절-직장생활-결혼 생활’순으로 쓰거나, 하루 일과를 기록할 때 아침부터 밤까지 일을 시간 순으로 써 나가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쓰기도 쉽고

독자들도 쉽게 따라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긴장감이 없고 다소 지루할 수 있다. 후자는 사건이 일어난 순서와 다르게 글쓰기의 순서를 배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의 자서전을 쓴다고 가정할 때, 현재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쓴 후에 그 사람이 어떤 계기 때문에 지금의 가치관을 갖게 되었는지를 쓸 수 있다. 또한 현재의 어떤 갈등 상황에서 시작하여 이러한 갈등의 원인을 찾기 위해 과거로 들어가는 방식으로 전개할 수도 있다. 이 방법은 독자들의 흥미와 궁금증을 유발하여 독자를 글 속에 잡아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흐름을 조직하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사건이 바뀌거나 시간의 넘나듦을 언어적 단서로 충분히 보여주지 못할 경우 독자가 길을 잃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 방법을 사용할 경우 에는‘내가 이런 생각을 갖게 된 이유는’,‘ 이런 나의 습관은’,‘ 현재 이러한 갈등은 10년 전~’과 같이 사건의 바뀜이나 시간의 방향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는 언어적 표현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독자를 안내하는 것이 좋다.

2) 묘사와 서사 왜, 언제 필요한가?

어린 시절에 불렀던 노래를 듣다가 그 노래를 불렀던 당시의 장면이 떠오르면서 그때의 기분을 다시 느끼거나, 특정한 향수나 화장품 냄새 때문에 헤어진 애인이 떠오른 적이 있을 것이다. 오감을 통해 수용된 정보는 매우 강렬해서 시간이 흐른 후에도 우리가 처음 그 정보를 수용했던 시공간 속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묘사는 읽는 이를 글쓴이가 느꼈던 그 세계로 들어가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잘 묘사된 글을 읽게 되면 우리는 구체적인 시간 속에 존재하는 사람과 물건, 구체적인 어떤 장면, 냄새, 소리, 질감 등을 지금 바로 느끼듯이 다시 느끼게 된다. 묘사는 글을 쓴 사람이 구체적인 시간과 공간 속에서 경험한 것을 독자가 동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묘사는 다양한 유형의 글에서 사용된다. 특정 장소의 여행을 권하는 글에서 여행지에서의 황홀한 체험을 표현할 때, 자신의 첫사랑을 소개한 글에서 그녀를 처음 보았을 때의 인상과 느낌을 표현할 때, 공공장소에서 금연을 촉구하는 글에서 자신이 겪은 불편한

경험을 묘사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맛있는 음식 기행의 즐거움을 표현한 글에서 다양한 음식의 맛을 표현할 수도 있다.

어느 날 버스 정류장에서 겪은 불쾌한 경험을 잊을 수가 없다. 그날도 나는 집에 가는 버스를 기다리느라 버스 정류장에 서 있었다. 여러 대의 버스가 동시에 도착했고 사람들은 자신이 탈 버스를 찾느라 우왕좌왕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고기 타는 냄새 같은 것이 났다. 고깃집이 근처에 있나 해서 주변을 둘러보았으나 없었다. 그 냄새는 내 핸드백에서 나는 냄새였다. 한참 전부터 50대 중반의 한 아저씨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버스를 타기 위해 사람들이 밀치는 바람에 내 핸드백에 그 아저씨가 피우던 담뱃불이 닿았던 것이다. 그런데 그 아저씨를 태운 버스는 이미 내 앞을 지나고 있었다. 어디에 화풀이를 할 수도 없었고 보상을 요구할 아저씨를 태운 버스는 떠나버리고 없었다.

- 나은미, 「길거리 금연을 촉구하며」

위의 글은 버스 정류장에서 겪은 황당한 사건을 묘사한 것으로 금연을 촉구하기 위한 글의 도입부이다. 한 아저씨의 담뱃불 때문에 새로 산 핸드백이 탄 경험, 그런데 책임을 물을 사람이 눈앞에서 사라진 느낌 등을 잘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글을 읽은 독자는 글쓴이가 경험한 것과 유사한 불쾌하고 황당한 느낌을 경험하게 된다.

서사는 파편화된 사건이나 행위에 일관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긴 이야기나 사건을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이유는 어떤 장면과 인물들이 따로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사 구조 속에서 서로 관계를 갖고 하나의 일관된 흐름으로 조직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사의 역할은 무엇일까? 드라마를 보기 위해 서둘러 집에 들어간 적이 있거나, 소설을 읽느라 시간 가는 줄 몰라 실수를 하거나 날을 새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서사는 이렇듯 시청자와 독자를 작품 속에 계속 묶어 두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야기를 계속 듣고 싶어하는 왕에게 밤마다 이야기를 해 주면서 목숨을 지킨 세헤라자데의 이야기는 이야기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굳이 아라비안나이트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우리는 옛날이야기를 듣다가 다음 내용이 궁금해 숨죽이며 들었던 기억들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글을 쓸 때는 묘사만 또는 서사만 사용해서 쓰는 경우는 드물다. 서사라

는 줄기에 묘사라는 잎들이 붙어 풍성하고 흥미롭게 되는 것이다. 서사 형식의 글을 쓰는 가운데 중간 중간 사람의 표정이나 풍경, 마음 상태와 같은 것을 표현할 때는 묘사가 이용된다.

아래 글은『빨간 머리 앤』이라는 소설의 한 장면으로 앤의 외모가 묘사된 부분이다. 이러한 묘사를 통해 독자는 앤이 어떻게 살아왔을지, 성격이 어떠할지 등을 추론할 수 있다.

그 여자애는 가까이 다가오는 매슈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나이는 열 살쯤 돼 보였다. 그 애가 입고 있는 옷은 몹시 낡아서 흉하고 어색해 보였다. 머리에도 역시 낡은 밤색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모자 밑으로 땋아 올린 빨간 머리카락이 눈에 들어왔다. 얼굴은 창백할 정도로 흰데다 주근깨 투성이었고 입이 커 보였다. 눈 역시 커보였는데 눈동자는 플랫폼의 전깃불 탓인지 녹색이나 회색으로 보였다. 아마 보통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애한테 그 정도의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예리한 관찰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소녀의 반짝이는 두 눈에 생기가 넘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동시에 야무지게 다문 입술과 넓고 반듯한 이마 그리고 그 애의 몸속에 깃들어 있는 맑은 영혼의 향기를 맡을 수 있었을 것이다.

- 몽고메리/이재희 옮김,『 빨간 머리 앤』

3) 묘사와 서사 어떻게 할 것인가?

묘사적 쓰기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각 단계에서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점에 초점을 둔다.

단계 전략 구체적인 내용

쓰기 전에

쓸 대상을 선정하라. 사람, 동물, 장소, 사물 등 구체적인 대상을 선정한다.

글의 목적을 정하라.

정보 전달을 위한 것인지(객관적 묘사), 정서적 반응을 끌어내기 위한 것인지(주관적 묘사)를 정한다.

예상 독자를 정하라.

독자층을 분석하라. 성별, 연령, 글감에 대해 호의적인지 비호의적인지, 내 글에 독자가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 등을 분석한다.

조직하기

자료를 수집하라. 주요한 인상을 표현할 감각을 선정한다.

자료를 조직하라.

시간 순서, 공간에 따른 배치, 중요도 등 어떤 방식으로 배치할 것인지를 정한다.

초고쓰기

흐름을 잡아 써라.

말하고자 하는 바 내용의 뼈대, 즉 단락별 주제문을 표현한다.

언어적 단서를 이용하라.

공간 또는 감각의 이동 시 독자가 따라갈 수 있도록 언어적 신호를 제공한다.

고쳐쓰기

수정하고 보완하라.

독자의 입장에서 가독성과 흥미 등을 고려하여 편집하고 수정 및 보완한다.

쓰고 나서

편집하고 최종 점검을 하라.

제목, 목차, 쪽 번호, 참고문헌, 디자인 등 전체적인 형식을 점검한 후에 퇴고하라.

【전략 1】주의 깊게 관찰하고 눈에 띄는 특징을 잘 포착하라.

묘사를 잘하기 위해서 먼저 대상을 잘 관찰하고 그 대상의 특징을 잘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주관적 묘사의 경우, 자신이 드러내고 싶은 인상이 무엇인지에 집중한다. 예컨대 어떤 사람을 처음 보았을 때 느껴지는 두드러진 인상, 또는 어떤 장소를 보았을 때 느껴진 첫 인상을 잘 포착한다. 그리고 그러한 인상을 어휘로 표현해 본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의 첫인상이 차가운 느낌이었는지 따뜻한 느낌이었는지, 성격이 낙천적으로 보였는지 냉소적으로 보였는지, 또는 귀여운 느낌이었는지 지적인 느낌이었는지 등 두드러진 부분이 무엇인지 그 특징을 잘 관찰한다. 특정한 장소도 마찬가지이다. 조용하지만 평화로운 느낌일 수도 있고, 왠지 모를 불안감이 감도는 느낌일 수도 있다.

【전략 2】두드러진 인상이 잘 드러날 수 있는 구체적인 정보를 선정하라.

어떤 인상을 받았다면 그러한 인상으로 보이게 한 구체적인 정보들을 찾아낸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예술가처럼 보였다면, 또는 샐러리맨처럼 보였다면, 또는 세련되어 보였다면, 그렇게 보이게 하는 구체적인 정보를 찾아낸다. 예컨대 금방 면도를 한 파르스름한 턱, 아무렇게나 자란 수염, 진한 갈색의 긴 머리, 자연스러운 화장, 하늘거리는 원피스, 짧고 단정한 머리와 같은 표현을 선정한다. 독자가 묘사된 표현들을 보고 그 대상을 떠올릴 수 있도록 보다 구체적인 어휘를 이용하여 표현하는 것이 좋다. ‘동네가 평화로웠다’는 표현보다 ‘남향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마을 뒤로는 나지막한 산들이 마을을 안고 있었으며, 마을 회관에는 할머니 몇 분이 옥수수를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와 같은 표현이 장면을 떠올리기 쉽다.

【전략 3】독자가 나의 글에서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라.

나의 글을 읽는 사람이 어떤 것을 기대하는지를 고민하라. 즉 글의 목적과 독자를 고려해야 한다. 목적이 무엇인지 독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어느 수준까지 묘사할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묘사할지 등이 달라질 수 있으며, 어휘의 수준이나 문체 등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기를 쓸 때 묘사를 가정해 보자. 혼자 여행하는 사람을 위한 여행기에서 독자가 그 글을 읽고 혼자서 원하는 장소를 찾아가고 혼자서 즐길 수 있도록 안내를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특정한 장소를 찾아가는 방법, 낯선 곳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묘사해야 할 것이다. 반면 어린 자녀와 여행할 것을 권하는 글이라면, 왜 하필 여행인지, 부모가 자녀와 함께 여행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 여행 후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체험 후 여행기라면) 등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특정한 여행 장소를 추천할 경우, 그 여행지에서 자녀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이 무엇인지, 그러한 활동을 통해 자녀와 부모가 어떤 교감을 할 수 있는지 등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글의 목적은

독자가 그 글에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독자가 그러한 유형의 글을 읽는 이유가 무엇인가와 연관된 것이다.

【전략 4】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날 수 있게 효과적으로 조직하라.

선정한 정보들을 배열할 때도 어떤 배열이 가장 효과적일지를 고려하라. 자신이 드러내고 싶은 이미지가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구성을 찾아라. 예를 들어 공간적 배열의(위에서 아래로, 안에서 밖으로, 가까이에서 먼 곳으로) 경우도 비행기에서 본 것인지 택시를 타고 가면서 본 것인지, 걸어가면서 보는지에 따라 보이는 풍경이나 느낌이 다를 수 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떤 대상에 대한 경험도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가족 중 한 사람이 위급한 수술을 하고 있는 1시간과 일상의 1시간은 매우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또한 오감에 의해 좀 더 강력하게 인지된 것부터 배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여자를 떠올릴 때, 또는 어떤 꽃을 떠올릴 때도 모습이나 모양보다 향이 더 먼저 떠오를 수 있다.

【전략 5】생동감 있고 감각적인 언어 표현과 문장 구조를 사용하라.

문장이나 어휘는 모호하거나 추상적인 표현을 피하고 생동감 있고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한다. 상투적인 문구나 어휘는 글의 생동감을 떨어뜨린다.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면 가능한 한 번 사용한 어휘나 동일한 구조는 다시 사용하지 말고 다양한 구조의 문장과 어휘를 쓰도록 한다. A와 B의 표현을 비교해 보라.

A

① 오늘 점심으로 나온 음식들은 맛있는 게 하나도 없었다.

② 신선한 과일이 참 맛있었다.

③ 그 차는 짐과 승객을 가득 채우고 힘겹게 언덕을 올라가고 있었다.

B

① 밥은 설어서 씹기가 힘들었고, 소고기국이라고 나온 국은 소고기 맛을 내는 인공 감미료 맛에 고기가 한두 점 보이는 멀건 국이었다.

② 사과를 하나 따서 한 입 베어 물자 입 안에 침이 고였고 과즙이 손등을 타고 흘러 내렸다.

달콤한 맛과 함께 상큼하고 향긋한 사과 냄새가 감미로워 나도 모르게 ‘으흠’하는 소리가 튀어 나왔다.

③ 그 차는 오래되고 흠집이 난 여행가방과 색색의 보따리들을 지붕 위에 가득 싣고 있다.

차 안에는 비좁은 틈 사이에서 장난치는 어린애들, 아이들의 엄마인 듯한 여자들, 그 상황에서 자신의 가족을 보호하겠다는 듯이 아이와 여자들을 큰 어깨로 감싸고 있는 남자들로 가득 차 있다. 그 차는 이미 용량을 넘은 짐과 사람들의 무게를 견디기 힘들다는 듯 가끔 덜컹덜컹 멈추기를 반복하며 겨우 겨우 언덕을 올라가고 있었다.

【전략 6】직유, 은유, 의인화와 같은 수사법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라.

어떤 대상을 묘사할 때, 직유, 은유, 의인화 등을 이용하면 보다 풍부하고 생동감 있게 전달할 수 있다. 술에 취해 뒤뚱거리며 걸어가고 있는 남자의 모습을 ‘꼭두각시처럼 걷고 있었다’라고 표현하면 그 모습이 훨씬 생동감 있게 드러날 것이다. 또한 마음이 몹시 힘들 때 ‘마음속이 온통 악마들로 들끓었다’와 같이 은유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이 표현은 ‘마음이 지옥이다’라는 은유와 지옥에 대한 정보가 결합되어 마음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잘 드러낸다. 일기에 이름을 붙이고 마치 사람에게 이야기하듯이 글을 쓸 수도 있고, 휴대전화를 옆에 늘 있어주는 친구로 의인화하여 표현할 수도 있다.

【전략 7】초고가 마련되면 전략을 점검하고 수정하라.

■ 전체적인 의미와 구조 점검

글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두드러진 느낌(인상)은 무엇인가? 이런 느낌이 잘 암시되어 있는가? 좀 더 분명하거나 구체적이게 해야 한다면 고쳐보라.

주요 대상 및 주제는 무엇인가? 좀 더 감성적이어야 하는가 아니면 그러한 표현을 더 줄여야 하는가?

두드러진 느낌(인상)을 잘 드러내지 못하는 표현이 없는가? 삭제하거나 조정되어야 할 부분이 있는가?

■ 단락 수정 및 보완을 위한 점검

글의 묘사 문단은 어떻게 조직되어 있는가? 공간, 시간, 중요성 또는 감각의 장면이 효과적인가? 좀 더 효과적인 패턴이 있는가?

어떤 단락의 어떤 점이 불충분한가?

어떤 단락이 감각적 인상만 있고 구체적인 표현이 있는가?

어떤 단락이 독자를 감각의 세계로 데려가는 데 실패하는가?

어떻게 하면 좀 더 구체적으로 만들 수 있는가?

■ 문장과 어휘의 수정 및 보완을 위한 점검

독자를 안내하는 신호 장치는 무엇인가? 그것으로 충분한가? 더 많이 필요하지는 않은가?

어떤 문장이 좀 더 감각적인 이미지를 포함해야 하는가?

모호한 동사가 있다면 어떤 동사로 대체되어야 하는가?

좀 더 많은 혹은 적은 형용사가 있어야 하는가?

글에 쓰인 비유적 표현이 효과적인가? 진부하지는 않는가?

서사적 쓰기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각 단계에서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점에 초점을 둔다.

단계 전략 구체적인 내용

쓰기 전에

쓸 경험 및 사건을 선정하라.

극적인 인상이나 강한 정서적 반응을 불러일으킨 개인적인 경험이나 공적인 사건을 선택하라.

서사의 핵심을 정하라.

스토리를 목적에 맞게, 즉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잘 드러나도록 흐름을 분명하게 만들어라.

조직하기

갈등과 쟁점을 분명히 하라.

서사에 초점을 두되, 갈등이나 쟁점이 드라마틱한 주제를 정하라.

서사의 핵심을 잘 드러내는 서사의 핵심을 잘 드러내는 내용을 선택하고, 청중이 내용을 선정하라. 원하는 상세 내용을 얼마나 표현할지 결정하라.

사건을 효과적으로 사건을 어떻게 배열할지 결정한 후, 과거의 장면과 배열하라. 미래의 장면을 사용할지도 고려하라.

초고쓰기

시간 표시어를 활용하라.

집필할 때, 이야기를 따라 움직이는‘시간 표시어’를 분명하게 사용하라.

생동감 있게 표현하라.

현실감을 느낄 수 있도록‘대화’를 활용하고, 능동형의 동사를 사용하라.

어떤 것에 대해 말하라.

스토리를 말하지 말고 어떤 것에 대해 말하라.

고쳐쓰기

수정하고 보완하라.

강렬한 느낌이 나도록 생동감 있게 표현되어 있는지 점검하라.

쓰고 나서

편집하고 최종 점검을 하라.

제목, 목차, 쪽 번호, 참고문헌, 디자인 등 전체적인 형식을 점검한 후에 퇴고하라.

【전략 1】이야기의 갈등 관계를 잘 포착하라.

서사의 힘은 독자가 스토리 밖으로 빠져 나가지 않고 끝까지 따라오게 하는 것이다. 독자를 계속 이야기 속에 잡아두게 하는 힘은 갈등 관계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러한 갈등은 주인공의 내면적 갈등일 수도 있고, 등장인물 간의 갈등일 수도 있다. 갈등이란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목표나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발생하는 것인데, 이러한 갈등이 서사의 긴장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갈등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 이외에도 사회나 자연과의 갈등도 있다. 즉 사회 규범 때문에 발생하는 갈등도 있고 기상 악화로 인해 자신이 원하는 일을 어렵게 해결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전략 2】서사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주제)이 무엇인지 분명히 하고 이러한 핵심을 전달하는 데 기여하도록 내용을 구성하라.

서사는 주장글이나 설명글처럼 말하고자 하는 바 핵심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스토리를 통해 전달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건 전개와 인물의 외모와 성격, 배경 등은 주제를 전달하기 위한 장치이기 때문에 이들이 긴밀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에 밀폐된 공간에 갇힌 경험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거나 또는 오히려 유익한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주장을 하기 위해 서사를 활용할 경우를 가정해 보자. 전자의 경우라면 어린 시절 오래된 서점에 갇혀 책에 짓눌려 고통스러웠던 느낌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칠 수 있고, 후자의 경우라면 책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나와 자신에게 말을 걸어 심심하지 않고 오히려 흥미진진했던 경험을 풀어 쓸 수 있다.

【전략 3】서사의 장면을 효과적으로 조직하라.

서사의 장면을 어떻게 배치할지를 결정하라. 자연스러운 시간의 흐름 순으로 배열할 것인지, 아니면 시간의 역순으로 배열할 것인지, 아니면 중요한 순서로 배열할 것인지 등을 고려하여 장면을 배열한다. 시간의 흐름 순으로 배열하지 않을 때는 그러한 사건의 전개를 독자들이 따라갈 수 있는 언어적 단서를 충분히 제공하라. 과거 자신의 어린 시절 어떤 사건을 떠올려 글을 시작할 수도 있고, 미래의 한 장면을 가상으로 설정하여 이야기를 시작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에 이러한 사실을 알려줄 수 있는 언어적 단서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전략 4】서사를 생동감 있고 현실감 있게 만들어라.

생동감 있는 장면의 묘사는 좋은 서사의 중요한 요소이다. 생동감을 주기 위해서는 추상적인 어휘보다 구체적인 어휘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물고기가 뛰어 오르고 있었다’는 표현보다 ‘수염이 긴 메기 한 마리가 강 위로 뛰어 올랐다’라는 표현이 생동감이 있다. 즉 그 언어 표현을 읽고 독자가 구체적인 대상과 장면을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즉시성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를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르바이트 경험 중에 이상한 손님에 대한 사례를 쓴다고 할 때, 그 사람이 “물이 뜨겁다”고 반말로 말했다고 글쓴이의 언어로 표현할 수도 있지만 “이봐요. 물이 너무 뜨겁잖아”라고 그 사람이 한 말을 그대로 옮겨 적으면 현장감이 잘 느껴진다.

【전략 5】초고가 마련되면 전략을 점검하고 수정하라.

■ 전체적인 의미와 구조 점검

글의 주요 관점은 무엇인가? 이러한 관점이 명시적인가 또는 암시적인가? 좀 더 분명하게 전달될 수 있는가? 있다면 어떤 것이 가능할까?

서사의 갈등은 무엇인가? 이러한 갈등이 명시적인가? 또는 암시적인가? 이러한 갈등을 좀 더 드라마틱하게 만들 수 있다면 어떤 것이 가능할까?

말하고자 하는 바 핵심은 무엇인가? 이 글에 좀 더 효과적인 관점이 있는가? 바꿔야 한다면 또는 바뀌지 않아야 한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 단락 수정 및 보완을 위한 점검

스토리의 분위기, 실감나는 성격, 행동 등이 잘 드러나지 않은 단락은 무엇인가? 좀 더 응집성 있게 만들거나 삭제해야 할 곳은 어디인가?

서사의 속도를 늦추어야 하거나 좀 더 빠르게 해야 할 곳은 어디인가?

사건의 시간적 흐름을 따라가기 어려운 곳은 어디인가?

바꿔야 한다면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 시간 관련 표시어를 사용해야 하는가?

과거 장면과 미래 장면이 적절한가?

흥미를 끌기 위한 드라마틱한 대화나 분위기에 대한 묘사가 있는가?

글의 마무리가 효과적인가? 좀더 일찍 끝나야 하는가? 도입과 연관된 어떤 것을 상기시켜야 하는가?

■ 문장과 어휘의 수정 및 보완을 위한 점검

단조로운 문장 구조가 있는가? 문장의 길이를 조정하거나 문장 유형을 섞거나 조합시켜야 할 곳은 어디인가?

인물의 성격이나 이야기의 방향을 전달할 내용 중 대화로 대체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글의 톤과 어울리지 않는 문장이나 어휘가 있는가?

동사가 행동을 잘 전달하고 있는가? 수동의 동사를 교체할 행위 동사는 없는가?

좀더 역동적인 느낌이 나는 동사는 없는가?

핵심을 전달하는 데에 부적절한 시제는 없는가?

4) 이렇게 읽고 생각하고 쓰자.

<활동 1>

이 글은 인도 여행을 기록한 기행문이다. 글을 읽고 다음 활동을 수행해 보자.

첫 번째 만트라(신성한 주문)는 이것이다.

너 자신에게 정직하라.

세상 모든 사람과 타협할지라도 너 자신과 타협하지 말라.

그러면 그 누구도 그대를 지배하지 못할 것이다.

두 번째 만트라는 이것이다.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 찾아오면,

그것들 또한 언젠가 사라질 것임을 명심하라.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음을 기억하라.

그러면 어떤 일이 일어난다 해도 넌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을 것이다.

세 번째 만트라는 이것이다.

누가 너에게 도움을 청하러 오거든 신이 도와줄 것이라고 말하지 말라.

마치 신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네가 나서서 도우라.

- 류시화의『하늘호수로 떠난 여행』에서

사촌누님이 보내주신 책에 나온 구절이다. 인도에 관한 책을 보다가 내 생각이 나서 보낸다며……. 내가 여행을 좋아하고 많이 돌아다닌다는 것을 항상 부러워하시던 누님이다. 그렇게 인도가 처음 다가왔다.

과학원 석사과정 때에 밤새워 같이 실험하던 친구가 있었다. 새벽이 다가오면 쓰린 속을 달래기 위해 탈시드를 찾았다. 마지막 하나 남은 탈시드를 쪼개 나누어 먹던 친구가 지금 인도에서 일하고 있단다. 주위의 모든 사람을 편하게 해주던 그 친구가 남부 인도 벵갈로르에서 인도의 소프트웨어 기술자들을 부리고 있단다. 그렇게 인도는 내게 가깝게 다가왔다.

그 이후 틈날 때마다 인도를 연구하였다. 인도가 얼마나 크고, 인도로의 항공편은 어떤지……. 벵갈로르가 어디에 붙어 있는 도시고, 델리에서 기차로 얼마나 먼 곳인지를……. 언젠가 인도를 보러 갈 것을 확신하며 살기를 1년.

드디어 지난 겨울 인도에 갔다. 아내와 초등 6학년의 딸과 초등 4학년의 아들을 이끌고…….

인도는 땅 넓이가 남한 면적의 33배에 이르고, 인구는 8억 4천만 명이다. 844개에 이르는 각기 다른 언어를 가지고 5,000년이 넘는 문명을 가진 인도는 정말 다양하고 폭넓은 곳임에 틀림이 없다. 단독 배낭 여행자라도 인도를 돌아보려면 최소한 6개월은 소요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허용된 인도에서의 시간은 11일 뿐이다. 어디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를 먼저 정해야 한다. 벵갈로르에 있는 친구를 방문할 것인가? 아니면 인도를 대표하는 유적지나 관광지를 경험해 볼 것인가를……. 나는 후자를 택하였다. 친구 때문에 인도를 연구하게 되었지만 좀 더 색다르고 인도다운 추억거리를 온 가족이 함께 만들고 싶었다. 록키도 미국의 것과 캐나다의 것이 다르듯이 히말라야도 인도의 것과 네팔의 것은 전혀 다르다고 안내서에 나와 있었다. 히말라야를 볼 것인가, 그 유명한 타지

마할을 포함한 골든 트라이 앵글(델리, 자이뿌르, 아그라를 일컫는 말)을 볼 것인가 아라비아해를 보면서 야자나무 아래서 열대의 천국을 즐길 것인가 엘로라 아잔타 등의 어마어마한 석굴사원을 볼 것인가 아니면 서부 사막지대의 독특한 라자스탄의 문화를 즐기며 낙타 사파리를 할 것인가 등등……. 이 중에서 한 가지만을 선택해야 되었다.

온 가족이 모여서 가족회의를 하였다. 물론 여행 안내서를 자세히 다 읽은 사람은 나뿐이었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 설명을 하느냐에 의해서 결정이 난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도 가보지 않은 오지에서 아이들과 아내가 지쳐 쓰러지면서 아빠인 내가 이 모든 것을 결정한 것이라는 원망을 모두 덮어쓰고 싶지 않았다. 역시 내가 의도했던 대로 파키스탄과 접하고 있는 라자스탄의 사막지대에서 낙타 사파리를 하기로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사막 여행의 시기는 겨울이 최적기이다. 모래밖에 없는 사막을 낙타를 타고 가서 지평선 너머로 해가 지는 것을 보면서 맥주 한 잔을 마시고 사막 한 가운데 오아시스 옆에서 텐트를 치고 잔다면……. 생각만 해도 얼마나 낭만적인가!

뭄바이에 도착한 것은 저녁이 오기 직전이었다. 석양의 햇빛에 의해 황토빛 건물과 풍경이 비행기 창을 통하여 눈에 들어오면서 드디어 인도에 도착한 것을 실감하였다. 촌스럽고 우중충한 공항 구내를 통과하면서 인도의 본 모습은 어디 있을까를 찾고 있

었다. 공항 청사를 나와 우리나라 60년대의 새나라 택시와 똑같이 생긴 앰배서더 택시를 타고 뭄바이 시내까지의 긴 여정이 시작되었다.

이미 어두워진 시내는 혼잡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한도 끝도 없이 계속되는 빈민촌을 지나면서 좁은 길에 넘쳐나는 고물 자동차, 오토릭샤(오토바이를 개조해서 두 세 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오픈카), 자전거 그리고 사람들……. 나는 약간 두렵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옷차림새와 표정, 행동거지가 앞으로의 우리의 여행에 대하여 불안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아내와 애들도 상황의 심각함을 느끼는지 아무 말 없이 창밖을 보고만 있었지만, 당황하고 놀란 기색은 확연했다. 꼴라바거리(뭄바이에서 여행자들의 숙소가 밀집된 곳)에 도착했지만 택시를 내리기가 사실 겁이 났다. 예약한 곳도 없으니 이제부터 찾아야 하는데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지가 아득했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여행안내서에서 추천한 호텔을 이곳 저곳 확인한 끝에 어렵게 숙소를 잡았다.

다음날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호텔을 나섰을 때 우리를 맞이하는 사람은 구걸을 하는 애들과 아이를 안고 적선을 요구하는 인도의 불가촉천민들이었다. 그 유명한 인도의 신분제도인 카스트 제도는 아직도 인도에 엄연히 살아 있고,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

웠던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의 네 계급 밑에 불가촉천민이라는 인간 취급도 못 받는 계급이 또 있었다. 끈질긴 구걸행각에 거의 도망가다시피 호텔로 다시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뭄바이는 대도시라 모든 물가가 비싸고, 볼 만한 것도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빨리 다른 도시로 벗어나라고 여행 안내서에 나와 있고, 우리의 목적지인 라자스탄의 자이살메르가 워낙 멀기에 비행기를 타지 않는 한 직행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통일호 수준의 기차를 10시간을 타고 20세기에 페스트가 발병했던 수라트란 도시를 지나 아흐메다바드에 도착한 것은 저녁 9시였다. 역에서 우리를 반기는 사람은 역시 오토릭샤 운전사였다. 끈질기게 따라 붙으며 어디로 가느냐고 묻는 그에게 조드프르라고 말해버리고 말았다. 10시에 조드프르로 떠나는 디럭스 버스가 있다고 했다. 밤새 가는 버스는 내일 새벽이면 도착한다고 했다. 아이들이 밤 버스를 견뎌낼 수 있을까 내심 걱정이 많이 되었지만 조드프르에서도 한참을 더 가야 되는 우리의 목적지 자이살메르와 아흐메다바드 역전의 어수선함이 밤 버스를 타게 만들었다.

시트를 뒤로 눕힐 수 있다는 디럭스 버스는 상상하기 어려운 버스였다. 우리나라 60년대에 쓰던 그 버스를 좀 개조한 것 같기도 한데 시트는 너무 때가 절어 머리를

기대기가 겁날 정도였고, 꽉 찬 인도 사람들과 시끄러운 음악 소리……. 이미 돈은 지불했고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 포장인지 비포장인지 구별이 안 가는 인도의 지방도로 사정과 어울려 그 13시간의 밤 버스는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우리 가족 모두 에게 각인시켰다. 몇 시간을 달리고 정차하는 휴게소의 낙후된 시설, 천연 화장실, 인도인 특유의 참을 수 없는 냄새 속에서 달리면 슬금슬금 열리는 창문을 부여잡고 쪼그리고 자는 아이들을 감싸안고…….

조드프르에 도착한 것은 오전 11시였다. 그 지긋지긋한 버스에서 내리니 왠지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무사히 이곳에 도착한 게 그렇게 감사할 수 없었다. 그렇게 고생한 만큼 조금 사치를 부리고 싶었다. 고생한 아내와 애들에게 무엇인가를 보상하고도 싶었고……. 우리 돈으로 5만원 정도인 ‘까르니봐완’은 그곳에서는 최상급이었다. 호텔 직원도 친절하기 그지없고, 모닥불이 있는 정원에서 벌어지는 맥주와 저녁 뷔페, 그리고 라자스탄 고유의 민속 공연……. 이는 10시간의 기차 여행과 곧바로 이어진 13시간의 악몽의 디럭스 버스 여행의 피로를 씻어주기에 충분했다.

아쉬운 휴식 후 다음날, 조드프르에서 낮 기차(6시간)를 타고 드디어 우리의 목적지 자이살메르로 향했다. 사막지대를 가로지르는 기차에서 보는 풍경은 평화로웠지만 파

키스탄과의 국경이 가까워서 그런지 군부대가 자주 눈에 띄었다. 사막 한가운데 자리잡은 요새 같은 성을 가진 자이살메르는 다큐멘터리 실크로드에서 본 서역의 풍경 바로 그것이었다.

‘나라얀니와스’란 호텔에 묵으면서 낙타 사파리를 알아보았다. 당일 코스부터 일주일 이상의 코스까지, 또 지프차와 낙타를 조합해서 만든 복합코스까지……. 결국 선택한 것은 지프차를 타고 사막의 한가운데로 가면서 사원과 마을을 관광하고 진짜 모래밖에 없는 사구에 도착해서 한두 시간 낙타를 타고 일몰을 보고 텐트에서 자고 두 끼의 식사가 포함된 1박2일 코스였다. 한 12만원 정도였다. 자이살메르까지의 힘든 여정을 보상받기 위해 좀 더 긴 2박3일을 택할까도 했지만 물 없는 사막에서 잔다는 것이 좀 찜찜해서……. 사막에서의 아침을 맞고 나서 나의 선택이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사실 낭만은 이랬다. 낙타는 엉덩이가 아파서 1시간 이상 타는 것은 고행이었고, 사막은 관광객이 버리고 간 오물과 낙타 배설물로 뒤덮여 있었고, 텐트와 침구는 때에 절어 몸에 대기가 싫었고, 지프차는 아마 2차대전 때 사하라 사막에서 사용한 듯했다. 그러나 우리의 여행을 위하여 지프차 운전사와 요리사가 성심을 다했고, 단 한마디의 영어도 못하는 요리사의 훌륭한 음식 솜씨와 사막의 모닥불 옆에서 넘어가는 석양을

보며 마시는 찬 맥주가 모든 것을 보상했다.

사막의 밤은 추웠다. 때에 절은 두꺼운 매트리스 속으로 몸을 묻을 수밖에 없었다. 어두운 것이 다행스러웠다. 맥주를 많이 마시고 코를 골며 내가 자는 동안에 아내는 주위의 들개 때문에 거의 날밤을 새웠다고 했다. 어찌나 텐트 주위에서 심하게 으르렁 거리는지…….

벵갈로르에 있는 친구와 전화통화를 했다. 네 덕분에 인도 구경 잘하고 있다고, 너무 멀어 네게 가지 못해 미안하다고, 친구는 곧 귀국할 것 같다고 했다. 귀국해서 서울에서 보자고…….

최고의 극기훈련인 밤 버스를 피해서 기차와 낮 버스를 이용하여 우다이푸르 등을 관광하면서 뭄바이로 돌아왔다. 이제는 인도에 익숙해져서 구걸하는 불가촉천민들의 등쌀에도 아무렇지 않았고, 끈질긴 릭샤왈라꾼들도 두렵지 않았다. 파리 떼가 앉았다

날아간 밥도 아무렇지 않게 입으로 들어갔다(마치 인도인들처럼). 우리 아이들을 어떤 오지 탐험에도 데려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면서 나는 점점 인도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었다. 인도는 정말 다양하다. 어디를 가서 얼마를 있어도 결코 나를 지루하게 만들지 않을 것 같았다. 인도의 모든 물가는 정말 싸다. 물론 품질은 그에 상응하지만…….

누가 그랬다.“ 여행하면서 경제적인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면 정말 완벽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인도는 순하고 착하다. 누가 인도를 위험하다고 했던가 싶다. 욕심이 없이 자신의 운명에 순종하며 보다 나은 환생을 절대적으로 믿고 사는 정말 순하고 착한 사람들이다. 이제 인도로 다시 여행을 떠나야겠다. 배낭을 꾸리고 안내서를 챙기며…….

가슴이 저린 그런 풍경과 그런 사람을 만나기 위해, 이제 길을 떠나야겠다.

- 윤재건,「첫 번째 인도 여행」

① 이 글은 인도 기행문이다. 이 글에서 말하고 싶은 핵심 내용은 무엇인가?

② 이 글의 저자가 여행한 곳은 어디인가? 여행 장소와 글쓰기에서 장소의 배열 순서를 비교하여 써 보라.

순서 여행 장소 배열 순서 비고

1

2

3

4

5

③ 이 글에서 저자가 글쓰기 방식으로 선택한 배열 방법은 무엇인가? 공간 이동, 시간 이동, 중요성 순 중 어느 것인가? 그런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다면 추천하고 싶은 다른 배열은?

④ 위의 장소 중에서 가장 인상 깊게 생각나는 장소(체험)는 무엇인가? 왜 그러한 느낌이 드는지 구체적인 표현들을 찾아 써 보자. 인상적인 장면을 묘사한 감각이 효과적인가? 그렇지 않다면 어떤 감각을 보완하고 싶은가?

⑤ 도입과 마무리가 효과적인가? 특히 어떤 점이 그런가? 그렇지 않다면 어떤 것으로 바꾸고 싶은가?

⑥ 이 글의 전체적인 속도는 어떤가? 숨이 가쁜가? 아니면 차분한 느낌인가? 그런 느낌이 들게하는 내용, 문장 구조, 어휘 표현 등을 찾아보자.

<활동 2>

다음 두 글은 학생들이 자신의 경험담을 쓴 글이다. 두 글을 읽고 다음 활동을 해 보자.

1

이 이야기의 때는 2001년, 내 나이 만 여덟 살 때의 일이다. 그때에 우리 집엔 두 개의 방이 있었다. 하나는 큰 방, 하나는 작은 방. 큰 방에는 당시 나의 소울메이트인 컴퓨터와 텔레비전이 함께 놓여 있었다. 나는 컴퓨터를 하기 위해 당연히 큰 방에 자주 머무를 수밖에 없었고 당연히 텔레비전을 보시던 아버지와 함께 자주 있었다. 그러다보니 시시콜콜한 심부름은 자연스레 내게 맡겨지곤 했다. 나는 심부름이 너무나도 싫었지만 그 당시엔 아버지가 가부장적이셨기에 반항이란 혁명보단 자살에 가까웠다. 그러니 뭐, 당연히 군소리 한 번 해보지 못했었다.

그날도 평소와 같이 아버지는 텔레비전을 보고 계셨고, 나는 컴퓨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평소와 같이 아버지는 내게 담배를 사오라고 말씀하셨다(지금은 끊으셨다). 근

데 무슨 정신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소리에 나는 참을 수 없이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꼈다. ‘왜 내가 가야하지?!’, ‘누나 시키셔도 되잖아?!(다섯 살 터울의 누나가 있다)’, ‘왜 한참 컴퓨터 할 때 그러시지?!’등, 이미 막내라는 제목 하에서 수많은 심부름을 겪었던 그때의 내게 아버지의 한 마디는 사건의 기폭제가 되었던 것이다. 나는 바로 논리적으로 반박했다. “아빠! 누나 시키시면 되잖아요! 저 지금 컴퓨터 하고 있는데 왜절 시키세요!”미쳤었지. 잠시간의 정적. 그리고 아버지의 표정은 바로 찌그러졌다. 그리곤 단 한 마디를 내뱉으셨다. “나가.” 그 한 마디에 잠시간 혁명군의 대장이었던 나는 현실로 귀환하였다. ‘아, 내가 무슨 짓을……’현실로 돌아온 나는 아버지께 손이 닳도록 빌었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집에서 쫓겨났다.

그래도 설마, 금방 다시 들어오라 하시겠지 싶던 나는 집 앞에서 잠시 머물렀다. 근데 이게 웬걸, ‘철컥’, 돌아온 것이라곤 문을 거는 소리뿐이었다. ‘살아남아야 해’, 드디어 나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시 보니 밖은 참 어두웠다. 그러자 내 생각도 아득히 어두워졌다. ‘이십이시’라는 때에 심부름이 아닌 이유로 밖에 나와 본 건 처음이었다. 노란 전등은 번뜩번뜩이고, 옆집 개는 내가 지나자 으르렁 짖어댔다. 나는 어디로 가

야하지, 눈앞의 검은 세상에 답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을 집 앞에서 서성이다 나는 결국 놀이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난생 처음 밤에 가 본 놀이터는 말 그대로 정말 무서웠다. 미끄럼틀 위에서는 귀신이 나를 쳐다보고 있을 것 같고, 어두운 저 구석엔 괴물들이 우글댈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움직여야 했다. 우선 벤치로 향하였다. 그러자 언젠가 한 번 텔레비전에서 본노숙자가 떠올랐다. 부스스한 머리, 덥수룩한 수염을 하고 때가 잔뜩 낀 외투 위에 신문을 덮고 자던 모습. ‘아!’ 나름의 유레카를 안고 주위의 신문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름 덮을 거리를 꽤나 찾은 나는 아스라이 벤치 위에 누웠다. 베개 없는 벤치 위에 누운 덕에 신경이 머리 쪽에 쏠려서 그랬는지, 누워 하늘을 바라보자 수만 가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지’부터 시작된 물음은 쌓이고 쌓여갔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 내 과오에 대한 후회. 생각과 함께 밤은 점점 깊어갔다. 그런데 사실 난 놀이터에서 오랫동안 머물지 못했었다. 너무 추웠다.

추위를 잊기 위해 나는 생존의 발걸음을 옮기었다. 동네 방방곡곡, 탐방을 떠났다. 하지만 자정이 가까워지는 시간이었기에 너무 쌀쌀해진 날씨는 나를 실내로 들어가라 유혹했다. 그리고 곧, 들어갈 곳을 찾기 시작했다. 문득 그때 다니던 교회가 생각났다.

‘엄마가 새벽기도를 종종 가셨으니까 분명 이 시간이면 열려있을 거야!’완벽한 추리를 이끌고,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교회를 향했다. 그런데 맙소사, 문이 잠겨 있었다. 에덴동산으로 가는 문이 막혀있자, 나는, 무릎을 꿇고 말았다. ‘예배 시간에 딴 생각해서 그런가, 아니면 저저번 주에 교회 안 가서 그런가? 아 하나님 도와주세요…….’ 아마 내 기억 속에 가장 신앙심이 불타올랐던 때가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한참을 있다고개를 돌려보니 이미 구원의 빛은 멀리서 나를 비추고 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건물! 이름하야 경찰서!

나는 빛줄기를 따라 전력으로 달렸다. 그런데 문 앞에 도달하자 덜컥 겁이 났다. ‘경찰서는 나쁜 사람들만 가는 곳인데…… 내가 잡히면 어쩌지!?’와 같은 말도 안 되는 말들이 말이 되어 나를 붙잡았다. 하지만 이곳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내게 남겨진 답은 아무것도 없었기에 결국 발걸음을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옮겨갔다. 투명한 출입 유리문 안에 비치는 경찰 아저씨들. 차가운 철 손잡이에 손을 얹었다. 꿀꺽. 침을, 한모금, 삼키고. 드디어 문을 열었다. 딸랑. 문에 달려있던 종이 나를 반기자 경찰서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의 시선은 내게로 다 왔다. 나는 내가 범죄자라도 된 것마냥 당황하여 아무 말도 못하고 서 있기만 했다. 그러자 조금 뒤에 경찰 한 분이 내게 말을 걸어

주셨다. “얘야 무슨 일이니?”나는 이 한 마디를 듣자 갑자기 서러워 눈물이 났다. “흑…아빠…가…… 엉엉, 절… 내…쫓았어요.…….”내가 그때 한국어를 했던 게 맞나 의문이 들 정도로 발음은 눈물에 묻혀 엉망이었다. 그걸 알아들으신 것도 참 대단하시지. 아무튼 나는 당돌하게도 공식적으로 아버지를 경찰서에 신고해 버리고 말았다. 경찰 분은 당황하셨는지 우선 나를 달래는 데 주력하시고 좀 괜찮아지자 곧 집 전화번호를 묻고는 집에 전화를 걸어주셨다. 그리고 잠시간의 대화 후 곧 부모님이 데리러 오실 거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리고는 십분 쯤 지났을까, 곧 실내화를 신은 아버지가 경찰서에 도착하셨다. 아마 용감한 아들 덕에 범죄자가 돼버린 아버지는 꽤나 눈총을 받으셨을 테지.

시간은 이미 자정을 넘어 있었고, 집을 향하는 길은 참 멀었다. 한참을 걷던 중, 중간 쯤 왔을까 아버지가 입을 여셨다. “이 놈아 집 앞에만 있어야지 어딜 그렇게 싸돌아다녀!”알고 보니 진짜로 집을 나가버린 나를 찾으려고 부모님과 누나는 야밤에 추격전을 치렀던 것이었다. “앞으로는 나가라면 집 앞에만 있어! 알았어?!”“네…”나는 아버지와 기약 없는 약속을 맺고 계속하여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집에 다시 들어서자

내가 그간 뭘 한 거지, 긴장이 풀리고, 긴장을 놓자 다리의 힘이 쫙 풀렸다. 그리고 숨어있던 공복이 머리를 내밀었다. “아부지… 저 배고파요…”참 당돌했지. 그 다음에 아버지한테서 뭐라 뭐라 욕을 먹었는데 그건 기억이 잘 안 난다. 아마 “아이고 그렇게 싸돌아다녔는데 안 고플 수가 없지 쯧”정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아무튼, “먹어!”아버지는 라면을 끓여주셨다. 주린 배로 라면이 들어가자 정말 집이구나 싶었다. 다 먹고 시계를 보자 이미 시간은 1시를 넘어선 때였다. 자정을 넘어선 깊고 깊은 밤……, 그 때까지의 내 인생 중 가장 긴 밤이었다. 말 그대로 잊을 수 없는, 그립진 않지만 그리운 추억의 긴 밤.

- 학생글

2

그에게서 얼핏 흘러나오는 나만의 향기와 손끝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피부는 불안한 내 심사를 평온하게 해준다. 외롭고 우울할 때, 또 그것을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을 때 나는 그를 찾는다. 그는 마치 나만 바라보는 남자친구처럼 항상 같은 곳에서 나

를 기다린다. 내가 찾아주기만을 기다리며 어둠 속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킨다.

어둠 속 그의 얼굴은 네모나다. 하루 6시간 이상을 나와 붙어 있으니 네모난 내 얼굴과 닮게 된 것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피부는 하얀색 꽃무늬가 있는 진달래색 털로 덮여 있다. 처음에는 그의 피부도 새 블라우스처럼 빳빳한 감이 있었다. 그러나 슬픈 밤마다 내 눈물받이가 되어주고, 그 얼룩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목욕까지 자주 하니 이제는 연하고 부드럽기만 하다.

그는 달래면 더 우는 나의 성격을 모르지 않으면서도 항상 나를 따뜻하게 안아준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그에게 얼굴을 묻고 양껏 울고 난 날이면,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문제가 해결되곤 하였다. 묵묵히 내 신세 한탄을 들어주는 그는 바로 입이 무거운 나의 눈물 친구, 베개이다. 말 없는 친구의 색 바랜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의 기억이 6년 전으로 날아간다.

아빠가 안정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전전하셨던 적이 있다. 그러다 노래방을 하나 운영하게 되셨는데, 돈벌이가 거의 되지 않았다. 일을 끝내고 온 새벽엔 인터넷 도박게임에 빠져 잠을 주무시지 않으셨다. 게임 중에는 적어도 가족에 대한 무거운 죄책감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셨기 때문일까?

엄마와 아빠는 자주 싸우셨다. 엄마는 아빠가 집에 일찍 들어오면 일찍 들어온 대로, 늦게 들어오면 늦게 들어온 대로 듣기 싫은 말들을 퍼부으셨다. 서로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았다. 눈빛과 말투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하루는 노래방 문을 일찍 닫고 집에 온 아빠가 말씀하셨다.

“누가 나를 자꾸 쫓아와. 지하철을 갈아탈 때까지 계속 따라왔어.”

그것은 다음 날에도 이어졌다.

“손님들이 일부러 맥주를 쏟고 간다니까. 날 시험해보려고.”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아빠는 당신의 착각일지도 모를 말들을 계속하셨다.

“지하철에 있다 보면 날 빤히 노려보는 사람이 있어. 나를 어떻게 해보려는 것 같아.”

그러나 엄마는 믿지 않으셨다. 아빠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과대망상증을 앓고 계셨다. 엄마는 진단결과만을 철석같이 믿고 아빠를 고집불통 정신병자 대하듯 대하셨다. 단 한 번도 아빠의 말을 믿어주려 하지 않으셨다. 아빠가 없는 뒤에서는 친척들에게 아빠의 정신병 증상에 대해 토로하셨다. 모든 것이 점점 엇나갔다. 아빠의 편을 들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빠는 항상 혼자였다. 한겨울 위태로운 나무 같았다.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작은 나무 주위엔 아무도 도와주는 이가 없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현관문을 나서는 아빠의 모습은 너무나도 외로워 보였다. 아빠가 무너져 버릴까 봐 하루하루 불안에 떠는 사람은 오로지 나 하나였다. 다들 아빠의 위태로운 모습을 외면하고 방관하였다. 나는 마음속으로 수백 번, 수천 번 말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아빠 편이라고, 나는 아빠 말 믿으니까 너무 외로워하지 말고 기운 내라고……. 하지만 나는 겁쟁이였다. 아빠에게 아무 말도 해주지 못하였다. 나도 결국엔 다른 사람들과 똑같았다. 매정한 방관자들과 다를 것이 없었다. 가족에 대한 원망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스스로에 대한 분노와 자책으로 바뀌어 나를 갉아먹었다. 그때 내가 아빠에게 힘이 되는 한마디만 했었더라면 아빠가 조금은 덜 힘들었을 텐데…….

나는 그때를 생각하며 베개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다. 한참 눈물, 콧물 다 쏟아내며 고개를 들었을 때 친구의 얼굴도 눈물로 얼룩져 있었다. 우울한 어둠 속에서 그는 그 때의 내 슬픔을 묵묵히 받아주었던, 그리고 지금까지도 내 헤픈 눈물을 말없이 받아주

는 유일한 친구이다. 내 지겨운 푸념을 조용히 들어주고 그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유일한 존재이다. 그 자체만으로 나에게는 큰 의지가 된다. 그에게 숨을 맡기고 한탄을 한참 쏟아내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문제가 점차 해결되었다. 그때도 마찬가지였다. 베개에 우울한 마음을 남김없이 흘려보낸 이후로, 아빠의 병이 나았고 가족들 간의 사이도 점차 회복되었다. 지금은 누구보다 행복한 가정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눈물을 참지 않는다. 모두가 잠든 밤, 베개에게 들려주는 나의 이야기들은 지난날 돌아보면 아릿한 추억이 되어있을 것이다. 슬픔을 억누르기보다는 충분히 흘려보냈을 때 뒤에 따라올 기쁨도 더 달콤해진다는 것을 내 친구가 알려주었다. 유일하게 나의 모든 비밀을 아는 친구, 오늘 밤엔 그에게 어떤 하소연을 해볼까?

- 학생글

① 글 1과 2는 주요 전개 방식(패턴)이 다르다. 1⃞과 2⃞의 주요 전개 방식은 무엇인가?

② 위의 두 글에서 말하고 싶은 핵심 내용은 무엇인가? 그러한 내용을 전달하는 데에 이용된 주요 전개 방식이 적절한가? 그렇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말해 보자.

핵심 내용 1:

핵심 내용 2:

전개 방식 1:

전개 방식 2:

평가 1:

평가 2:

③ 1과 2 글의 좋은 점, 효과적이었다고 생각되는 점을 말해 보자. 특히 어떤 단락의 어떤 표현이 마음에 드는지 찾아보자.

④ 1과 2의 글에 제목을 달아 보자.

⑤ 1과 2의 글 중 수정하고 싶은 부분을 찾고 그 이유를 말해 보자.

⑥ 수정한 ⑤의 내용을 반영하여 해당 부분을 수정하여 다시 써 보자.

<활동 3>

자신에게 의미 있는 사건이나 장소, 인물, 물건 중 하나를 선정하여 묘사와 서사가 포함된 한 편의 글을 써 보시오.

▣ 초고를 쓴 후에 다음 내용들을 점검하라.

활동 항목 점검 점검 후 수정 및 보완 사항

예상 독자를 고려했는가?

글의 목적이 잘 드러나는가?

인상적인 사건(경험)인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잘 드러나 있는가?

계획한 대로 사건이 잘 배열 되었는가?

선택된 어조가 전달 목적에 잘 맞는가?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는 시간 표시어가 잘 사용되었는가?

‘대화체를 사용하여 현실감을 살리고 있는가?

스토리에 대해 말하지 않고, 어떤 것에 대해 효과적으로 말하고 있는가?

2. 비교와 대조

VS

비교와 대조는 대상에 대해 더 잘 이해·설명하기 위해서, 그리고 상황에 대해 더 잘 판단·선택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하나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비교와 대조는 다반사로 쓰인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가 흔히 줄임말로 쓰는 ‘엄친아’를 들 수 있다. ‘엄마 친구의 아들’은 한마디로 ‘나’와 비교하기 위해 동원되는 표현이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극적이고도 강력한 설득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간혹 부모님으로부터 이런 말을 듣는 경우도 있다. “내가 니 나이 때는……”이 말을 듣는 순간 대부분의 자식들은 반감을 느끼기 십상이다. 그런데 왜 반감을 갖는지에 대해서는 잘 생각하지 않는다. 따져보면 그것은 결국 부모님과 나(자식)를 비교하기 위해 쓰인 말인데, 이 때의 비교의 기준 이‘나이’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교와 대조는 잘 쓰면 설득력을 높일 수 있는 좋은 전략이지만, 잘못 쓰면 오히려 반감을 불러올 수도 있다. 비교와 대조를 어떻게 하면 잘 사용할 수 있을까. 이 장은 그 방법을 습득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1) 비교와 대조란 무엇인가?

비교와 대조는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두 개의 사물이 서로 어떻게 같고(비교), 어떻게 다른지(대조)를 살펴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거나 발견하는 것을 말한다. 비교와 대조는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하나의 글쓰기의 방식이자 사유의 방식이며, 또한 문제 해결의 방식이기도 하다. 또 비교와 대조는 기본적으로 이해·설명을 위한 것이지만, 나아가 상황에 대한 판단과 선택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사전적인 의미에서 비교는 유사점을 앞세우는 것이고, 대조는 차이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생각의 과정에서 그 두 가지는 크게 변별력을 갖지 못할 뿐만 아니라 두 가지를 동시에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그래서 비교와 대조를 둘이 아닌 하나의 사고의 단위로 생각해도 무방하다. 실제로 비교와 대조를 대비라는 용어로 묶어서 사용하기도 한다.

비교와 대조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방식 중의 하나이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는 중국음식점에서 자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고민할 때가 종종 있다. 선택을 앞두고 짬뽕과 자장면을 떠올리게 되는데, 굳이 그것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따져본다면 이렇게 될 것이다.

- 차이점

자장면 : 국물이 없다. 춘장이 주재료이다. 맛이 들쩍지근하다. 가격이 싸다.

짬뽕 : 국물이 있다. 해물이 주재료이다. 맛이 얼큰하다. 가격이 자장면보다 비싸다.

- 공통점

면으로 만든 음식이다. 대체로 가격이 저렴하다. 음식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음식이 빨리 나온다.

차이를 드러내는 기준은 국물의 유무, 주재료의 차이, 맛의 차이, 가격의 차이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자장면과 짬뽕을 선택할 때, 우리는 그것을 특별히 공통점과 차이점으로 구별하여 생각하지는 않는다. 공통점과 차이점이 섞여 있는 상황에서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고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한다. 그 판단은 경험에 크게 의존한다.

비교적 그 속성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자장면과 짬뽕의 사례를 들었지만, 우리가 부딪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자장면이냐 짬뽕이냐 하는 선택처럼 그리 간단하거나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가령, ‘직업을 선택할 때 어떤 직업을 선택할 것인가?’또는 ‘대통령을 뽑는데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가?’하는 문제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또는 ‘군대나 직장에서 같은 직급의 상사가 동시에 명령을 내렸다면 누구의 말을 먼저 따라야 하는 가?’하는 문제는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부딪칠 수 있는 곤란한 상황이기도 하다. 또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이미 경험해 본 문제라면 문제의 해결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맞닥뜨릴 문제는 대체로 경험해보지 못한 문제일 가능성이 많다. 이때 비교나 대조의 방법을 동원하여 대상들의 특성을 꼼꼼하게 따져보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아주 유용한 방식일 수 있다. 비교와 대조를 함으로써 경험해보지 않은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고, 또 그 문제에 대한 적절한 판단을 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2) 비교와 대조는 왜, 언제 필요한가?

비교와 대조의 목표는 결국 어느 것이 다른 것보다 더 낫다는 것을 보여주거나 또는 보기에는 서로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거나, 또는 보기에는 서로 달라 보이지만 사실은 같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수렴된다고 할 수 있다. 왜 비교와 대조를 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비교와 대조를 하면 대상의 특성에 대해 잘 이해·설명할 수 있다

비교와 대조는 기본적으로 이해를 위한 것이다. 비교와 대조가 사용된 글을 읽는다는 것은 독자의 입장에서 대상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비교와 대조를 사용하여 글을 쓴다는 것은 글쓴이의 입장에서 대상에 대해 잘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을 거침으로써 우리는 생각의 깊이가 깊어지고,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잘 모르는 것이거나 익숙하지 않은 대상 A를 우리가 잘 알고 있거나 익숙한 대상 B와 비교하여 설명한다면 대상 A에 대한 이해가 그만큼 쉬울 것이다. 또 비교와 대조를 한 다음 다른 것과 연계시켜 더 큰 목적을 드러낸다면 우리의 사유도 그만큼 깊어질 것이다. 예를 들

어 내각책임제를 설명하기 위해 우리가 익숙한 대통령제와 비교한 다음, 그것을 다시 민주주의와 연계하여 설명한 글이 있다면 이해는 물론 민주주의에 대한 사유의 폭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비교와 대조를 하면 상황에 대한 판단·선택을 잘 할 수 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알게 모르게 비교와 대조의 방법을 흔히 사용하는데 대체로 선택을 위한 방법으로 사용한다. 넥타이나 화장품 같은 소소한 물건을 살 때는 물론 자동차를 살 때도, 대학을 선택할 때도 비교하고 대조한다. 모두 좋은 선택을 위한 하나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비교와 대조는 사회현상이나 어떤 상황을 파악하는 데도 유용하다. 한예로 일본의 영토권 주장 문제를 살펴보자. 일본은 우리나라에 대해서 독도에 대한 영토권을 주장하고, 러시아에 대해서는 쿠릴열도에 대한 영토권을 주장하고 있다. 또 중국과는 센카쿠열도에 대한 영토권을 주장하고 있다. 일본이 자국의 영토를 주장하는데, 각국에 대한 일본의 태도는 무척 다르다. 이런 현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각 나라에 대한 일본의 방침

을 각각 비교·대조하여 보면 사태 파악에 유용할 것이며, 일본 주장의 허구성을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대학에서 과제로 주어진 경우의 실질적인 사례를 들어보자.

가령 경제체제와 관련하여 시장경제체제와 계획경제체제의 이해를 위한 리포트를 써야 할 경우, 우리는 두 가지 경제체제가 갖는 경제정책의 기본 방향이나 각 체제의 특징과 장점, 단점 등을 비교 대조함으로써 효율적인 경제체제가 무엇인지, 각각의 체제의 장점과 단점에 따른 보완점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를 통하여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이해와 경제 정책에 대한 정부의 역할까지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교양과목에서 ‘정도전과 정몽주를 비교하라’는 과제가 주어질 경우, 우리는 이들의 성장과정이나 특정 사안에 대한 입장, 학문적 태도와 특성 등을 비교하고 대조함으로써 그

들의 파란만장한 삶과 충의 의미, 고려의 존망과 조선 건국의 불가피성에 대한 새로운 이해에 이르는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또 내각책임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때 우리에게 익숙한 대통령제와 비교·대조를 함으로써 내각책임제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형태나 각 제도의 특징, 장점과 단점 등을 비교하고 대조하여 설명하면 그 이해를 쉽게 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제도를 선택하는 데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 최근의 정부형태로서 언급되고 있는 이원집정부제도 이들과의 비교를 통해서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비교와 대조는 다양한 주제의 글쓰기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특히 두 가지 이상의 대상에서 공통적인 특성을 많이 찾을 수 있다면 비교와 대조는 훌륭한 글쓰기 전략이 될 수 있다.

3) 비교와 대조, 어떻게 할 것인가?

비교와 대조를 위해서는 브레인스토밍의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브레인스토밍은 특정한 주제에 대해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아이디어 창출방법의 하나이다. 주로 광고 제작을 위한 회의에서 사용하는 용어지만, 이 방법은 비교와 대조의 방법을 이용하여 글을 쓸 때도 도움이 된다. 비교와 대조에 있어서 브레인스토밍의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주제를 정할 때 유용한데, 큰 틀에서 쓰고자 하는 글의 화제를 정한 다음, 화제에 포함할 수 있는 작은 주제를 나열한다.

예를 들면, 환경오염에 대한 것을 큰 틀에서의 화제로 삼았다면, 우리는 수질오염·대기오염·토양오염·지구 온난화 등의 화제를 떠올릴 수 있다. 이 중에서 지구 온난화를 글의 주제로 택한다면, 다시 온실효과·오존층 파괴·해수면 상승·생태계 교란 등의 제한된 주제를 떠올릴 수 있고, 그 중에서 온실효과의 방지책으로 대체에너지의 활용을 최종 주제로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주제를 나열하는 것 자체가 브레인스토밍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 적절한 주

제를 선택한 다음, 주제에 적합한 비교대상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의 사례에서 다시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대체에너지의 활용에 대한 것을 주제로 선택했다면 우리는 그 구체적인 대상으로 태양력·풍력·수력을 결정하고 각각에 대해 비교와 대조를 할 수 있다. 이때에도 비교하려는 대상의 특징을 하나하나 무작위로 나열해보는 것이다. 그 다음 공통된 속성이 있는 것끼리 따로 묶어본다. 여기까지 준비가 되면 글쓰기의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이제 차분하게 정리를 해서 초고를 작성한다. 서두에서 내가 이 글을 왜 쓰는가에 대한 설명을 하고, 본론에서 비교와 대조의 방법을 이용하여 대상에 대해 파악하고 정리한다. 마지막으로 비교와 대조의 결과를 보여주고 그 의미를 설명하면 한 편의 글이 완성된다.

비교와 대조의 방법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점을 염두에 둔다. 여기에 나오는 <전략>은 암기의 대상이 아니다. 충분히 이해를 하고 비교와 대조의 방법에 익숙해지면, 좋을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단계 전략 구체적인 내용

쓰기 전에

쓸 대상을 선정하라. 주제를 선택하고, 비교와 대조를 하기에 적합한, (글의 주제와 소재 선택) 공통된 속성을 지니고 있는 소재를 선택한다.

비교와 대조의 목적을 분명히 하라

어느 것이 다른 어떤 것보다 낫다거나, 서로 달라 보이는 것이 실제로는 유사한 것임을 보여주거나, 서로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것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예상 독자를 정하라. 독자의 요구가 무엇인지, 독자의 태도가 어떠한지, 독자의 지식은 어느 정도인지 글을 쓰기 전에 먼저 생각해 두어야 한다.

조직하기

비교 대상의 속성을 나열하라.

- 비교와 대조를 위해 비교 대상의 속성을 나열한다.

- 어떤 기준을 설정하고 그 기준에 따라 속성들을 분류한다.

- 비교 대상이 얼마나 같은지(비교), 비교 대상이 얼마나 다른지(대조), 쓰고자 하는 글이 유사성에 중점을 둔 것인지 차이점에 중점을 둔 것인지, 둘 다인지 생각한다.

핵심 쟁점을 조직화하라.

비교의 방법으로써 ‘한꺼번에 비교하기’와 ‘항목별로 비교하기’의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한다.(다음에 나오는 [전략4] 참조)

초고쓰기

전체적인 구도를 설정하라. 글을 시작하면서 할 말을 정리하고, 단락별 주제문을 포함하여 핵심내용을 정리하라. 글을 끝내면서 할 말을 정리하라.

비교와 대조를 드러내는 비교와 대조를 드러내는 용어(다음에 나오는 [전략5] 참조)를 사용하여 비교와 대조임을 분명히 한다.

고쳐쓰기

수정하고 보완하라. 글의 맥락이 통일을 이루고 있는지, 어떤 것(비교와 대조 중에서)이 이해에 유용한지, 빠뜨린 내용은 없는지, 비문은 없는지 살펴본다.

쓰고 나서

확인하고 교정하라. 오탈자는 없는지, 전체적인 단락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각 단락의 분량은 비슷한지 살펴보고 교정한다.

【전략 1】어느 정도 유사성이 있는 것을 주제로 선택하라.

비교와 대조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각 비교 대상이 공통적인 속성이나 특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비교 대상이 적절한지, 유사성이 있는지 따져보아야 한다.

몸에 착용하는 것을 비교할 때 운동화와 구두는 비교 가능하지만, 운동화와 넥타이의 비교는 곤란하다. 운동화와 구두는‘발에 신는 것’이라는 공통점을 기준으로, 모양·재질·편의성 등 여러 가지 속성들을 비교할 수 있다. 그러나 ‘운동화와 넥타이’는 ‘몸에 착용한다’는 것 이외의 공통적인 다른 속성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는 먼저 비교 대상이 적절한지 따져 보아야 한다. 비교와 대조의 대상은 대상들끼리 공통적인 속성을 가능한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공통적 속성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그 글은 핵심을 놓칠 우려가 있으므로 다른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비교와 대조는 글의 주제를 드러내는데 핵심 전략이 될 수 있으나, 다른 전략이 더 유용한 글쓰기에서는 보조적인 방식으로 쓸 수도 있다.

【전략 2】목적에 집중하라.

비교와 대조를 할 때 중요한 것은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것이 다른 어떤 것보다 낫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인지, 서로 달라 보이는 것이 실제로는 유사한 것임을 보여주려는 것인지 또는 서로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인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비교와 대조가 단순한 비교와 대조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비교와 대조를 이용한 글쓰기에서 대학생들이 흔히 하는 실수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부분이다. 비교와 대조를 열심히 하고 나서 마지막에 ‘~한 차이점이 있다’또는 ‘~한 공통점이 있다’로 끝맺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큰 의미가 없다. 비교와 대조는 비교와 대조를 통하여 가치를 판단하고, 무언가를 결정하고,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식이다. 단순하게 비교만 해놓으면 식당 앞에 진열해놓은 이미지 음식처럼 그것을 맛볼 수도 없고, 먹을 수도 없다. 따라서 비교와 대조를 할 때는 비교와 대조를 해보았더니 ‘무엇이 어떠하다’라는 결과를 밝혀야 한다. 중요한 것은 비교와 대조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결과물이다. 그것이 가치의 문제이든, 선택의 문제이든 마찬가지이다. 넥타이를 비교하고 대조한다는 것은 결국 그 중의 하나를 구입하고자 하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열심히 비교·대조해 놓고 상점을 그냥 나오면 우리는 목적을 달성했다고 볼 수 없다.

【전략 3】대상의 속성을 나열하라.

쓰고자 하는 글의 목적과 대상, 주제가 정해지고 나면 비교 대상의 속성을 따져 보아야 한다. 비교 대상의 특징이 무엇인지 그 특징들을 하나하나 나열하고 비교 대상 A와 B의 속성들을 견주어 보아야 한다. 어떤 것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지 따져 보고 필요하다면 더 많은 속성들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비교하려는 대상들의 속성을 가능한 많이 나열한다. → 어떤 기준을 설정하고 그 기준에 따라 속성들을 분류한다. → 비교에 따른 의미를 부여한다.

【전략 4】핵심 쟁점을 조직화하라.

비교와 대조를 위해 대상의 속성을 나열하고 기준을 내세워 분류한 다음에는 그것들을 조직화해야 한다. 조직화하는 방법에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한꺼번에 비교하기’이고 다른 하나는 ‘항목별로 비교하기’이다. 전자는 비교대상 A와 B가 있으면 먼저 A와 관련한 모든 특성을 언급하고 그 다음에 B와 관련한 모든 특성을 언급하여 한꺼번에 비교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후자는 대상 A의 첫 번째 특성과 대상 B의 첫 번째 특성을 비교하고 이어서 대상 A의 두 번째 특성과 대상 B의 두 번째 특성을 비교하는 방식이 다. 바꿔 말하면 한꺼번에 비교하기는 A의 모든 특성(a1, a2, a3)을 모두 나열한 다음 그에 상응하는 B의 모든 특성(b1, b2, b3)을 나열하는 방식이고 항목별로 비교하기는 A와 B의

특성을 (a1, b1), (a2, b2), (a3, b3)처럼 기준에 따라 각각 묶어서 나열하는 방식이다.

이때 유의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대상 A에서 언급한 내용은 가능한 대상 B에서도 언급하는 것이 좋다. 둘째, 대상 A에 관련된 내용의 순서는 대상 B의 경우에도 그대로 지키는 것이 좋다. 셋째, 대상 A를 언급한 부분과 대상 B를 언급한 부분의 분량은 비슷한 것이 좋다.

【전략 5】비교와 대조를 드러내는 명백한 용어를 사용하라.

다음 단계는 본격적으로 글을 쓰는 단계인데, 이때 비교와 대조를 알 수 있는(명백한 전환을 나타내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위의 과정을 거쳐 비교와 대조가 잘 이루어졌다고 해도 독자가 글쓴이의 생각의 흐름을 순조롭게 따라올 것이라 장담할 수는 없다.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글쓴이의 비교·대조 방법이 차이점을 드러내는 것인지 유사

점을 드러내는 것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용어들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를 테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비교 - 같은 방식으로, 비슷하게, 마찬가지로, 또한

대조 - 그러나, 그렇지만, 반면에, 대조적으로, 이와는 달리

【전략 6】초고가 마련되면 전략을 점검하고 수정하라.

초고가 마련되면 비교와 대조의 방법을 잘 사용하였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다음의 내용을 중심으로 자신이 쓴 글의 방법을 점검해 보고 수정 및 보완할 것이 있는지 확인해 보자.

■ 전체적인 의미와 구조 점검

비교와 대조의 방법을 사용하기에 적합한 주제인가?

대상들 사이에 비교할 만한 속성들이 충분히 있는가?

전체 글이 ‘한꺼번에 비교하기 ’방법이나 ‘항목별로 비교하기’방법에 의해 잘 조직되었는가?

각각의 대상에 대해 같은 특징들이 검토되었는가? 그 특징들은 같은 기준이 적용되었는가?

더 나은 비교와 대조를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는 없는가? 삭제해야 할 부분은 없는가? 중요한 요소를 놓치지는 않았는가? 유사점과 차이점이 잘 강조되고 있는가?

■ 단락 수정 및 보완을 위한 점검

자신이 쓴 글에서 한꺼번에 비교하기 방법을 사용했다면 한 대상에서 다른 대상으로 바뀌는 단락은 어디인가?

만일 항목별로 비교하기 방법을 사용했다면 단락마다 대상들이 일관되게 바뀌고 있는가?

자신이 쓴 글이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사용했다면 한 방법에서 다른 방법으로 바뀌는 단락이 어디인가? 바뀌는 지점이 혼란스럽지는 않은가?

(지금 논의하고 있는) 대상들 사이의 차이점과 유사점을 알아보기 쉽게 만들어 주는 용어가 사용된 지점은 어디인가?

■ 문장과 어휘의 수정 및 보완을 위한 점검

비교와 대조를 나타내는 용어를 너무 많이 사용하여 어색해지거나 딱딱해진 부분은 없는가?

4) 이렇게 읽고 생각하고 쓰자.

<활동 1>

앞서 말했듯이, 비교와 대조는 결국 이해(사고의 확장)와 선택(결정)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둘은 명백히 구별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드러나기도 한다. 다음의 글은 자유와 평등이 충돌했을 때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자유와 평등은 우리가 추구해야 할 중요한 가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두 가지가 충돌한다면? 다음 글에서 비교와 대조의 방법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해 보자.

애덤 스미스의 자유주의와 밴담의 공리주의에 대한 비판은 결국 평등의 가치를 중시하는 사회주의를 요청한다. 유럽의 지식인들은 자유와 평등을 양립할 수 없는 대립물로 간주했다. 자본가 계급의 이해를 대변하는 이들은 경제의 효율을 추구하는 것을 합리적 행동으로 간주했고, 효율을 위해서 자유로운 경쟁을 자연법칙으로 내세웠다. 그 결과 발생하는 사회의 불평등은 아프리카 초원에서 벌어지는 약육강식처럼 불가피

한 현상이다.

이에 반해 노동자 계급의 이해를 대변하는 이들은 경제의 형평을 추구하는 것을 정의로운 행동으로 간주했고, 형평을 위해서 사회적 연대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그 결과 발생하는 경제의 비효율이나 노동자의 게으름은 부차적인 문제였다. 자유냐 평등이냐? 자유는 불평등을 낳고 평등은 자유를 제약하고, 어쩌자는 것이냐?

여기에서 자유와 평등의 조화로운 해결을 도모하는 롤스의 정의론이 등장한다. 그가 제시한 정의의 첫째 원칙은 매우 간결하다.

“모든 사람은 기본적 자유에 대하여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

모든 사람은 전체 사회의 복지라는 명목으로 유린될 수 없는, 불가침의 권리를 갖는다. 정의는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소수의 자유를 뺐는 것을 거부한다. 정의가 보장하는 권리는 정치적 거래나 사회적 이득에 의해 침해될 수 없다. 이론이 아무리 치밀하고 간명해도 그것이 진리가 아니라면 폐기되어야 하듯이, 제도가 아무리 효율적이고

정연해도 그것이 정당하지 못하면 폐지되어야 한다. 인간 생활의 제1덕목으로서 진리와 정의는 지극히 준엄한 것이다.우리는 전체의 공익을 위하여 개인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모든 사람은 인간의 자유, 기본권을 동등하게 누려야 한다. 그런데 자유는 필연적으로불평등을 낳는다. 그렇다면 자유로운 경쟁이 초래하는 불평등을 어디까지 용인할 것인가?

만일 불평등이 싫어 절대 평등을 추구한다면, 이는 개인의 자유를 억제하게 될 것이다.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면 그만큼 사회는 답답해진다. 의대생이 의사가 되길 포기할 것이며, 배우 지망생이 배우가 되려는 노력을 포기할 것이다. 절대적 평등은 창의적 활동을 유발하는 동기를 억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모두의 손실을 초래한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불평등은 존중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사병과 장교의 불평등을 어디까지 용인할 것인가? CEO와 평사원의 불평등을 어디까지 용인할 것인가? 장교와 CEO를 우대함으로써 그들이 기여하는 국방력의 강화, 경영 능력의 증대가 불평등한 대우 때문에 병사와 평사원이 겪는 고통을 상쇄하는 선에서 차별 대우를 용인하면 될 것이다. 단, 누구나 장교가 될 수 있고 누구나 CEO가 될 수 있는 기회는 보장되어야 한다.

- 황광우,「자유와 평등,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철학 콘서트』

① 이 글에서 말하는 자유와 평등이 서로 대립적이라는 관점에 동의하는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관점에서 자신의 견해를 말해보라

② 자유와 평등에 대한 각각의 속성들을 찾아보고, 비교의 기준이 무엇인지 도표로 만들어 보라.

기준 자유 평등

③ 대체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문제는 옳은 가치와 옳은 가치가 부딪칠 때 발생한다. 사실 옳은 가치와 그릇된 가치가 부딪치면 선택은 어렵지 않다. 옳은 가치라고 판단하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또는 그릇된 것인 줄 알지만 어쩔 수 없이 선택할 경우도 있다. 우리를 곤란하게 하는 것은 늘 옳은 가치와 옳은 가치가 부딪칠 때 발생한다. 자유와 평등은 옳은 가치의 대명사와도 같은 것이다. 자유를 추구하고 평등을 추구하는데 그것이 잘못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 그것이 부딪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럴 때의 해결방식은 무엇일까? 이 글에서는 자유와 평등의 가치가 부딪치는 것을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가?

④ 자유의 범위 안에서 혹은 평등의 범위 안에서 각각 충돌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자신의 경험을 되살려 일상생활에서 자유가 충돌했을 때의 경우를, 혹은 평등의 행동이 충돌했을 때의 경우를 비교와 대조의 방법을 이용해 간단히 정리해 보라.

<활동 2>

아래의 글은 학생들이 쓴 글 가운데 뽑은 것이다. 아래의 글을 읽어보고 다음의 질문에 답해 본다면 비교와 대조의 유용성에 대해 좀 더 확실하게 알게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관리하는데 있어서 편하다는 이유로 아파트에 살기를 원한다. 반면 에 단독 주택은 관리를 개인이 해야 하기 때문에 돈도 많이 들 뿐더러 귀찮기까지 하다. 아파트는 어느 정도의 관리비만 내면 난방시설, 보안, 분리수거 등 많은 것들을 해준다. 그렇지만 단독 주택은 개개인이 다 해야 한다. 나도 지금 아파트에 살고 있기 때문에 따로 귀찮게 관리를 하는 일이 없어서 얼마나 편리한지 알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는 공동생활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많은 것들을 포기한 체 살아야 한다. 한창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은 집에서 신나게 뛰어노는데 부모님들은 인터폰이 울릴까봐 아이들이 집에서 뛰지 않도록 꾸짖는다. 반면에 단독 주택은 개인생활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뭘 하든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특히 음악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밤늦게까지 연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공동생활을 하는 것보단 개인생활을 더 선

호 할 것이다.

아파트에서도 단독 주택에서도 애완견을 기를 수 있지만 아파트의 경우에는 강아지가 너무 심하게 짖게 되면 윗집과 아랫집의 눈치를 봐야 한다. 위와 아래의 주인들이 소리에 민감한 사람들이라면 인터폰으로 뭐라고 할 수도 있고, 심한 경우에는 직접 집까지 찾아와서 뭐라고 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서로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다. 주인 입장에서는 강아지가 짖는 것이 당연하고 말도 안 듣는 것이 당연한데, 이웃 사람들은 그런 걸로 뭐라고 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단독 주택에서는 강아지가 마음대로 짖어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

단독 주택은 앞마당도 있기 때문에 강아지가 마음대로 뛰어다닐 수도 있고 자기가 원하는 나무, 꽃을 심을 수 있고 조금한 연못을 만들어도 되고 앞마다에 원하는 건 무엇이든지 해도 된다. 물론 아파트 베란다에서 꽃을 키울 수도 있고 인공 연못을 설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땅속에 심어져 있는 꽃과 화분에 꽃은 보기부터가 다르고 햇빛이 잘 들어서 더 잘 자랄 수 있다. 즉 자연과 더 조화를 잘 이루면서 살 수 있다. 산에 피는 꽃과 나무는 인간이 물을 주거나 관리하지 않는데도 잘 피고 자라난다. 반면에

화분에 꽃은 관리를 하는데도 쉽게 시들고 죽는다. 자연은 어쩌면 인간의 손길을 두려워하는 지도 모른다.

단독 주택과 마찬가지로 아파트도 원하는 구조로 내부를 수리 할 수 있다. 하지만 수리 과정에서 이웃들에게 피해를 주고 또 공고문을 붙여야 되고 사람들이 없는 시간에만 수리를 할 수 있다. 집주인인 당사자가 자기가 편한 시간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이웃 사람들이 괜찮아 할 시간에 맞춰서 자기의 집을 수리한다. 반면에 단독 주택은 밤이나 아침이나 원하는 때에 자기가 편한 시간에 맞춰서 수리를 할 수 있다. 단독 주택은 집주인이 원하는 시간을 제공해 준다.

단독 주택은 아파트와는 다르게 외부구조도 원하는 형태로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아파트는 내부는 가능 할지라도 외부는 불가능하다. 아파트의 겉모습은 일란성 쌍둥이처럼 다 똑같다. 단독 주택은 집주인의 개성을 한껏 나타낼 수 있다. 지붕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지붕의 모양을 바꿀 수도 있고, 벽의 색깔이 마음에 안 들면 원하는 색으로 칠 할 수도 있다. 아파트는 집주인의 개성을 보여주기가 너무 힘들다. 집안으로 초

대해야만 자신의 개성을 보여줄 수가 있다. 주인의 개성을 보여 주는 자기만의 집이 진실한 집이 아닐까 생각한다.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들을 따라 하는데 바쁘다. 남들이 입는 옷을 입고, 심지어 단지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직업이기 때문 자기한테 맞지도 않은 직업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다. 요즘은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보여주는 사람이 정말 드물다. 어쩌면 모두가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도 남들을 따라가기 위함인 것 일 수도 있다.

나는 단독 주택에서 내가 기르고 싶은 꽃을 기르고 내가 원하는 외부와 내부로 집을 수리하고 싶다. 그리고 이웃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친한 친구들을 초대해서 홈파티도 열고 싶다. 집이란 곳은 집 주인에게 제일 편한 곳이어야 하는데 이웃들의 눈치를 보는 불편한 곳에서 살기 싫다. 나는 나만의 색깔이 묻어있는 단독 주택에서 살고 싶다.

- 학생글,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차이」

① 이 글의 주제는 무엇인가? 그 주제가 비교와 대조의 방법을 통해 잘 드러났다고 보는지 평가해 보라.

② 비교와 대조의 관점에서 이 글의 주제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 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잘 찾아지지 않는다면, 아래의 도표의 빈칸을 채워보자. 기준 항목은 임의로 정할 수 있고, 따라서 도표의 칸 수도 달라질 수 있다,

기준 아파트 단독주택

③ 2번 항목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통해 글을 다시 쓴다면 어떻게 고칠 것인가?

④ 현실적으로 대학 진학과 동시에 집을 떠나 학교 근처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많다. 그들은 대개 자취, 하숙, 기숙사 생활 등 각기 다른 주거 형태를 선택하여 생활한다. 위의 질문에 대한 대답과 인용문을 참고로 하여 <대학생들의 주거 형태>에 대한 글을 써 보라.

<활동 3>

다음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여 자신만의 글을 써 보자.

① 특징적이고 전형적인 두 인물을 선택하여 비교하는 글을 써보라. 이백과 두보, 닉슨과 케네디 등 비교할 만한 역사 속의 인물이어도 좋고, 소설 속의 인물이어도 좋다. 혹은 강호동과 유재석처럼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개그맨이나 가수 등 유명인을 비교해도 좋다.

② 본문에서 설명한 비교와 대조를 이용한 글쓰기 방법에 따라 각자 한편의 글을 써보자. 주제는 아래에 사례로 든 주제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도 좋고, 각자 자유롭게 정해도 무방하다.

<비교와 대조를 이용한 글쓰기 과제의 주제 사례>

-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

- 공부의 스타일(개인 발표와 조별 발표 또는 도서관의 오픈 좌석과 폐쇄형 좌석의 선호)

- SNS를 사용하는 이의 태도(적극적 활용과 소극적 활용)

- 개인 주택(땅집)과 아파트

- 대형 쇼핑몰과 동네 가게

- 돈에 대한 두 가지 태도

- 두 개의 강의실 분위기

- 스포츠 팀의 과거와 현재

- 극장에서 영화보기와 집에서 TV로 영화보기

- 결혼과 동거

- 소설 속 인물의 비교

- 현재 사는 곳과 살고 싶은 곳

▣ 초고를 쓴 후에, 다음 내용들을 점검하라.

활동 항목 점검 점검 후 수정 및 보완 사항

예상 독자를 고려했는가?

글의 목적이 잘 드러나는가?

글의 목적을 드러내는 데 비교와 대조의 전략이 유용했는가?

글의 목적을 드러내는 데 비교와 대조의 전략이 제대로 구사되고 있는가?(79쪽의 글상자를 참조하여 점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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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표현이 적절한가?(부적절한 단어, 모호한 표현은 없는지 점검하라)

각 단락은 적절한가?(각 단락의 분량이 비슷한지, 단락의 순서가 바뀐 곳은 없는지 점검하라)

주제에서 벗어난 단락은 없는가?

맞춤법, 띄어쓰기, 문장부호 등은 틀린 곳이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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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과와 영향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현상과 사건을 경험한다. 먹구름이 짙게 낀 어느 날 길을 걷다가 갑작스러운 소나기를 만나는 수가 있다. 그 순간 우리는 생각한다. ‘소나기가 갑자기 마구 쏟아지네’, ‘오늘은 이상하게도 마음이 우울하군! ’이러한 결과에 대하여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걸까? 또한 우리는 프로야구 경기를 보면서 ‘올해는 왜 투수들이 저렇게 난타를 당할까?’라고 그 원인을 분석하게 된다. 또한 선거에서 야당의 압승을 보고 향후 정치적 영향을 예측해 볼 수도 있다.

위에서 벌어진 현상과 사건을 단순히 우연이라고 볼 수 있을까? 어떤 것은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일어난 사건이지만 다른 어떤 것은 ‘나’의 심리와 연관된 경험이다. 또 어떤 결과는 그 원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우리 주위의 여러 사건은 그 원인이 있거나 그 결과로 말미암아 어떤 영향을 드러내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어떤 현상, 사건에 대한 그 원인과 그 영향을 살펴보는 것은 한 편의 글을 쓰는 과정에서 필수적이고 유효한 지적 훈련이다.

1) 인과란 무엇인가?

우리는 위의 현상과 사건을 경험하면서 다음과 같은 물음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 소나기는 갑자기 왜 내린 것일까?

- 잘 가던 두 차는 왜 접촉사고가 난 걸까?

- 올해 프로야구는 대체로 투수들의 무덤이네. 이후에 그 영향은 어떻게 될까?

- 올해도 물가는 고공행진이구나. 그 이유는 무엇인가? 향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우선 우리는 현상과 사건을 경험한‘나’의 입장에서‘왜’에 대한 답을 구해 볼 수 있다. 또한 그러한 결과를 직접 경험하지 못한 독자의 관점에서‘왜’에 대한 답을 추론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그러한 결과로 어떤 영향이 펼쳐질 것인가에 대한 예측을 해 보기도 한다.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각각의 원인과 결과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화자들은 다양한 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아까 천둥 소리가 요란하더니 소나기가 결국 내렸구나.

갑작스런 소나기 때문에 두 차가 접촉 사고가 났네.

프로야구에서 투수들의 난조는 내년에 외국인 투수 보강의 결과로 이어지겠군.

물가 인상의 원인은 원재료값 상승 때문이야. 서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지겠네.

위의 예를 통해서 우리는 원인을 분석하고 결과를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다. 원인을 따져 보면 결과의 결론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원인’에 대한 진단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음을 위의 사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어떤 결과가 향후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로 말미암아 새로운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하나의 현상을 통해서 그 원인이 드러나고 그 현상에 따른 영향이 예측되기도 한다.

인과와 영향은 무엇인가? 그것은 어떤 결과를 일으킨 근본적 원인이고 결과가 다른 것에 미치는 일이다. 이러한 두 관계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한 쌍이며 상호의존적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인과는 항상‘관계’또는‘법칙’이라는 단어와 어울리게 된다. 예컨대, 인과 관계, 인과 법칙(인과율) 따위가 그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인과’라는 개념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정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편의상 ‘인과’와 ‘영향’을 한데 묶어 관례적으로 사용해 온‘인과’로 통일하여 부르기로 한다.

- 인과 : 원인과 결과 또는 그 영향.

- 인과 관계 : 한 현상이 다른 현상의 원인이나 그 영향이 되고, 그 다른 현상은 이전 현상의 결과나 그 영향이 되는 관계.

인과적 글쓰기를 우리는 일반적으로 인과 분석이라고 부른다. 그것은 무엇과 다른 무엇을 연관 짓고 관계를 맺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에 바탕을 두고 있어서 인과 분석은 가장 일반적인 글쓰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정의를 바탕으로 생각해 본다면 우리가 글을 쓰는 과정에서도 ‘인과’의 문제는 필연적으로 드러나게 마련이다. 내가 진술한 문장, 내가 구성한 단락, 내가 완성한 한 편의 글에서 우리는 다양한‘인과’의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왜 글을 잘 못 쓸까?’라는 의문문을 접한 사람들은 왜 글을 잘 못 쓰는지 그 이유를 화자에게 되물을 수 있다. 또한 위의 의문문을 평서문으로 바꾸어 진술하면 ‘나는 글을잘 못 쓴다.’ 정도가 될 것인데 이 평서문만으로는 완결된 의미 구성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인과는 그런 의미에서 어떤 사건이나 현상을‘원인과 결과 또는 결과와 그 영향’에 초점을 맞춰 유기적으로 조직된 구성이어야 한다.

인과는 다양한 내용 전개 방법 중 시간성과 연관이 있다. 분석, 묘사, 분류(구분), 비교와 대조, 유추, 정의, 예시 따위가 대체로 시간성이 배제된 정태적 방법의 내용 전개 방법이라면 ‘인과’는 서사, 과정 등과 함께 대표적인 동태적 내용 전개 방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원인을 분석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사고 작용은 모두 시간의 변화에 따른 어떤 현상의 변화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서사 및 과정과 밀접한 연관을 맺는다.

인과는 또한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원인이 결과가 될 수도 있고, 결과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인과의 방법으로 글의 내용을 전개할 때에는 원인을 먼저 제시한 다음에 결과를 제시할 수도 있고, 결과를 먼저 제시한 다음에 원인을 나중에 드러낼 수도 있

다. 그 제시 순서와 관계없이 논리학에서는 사건이나 현상의 원인을 ‘전제’로 ‘결과’를 결론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 인과는 ‘원인과 결과’가 유기적으로 조직된 구성이어야 한다.

- 인과는 서사, 과정 등과 함께 대표적인 동태적 내용 전개 방법이다.

- 인과는 또한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원인이 결과가 될 수도 있고, 결과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2) 인과는 왜, 언제 필요한가?

세상에는 독립적으로 자신의 삶을 영위해 가는 존재들이 많다. 심지어 암수의 구별이 분명한 동물의 세계에서도 암컷끼리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종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보편적이지 않다. 그 반면에 인간은 독립적으로 살아가기도 하지만 불가피하게 다양한 관

계 속에서 자신의 삶을 꾸려간다. 자기 독립성과 관계 의존성이 동전의 양면처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효과적으로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 이용되는 ‘인과’도 같은 이치다.

인과적 글쓰기는 다양한 글에서 드러난다. 설명하는 글쓰기뿐만이 아니라 설득하는 글쓰기에서도 인과적 글쓰기는 유효하다. 전자의 경우에 인과는 ‘이유와 진술’의 구성이 될 수 있고 후자의 경우는 ‘근거와 주장’의 구성을 이룰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글의 전개 방식을 이용하면 글이 체계적이 된다는 점에서 ‘원인과 결과’또는 ‘원인과 영향’의 유기적 구성을 이루는 글은 여러 면에서 유용하면서 필수적이다.

예상하지 못한 선거 결과를 분석하는 논문, 낮은 학업 성취도를 영양 부족과 연결짓는 리포트, 감세의 영향을 분석한 사설이나 논평, 한류 열풍이 가져다 준 영향에 대한 문화 비평, 자동차 급발진의 원인에 대한 분석 보고서 등이 모든 것이 인과적 글쓰기의 예들이다. 이러한 인과적 글쓰기는 원인을 파헤쳐 그 영향을 예상할 수 있다. 인과 분석은 우리의 경험을 독자가 이해하도록 도움을 주는 동시에 우리의 경험 세계를 해명하는 데 자의적이지

않은 장치로 기능한다. 그리고 그것은 혼란스러운 경험 세계를 분명하게 정돈하는 글쓰기가 될 수 있다.

인과 분석을 위해서 우리는 현상이나 사건에 대한 원인의 종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원인에는 직접 원인과 간접 원인이 있다. 직접 원인은‘가장 가까운 원인’이고 간접 원인은 직접 원인의 원인에 해당하는 것으로‘보다 먼 원인’으로 부를 수 있다. 글을 읽는 과정에서 우리는 어떤 결과에 대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그 원인은 결과(결론) 바로 앞에 분포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한 편의 글을 읽을 때 우리는 전체 맥락 속에서 그 결과에 대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 때로는 원인이 글의 서두에 있기도 하고 때로는 글의 말미에서 비로소 드러나기도 한다. 따라서 인과 관계를 구성하고 있는 글을 파악하고자 할 때는 결과에 대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살피기 위해서 거시적인 읽기가 필요하다.

또한 초점의 변화가 글 전체의 원인과 결과를 바꿔놓는다. ‘지진-해일-건물 파괴’의 관계에서 직접 원인과 간접 원인을 생각해 보자.

전 초점 후

원인 상황 결과

지질구조 지진 해일

전 초점 후

원인 상황 결과

지진 해일 파괴

전 초점 후

원인 상황 결과

해일 파괴 회사 폐업

직접 원인과 간접 원인 이외에도 필수 원인, 기여 원인, 충분 원인이라는 다른 종류의 원인이 있다. 필수 원인은 결과를 발생시키기 위해서 반드시 존재해야 하지만 그 원인 자체만으로 결과를 발생시키지는 못하는 원인이다. 예컨대 물은 해일을 발생시키는 필수 원인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결과를 발생시킬 수 없다.

기여 원인은 결과를 만들어내지만 그 원인 하나만으로는 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없는 원인이다. 꾸준한 훈련은 운동선수가 성공하는 기여 원인에 해당한다. 그러나 운동선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여 원인뿐만이 아니라 체력이라는 필수 원인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래야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된다.

충분 원인은 그 원인 자체만으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원인이다. 심장마비는 사망의 충분 원인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원인은 충분 원인이 아니라 필수 원인과 기여 원인이 합

쳐진 것들이다. 충분 원인이 아닌 원인들을 설명할 때는 반드시 그 원인들이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

인과적 글쓰기는 글의 장르에 따라서 달리 실현될 수 있다. 따라서 어떤 인과적 글쓰기를 할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소개서를 쓰는 경우, 기행문을 쓰는 경우, 비평문을 쓰는 경우, 과학적 글쓰기를 하는 경우 글의 특성에 맞게 인과 관계를 한 단락, 한 편의 문장에서 구현해야 한다. 또한 결과를 도출하고자 할 때 어떤 원인을 사용하여 글을 쓸 것인가도 글의 장르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그 점에 유의하면서 사고하고 말하는 것이 효과적인 인과적 글쓰기를 시작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만약에 인과 관계를 밝히는 한 단락의 글을 쓰고자 할 때는 원인을 출발로 삼을 것인지 아니면 원인을 마무리로 구성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전자의 경우는 문장 구성에서 뒷받

침 문장(원인) - 중심 문장(결과)의 형식이 될 것이고 후자의 경우에는 중심 문장(결과) - 뒷받침 문장(원인)으로 조직될 수 있다. 인과 분석에서 현상이나 사건의 영향을 밝히는 한단락의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이다. 그것은 뒷받침 문장(결과-현상, 사건) - 중심 문장(영향)이나 중심 문장(영향) - 뒷받침 문장(결과-현상, 사건)으로 구성된다.

주목할 것은 반드시 뒷받침 문장이 중심 문장 뒤에 나올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 뒷받침 문장은 중심 문장 앞에 나와서 소주제문의 이유나 원인이 되거나 소주제문의 전제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한 단락을 형식적으로 구성할 때, 중심 문장이 먼저 나오고 뒤에 뒷받침 문장이 나와서 진술되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단락 구성은 연역적이어도 좋고 귀납적이어도 좋다.

우리가 한글을 받들고 존중해야 할 곳은 바로 교육 현장이나 공익을 앞세우는 곳에서다. 역사적 문화재 앞에서 문자 ‘한글’에 매몰되어 역사적 한자를 외래어로 취급하여 지나칠 정도로 시비를 거는 건 너무도 배타적이다. 서구의 학문적, 문화적 전통이 라틴어와 무관하지 않듯이 우리의 문화적 전통 역시 한자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한자는 의사소통의 도구로만 이해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 우리 문화와 함께 숨 쉬었던 문화적 상징체계이다. 그것은 문화를 담고 문화를 전달하고, 문화 그 자체였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광화문의 현판 ‘光化門’을 문자로만 봐서는 안 된다. 따라서 광화문 현판은 한글‘광화문’에서 한자 ‘光化門’으로 교체되는 것이 마땅하다.

- 이상혁, 「'광화문'연가와 ‘光化門’연가」

위에서 제시된 한 단락의 짧은 에세이에서 우리는 필자의 주장(결과/결론)과 그 이유(원인)를 찾을 수 있다. 위의 에세이는 글쓴이의 의도와 생각을 분명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의 단락에서 우리는 “광화문 현판은 한글 ‘광화문’에서 한자 ‘光化門’으로 교체되는 것이 마땅하다”는 표현을 통해서 이 글의 중심 문장 또는 소주제문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결론 또는 글의 결과에 대한 원인 또는 이유를“그 한자는 의사소통의 도구로만 이해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 우리 문화와 함께 숨 쉬었던 문화적 상징체계이다”라는 표현으로 대응해 볼 수 있다. 이 경우는 인과적 글쓰기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그 목적은 설득적 접근에 해당한다.

3) 인과,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절에서는 위에서 이미 익힌‘인과’의 개념을 바탕으로 인과를 활용한 인과적 글쓰기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수행되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다른 글쓰기와 마찬가지로 글쓰기의 준비 단계, 본단계, 마무리 단계로 나뉠 수 있으며 각 단계에서 필자가 고려해야할 요소를 점검하고 그것을 통해서 인과적 글쓰기의 절차를 이해하도록 하자. 인과적 글쓰기의 단계는 다음과 같다.

쓰기 단계 전략 구체적 내용 생성

쓰기 전에

- 브레인스토밍, 밑그림을 그려라. 자유롭게 써라.

- 인과적 글쓰기의 초점을 결정하라.

- 인과적 글쓰기의 목적을 결정하라.

- 쓸 주제 결정하기

- 원인 중심 또는 결과(영향 및 효과) 중심 글쓰기 결정하기

- 정보, 설득 등 글의 성격 결정하기

조직하기

- 감당할 수준으로 주제를 좁혀라.

- 원인 중심 또는 결과(영향 및 효과) 중심, 인과 중심 중 어느 방향으로 다룰 것인지 언급하기

- 원인과 결과를 엄밀하게 분석하라. 인과적 오류를 피하라.

- 상관성(연관성)과 인과 관계를 구별하라.

- 인과의 고리를 알아내기

- 1차 및 2차 원인을 찾아내기

- 직접 및 간접 원인 고려하기

- 근거를 어떻게 배열할 것인지 결정하라.

- 근거를 시간적 또는 중요도 순서에 따라서 배열하기

초고쓰기

- 위의 내용을 바탕으로 집필하라.

- 분명하고 명확한 다른 근거를 준비해 두기

고쳐쓰기

- 독단적·절대적 표현을 배제하라.

- 글 수정 체크 리스트를 점검하라.

-‘거의, 아마도와 같이 절대적이지 않은 표현을 사용하기

-‘확실한, 의심의 여지없는’등과 같은 단정적인 표현 피하기

쓰고 나서

- 글의 전체적인 체계를 점검하라.

- 글의 제목, 각주, 단락 점검하기

- 어문규정이나 정서법 확인하기

【전략 1】인과적 글쓰기를 위해서 분석 목적에 집중하라.

인과적 글쓰기를 위해서 우선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글의 전반적인 목적에 집중하는 것이다. 인과적 글쓰기를 하더라도 글의 목적에 따라서 글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자동차 급발진’이라는 현상에 대한 인과 분석을 한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최소한 세 가지 목적에 따라서 인과 분석은 달라질 수 있다. 그 세 가지는 대체로 다음과 같다.

① 정보적 인과 분석 : 자동차 급발진의 원인이‘차량 결함’이라는 사실에 주목

② 설득적 인과 분석 : 자동차 급발진에 따른 소비자 인명 피해 결과는 자동차 회사뿐만이 아니라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그 문제에 개입해야 함을 강조.

③ 추론적 인과 분석 : 자동차 급발진에 따른 언론 보도가 특정 자동차 회사 판매량 추이에 어떤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예측하는 데 초점을 둠.

‘아동 학대’라는 하나의 주제에 대한 인과 분석은 그 사건을 어떤 시선에서 바라볼 것인가에 따라서 글쓰기의 양상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아동 학대 원인이‘대물림’이라는 사실

에 주목한다면 원인에 대한 정보를 분석한 글이 될 것이고, 사회복지사나 법원 등이 보다 적극적으로 그 문제에 개입해야 함을 강조하는 글이라면 인과 분석을 통한 설득적 대안을 마련한 글에 해당한다. 또한 언론 노출과 관련하여 향후 아동들의 정서 발달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 것인가를 예견하는 글쓰기라면 그것은 사건에 대한 영향을 추론적으로 분석한 인과적 글쓰기의 한 예가 될 것이다. 이렇듯 인과적 글쓰기는 그 분석 목적에 따라서 글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또다른 예로‘일부 직장인들의 ‘일 중독’현상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라는 주제는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자. 직장인의 ‘일 중독’원인을 한국 사회의 ‘경쟁시스템 만연’에서 찾는다면 정보적 인과 분석의 방향이 될 수 있지만 일부 직장인들의 ‘일중독’ 결과가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판단될 때 각 기업이나 사업체에서 심리학자의 상담 및 주어진 휴가 의무 사용 권고를 제안하는 글은 설득적 인과 분석이 될 수 있다. 추론적인 인과 분석을 한다면 이러한 ‘일 중독’현상의 영향이 청소년에게 지나치게 학업을 강요하거나 사회 전체가‘인간성 상실과 물질주의’라는 부정적 경향으로 흘러갈 수 있음을 예측하는 글로 완성될 수도 있다.

【전략 2】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주제를 좁혀라.

어떤 글이든 자신의 깜냥에 맞게 써야 한다. 터무니없이 포괄적이거나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주제를 잡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인과적 글쓰기의 경우도 마찬가지에 해당한다. 인과적 글쓰기를 위해서는 현상을 분석하면서 어떤 목적에 집중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이 글을 읽을 독자를 고려하여 적정한 내용과 수준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예컨대, ‘한국사회에서 부는힐링의열풍’에대한인과적 글쓰기를 할때, ‘신자유주의와 힐링의 문제, 힐링과 프로이트 심리학의 상관 관계’ 등의 주제를 잡는 것은 지나치게 전문적이고 능력 밖의 일이다. 그것을 읽는 전문가 독자(교수)를 고려한 것일 수 있으나, 이제 본격적으로 글을 쓰는 대학 신입생의 인과적 글쓰기 주제로는 그 범위와 내용이 포괄적

이면서 적절치 않다. 따라서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주제를 좁혀 글쓰기를 하는것이 훨씬 구체적이고 생산적이다. 한국 사회에서 부는 ‘힐링의 열풍’이 나에게도 요구된다면, 그것은 어떤 이유에서 그러한지 자신의 현실을 되돌아보며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정리해 보는 글이 대학생들에게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주제가 될 것이다.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겪는 ‘한국어 소통 장애’에 대하여 ‘아동의 모어 습득 이론’과 연계하여 그 원인과 영향 파악해 보는 글이라면 이 글은 대학원 수준의 논문 주제에 해당하기 때문에 대학생의 능력을 넘어선다. 오히려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겪는‘한국어 소통 장애’에 대한 환경적 원인 분석에 대한 글이 학생들에게는 훨씬 더 인과적 글쓰기로써 적당한 수준이다.

【전략 3】글의 목적과 독자를 위해서 그 내용과 어조를 적절하게 선택하라.

하나의 현상에 대해 인과 분석을 위한 글쓰기는 두말할 나위도 없이 독자와 그 내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아동 학대’현상이나 사건에 문외한이거나 관심이 없는 독자를 대상으로 인과적 글쓰기를 한다면 그 원인 분석을 위해 그 현상에 대한 주의 환기나 관련 사건의 다른 예를 열거하면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 내용에 대한 수준은 학술적이거나 글의 형식을 갖춘 글쓰기를 하는 것보다 좀 더 쉽게 대중적인 글쓰기에 초점을 맞추는 에세이가 더 설득적이다.

또한 ‘아동 학대’ 문제를 이성적이거나 논리적으로 인과 분석의 글쓰기를 할 것이 아니라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감성적 접근으로 글을 풀어가는 것도 독자를 위해서 필요한 글쓰기가 될 것이다. 특 히‘아동 학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패한 사례에 대한 원인을 분석할 때, 미래의 사회 복지사가 독자라고 가정한다면 글의 수준은 전략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그들이 향후 그 문제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과거 그 문제 해결 방법에 대한 좋은 사례도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방식도 바람직하다. 인과의 목적을 달성하면서 학술적 성격을 띤다면 그 사건에 대한 사실, 통계, 전문가의 의견 등을 제시하면서 분석 목적에 맞게 내용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전략 4】원인 중심 또는 그 영향 중심, 둘 다 포함하는 글쓰기 중 하나로 글의 성격을 집중하라.

다른 글쓰기와 마찬가지로 인과적 글쓰기도 브레인스토밍, 밑그림 그리기, 자유롭게 쓰기를 거친 후 주제를 결정하게 된다. 수업 과제인 경우 주제는 교수가 포괄적으로 제공하지만 글을 직접 써야 할 학습자가 구체적인 주제를 결정해야 한다. 예컨대 3.1운동에 대하여 한 편의 글을 쓰고자 할 때 초안 잡기의 단계에서는 3.1운동이라는 역사적 사실과 관련하여 그 사건이 일어난 배경과 당시의 상황과 연관된 내용을 떠올려 메모한 후, 그것을 바탕으로 글쓴이 자신이 정할 세부적인 화제를 제시해야 한다.

인과적 글쓰기의 시작 단계에서 고민해야 할 것은 글쓴이가 사건의 원인 중심의 글쓰기를 할 것인가 사건이 일어난 결과에 따른 영향 중심의 글쓰기를 할 것인가 결정하는 일이다. 또한 원인과 그 영향을 적절하게 본문 속에 배열하여 두 요소가 두루 반영된 인과적 글쓰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과적 글쓰기라고 해서 반드시 두 요소가 균형적으로 반영될 필요는 없다. 내가 쓰고자 하는 글이 정보 전달 또는 설득 중심에 따라서 인과적 글쓰기의 패턴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원인 중심의 글쓰기가 주로 정보 전달에 초점을 맞추는 글이 될 수 있다면 그 영향과 향후 전망을 조망하는 글쓰기로는 설득 중심의 인과적 글쓰기가 적당하다. 대학에서는 많은 과제나 시험 문제에서 원인, 영향 또는 둘 다 분석하는 글쓰기 에세이를 요구한다. 다음과 같은 예는 인과적 글쓰기를 요구하는 과제나 시험에 해당할 것이다.

한 정치 평론가는 지난 선거에서 극소수의 사람만이 투표에 참여한 것을 놀라워했다. 이러한 저조한 투표율이 벌어진 것에 대한 가능한 원인은 무엇인지 제시해 보라.(원인중심의 인과적 글쓰기)

일반 대중들은 연예인들이 종종 행하는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들의 사회 참여 발언에 싫증을 내지 않는 듯하다. 연예인에 대한 이러한 관심은 한국 사회에서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현상에 대한 영향을 예측하는 인과적 글쓰기)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특정한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첫 번째 학기의 어느 시점에 대학을 중도 하차를 하고 있다. 어떤 원인이 학생들을 중도 하차하게 만드는가? 그들이

학교를 한번 떠나게 되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가?(원인과 그 영향을 한데 묶는 인과적 글쓰기)

역사적 사건인 4.19혁명은 한국 민주주의에서 상징적인 사건이다. 이와 관련하여 떠오르는 단어, 연상되는 개념을 자유롭게 나열하되 사건의 원인은 무엇이 있었는지 조사해 보고 그 결과 어떤 영향이 사회적으로 드러나게 되었는지 말해 보자.(원인과 그영향을 한데 묶는 인과적 글쓰기)

‘황색 언론’에 대한 사례를 조사해 보고 그러한 사회현상이 온라인 SNS에 파급될 때 벌어질 수 있는 영향을‘사회적, 문화적, 교육적’차원으로 나눠 짚어 보자.(현상에 대한 영향을 예측하는 인과적 글쓰기)

【전략 5】직·간접 원인을 분석해 보고 인과의 고리를 발견하여 서술하라.

인과적 글쓰기에서 중요하게 요구되는 것은 자신의 논지를 근거로 뒷받침하는 것이다. 그 근거는 어떤 사건, 결과, 주장의 원인이나 이유에 해당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원인과 그 영향 관계를 엄밀하게 분석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어떤 결과의 원인은 1차 원인과 2차 원인으로 나눠 살펴 분석할 필요가 있고, 같은 원인이라도 결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원인과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원인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 유의하여 내가 어떤 원인에 초점을 두고 인과적 글쓰기를 할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

초점을 두고 쓰고자 하는 원인이 있다면 다른 한편으로 결과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이것이‘인과의 고리’를 밝히는 일이다. 하나의 결과는 다양한 원인의 연쇄이다. 하나의 원인은 다른 원인을 가져오고 그 원인은 또 다른 원인을 불러온다. 인과의 고리는 두 요소 사이의 관계를 파헤쳐 글쓰기를 할 때 그 글이‘인과’의 조건을 충족할 뿐더러 체계적이며 논리적이다. 원인과 결과의 고리를 잘못 밝히게 되면 불가피하게 인과적 오류를 범하게 된다.

인과적 오류는 크게 ‘선후 인과의 오류’, ‘인과 혼동의 오류’, ‘공통 원인의 오류’로 나뉜다. 선후 인과의 오류는 사건 B가 사건 A 뒤에 일어났기 때문에 사건 B는 사건 A라는 원인에 의해 일어난 결과 또는 영향이라고 보는 것이다. ‘소주를 마셨더니 감기가 사라졌다’는 것은 대표적인 이 오류의 예이다. 인과 혼동의 오류는 말 그대로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오류에 해당한다. 예컨대 ‘예쁜 여학생에게는 좋아하는 남학생들이 많다.’는 개연성 있는 분석이나 자신을 좋아하는 남학생이 많다고 해서 자신이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표적인 ‘인과 혼동의 오류’이다. 공통 원인의 오류는 두 사건이 제3의 사건이 원인이 돼 일어난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두 사건 중 한 사건이 다른 사건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오류이다. 예컨대 ‘말을 더듬는 철수는 여학생 앞에서는 늘 부끄러워한다. 따라서 그가 말더듬 교정 훈련을 하면 여학생 앞에서 부끄러움을 안 탈 것이다’와 같은 예이다.

또한 상관 관계와 인과 관계를 구별하는 일은 근거를 바탕으로 논지를 전개하는 인과적 글쓰기의 중요한 초점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예컨대 동이 터 아침이 오면 대체로 닭이 운다. 닭이 우는 것과 이른 아침은 인과 관계인가? 아니면 상관 관계인가? 통계학에

서는 상관 관계라고 하지만 아침 기운이 닭에게 생리적 영향을 주어 울게 했다면 인과 관계일 수 있다. 이처럼 구분하기 어려운 현상도 있지만 그것을 자신의 입장에서 정리해야 한다.

※ 인과 관계와 상관 관계

인과 관계는 원인과 결과의 관계이므로 A로 인해 B가 일어났다면 A와 B 사이는 인과 관계에 해당한다. 그 반면에 상관 관계는 A의 값이 변함에 따라 B의 값이 변할 때 A와 B의 관계를 말한다.

예를 들어 우울증 확진을 받은 환자 수가 증가하면 자살률이 증가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때 둘은 상관 관계는 있지만, 우울증 확진이 자살률을 증가시키는 건 아니기 때문에 둘 사이에 인과 관계는 없다. 부모가 나이 먹어갈수록 자식의 나이도 늘어가는 건 당연하다. 이 때 둘 사이에 상관 관계는 있지만 자식이 나이를 먹는 것이 부모의 나이가 증가했기 때문은 아니다. 따라서 인과 관계는 없다.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한국 사회는 ‘애국심’을 특별히 강조하는 사회적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경향의 원인은 어떤 인과 관계에 따라서 분석될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볼 수도 있고, ‘애국심’에 대한 강조는 무엇과 상관 관계를 맺고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또한 우리는 인과 관계와 상관 관계를 구별할 수 있는 다양한 예들을 찾아 그 차이를 말해 보고‘인과 혼동의 오류’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인간 사이에서는 다양한 ‘~증후군’들이 심리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선 그러한 신드롬이나 콤플렉스가 어떤 것이 있는지 조사해 보고 그러한 현상들이 인과 관계에 따라 구성된 효과들인지 아니면 단순한 상관 관계를 이루고 있는 것인지 비판적으로 분석해 보는 연습도 필요하다.

【전략 6】논지의 근거를 시간 또는 중요성 순서에 따라 조직하라.

인과적 글쓰기도 다른 글쓰기와 마찬가지로 유기적인 글이다. 그러한 유기적인 글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근거를 조직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근거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근거가 적절하게 인과적 글쓰기 안에서 배열되거나 정리돼 있어야 한다. 반드시 근거가 앞에 나오고 그에 따른 주장과 결과가 후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근거를 조직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근거를 시간적 순서에 따라서 배열하는 것이다. 어떤 사건의 결과에 원인 분석을 시간적 흐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원인 분석을 그 근거의 중요도에 따라서 배열하여 선후 관계를 고려하는 일이다. 예컨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원인을 인과적 글쓰기 본론의 제일 처음으로 제시하거나, 원인 중심의 글쓰기에서 결론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원인을 재차 강조하는 것이 그것이다.

‘한류의 유행과 그 세계적인 확산’이라는 한 편의 글을 쓰고자 할 때, 근거로 삼을 원인들을 시간적 순서 혹은 중요도 순서에 따라 배열해 볼 수 있다. ‘한류’가 언제부터 왜 발생해서 현재에 이르고 있는가를 시간적 순서에 따라 기술할 수도 있다. 반면에 한류의 유행과 그 세계적 확산을 가능케 한 중요한 원인을 한류의 장르 또는 외국인이 선호하는 한류의 유형에 따라 서술할 수도 있다.

【전략 7】단정적이거나 절대적인 표현을 피하여 인과적 글쓰기를 수행하라.

한 편의 인과적 글쓰기가 독자와 목적에 맞게 주제가 결정되고, 글 속에서 강조할 ‘인과’의 초점과 그 근거의 조직화를 통해서 우리는 한 편의 인과적 글쓰기를 완성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용 조직만 이루어졌을 뿐 완성된 초고가 아니다. 내용 조직과 아울러 인과적 글쓰기의 초고쓰기의 마무리 단계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이다.

① ‘거의, 아마도’와 같이 절대적이지 않은 표현을 사용하기

② ‘확실한, 의심할 여지가 없는’등과 같은 단정적인 표현 피하기

③ 분명하고 명확한 다른 근거를 준비해 두기

자신의 분석, 자신의 주장을 강조하거나 남에게 드러내기 위해서 우리는 단정적인 표현을 글 속에 담는 경우가 있다. 글의 선명성이 부각된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는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인과적 글쓰기에서‘인과’분석은 항상 완벽하거나 절대적인 분석이 아니라

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되도록 절대적이지 않은 표현을 쓰는 것이 자신의 글을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 말은 단정적인 표현을 쓰지 말라는 것과 연관된다. 인과관계의 복잡성을 암시하는 단어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그런 의미에서 중요하다.

따라서 ‘인과’의 상관성을 열어 놓는 글쓰기야말로 초고쓰기 마무리에서 중요한 쓰기 방법이다. 자신의 인과 분석이나 인과적 글쓰기에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전제하고 초고쓰기 마무리에서는 분명하고 명확한 다른 근거를 준비해 두는 치밀함도 요구된다. 향후 자신의 인과 분석이 수정되어야 할 경우 그 내용 생성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사람이 쓴 인과적 글이 혹시 범할 수 있는, 범하고 있는 단정적인 표현은 어떤 것이 있는지 찾아서 지적해 보는 연습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내 글에 대한 자기 점검도 마찬가지이다. 인과적 글쓰기의 초고쓰기가 마무리되었다고 할지라도 글이 활자화되거나 독자에게 넘어가기 전에 살펴보아야 할 점이 있다. 내 글에 오만하거나 독단적인 표현이 있는지 다시 체크하고 적절한 수준에서 수정해야 하는 것으로 글 수정 체크리스트 사용하여 다시 한 번 자신의 글을 점검해 보는 것은 필수적인 퇴고 과정이다.

【전략 8】초고가 마련되면 점검하고 수정하라.

■ 전체적인 의미와 구조 점검

글의 목적이 정보적, 설득적, 추론적인가? 그 결합이 잘 이루어졌는가?

글의 논지는 무엇인가? 글이 명시적인가 아니면 암시적인가?

글의 초점이 원인 중심인가 영향 중심인가? 아니면 둘 다인가?

상관 관계를 인과 관계로 잘못 판단하고 있지는 않는가? 인과 오류로 인한 글의 문제점은 없는가?

글 전체에서 1차 원인 및 영향과 2차 원인 및 영향을 잘 구별하고 있는가?

숙고한 흔적이 글 속에 명백하게 드러나 있는가?

■ 단락 수정 및 보완을 위한 점검

글의 각 단락이 시간 순서로 또는 중요도 순서로 잘 배열돼 있는가?

한 단락 안에서 또는 단락 사이에서 사고의 전개를 쉽게 보여주는 장치가 있는가?

인과 분석을 뒷받침하는 생생한 예(통계, 사실, 일화, 개인적 관찰 등)가 어느 단락에서 드러나고 있는가?

■ 문장과 어휘의 수정 및 보완을 위한 점검

독자가 오해하지 않도록 인과와 영향 관계를 암시하는 언어적 표현들이 잘 사용되었는가?

독단적이거나 오만한 어조가 드러나는 단어나 문장은 없는가?

또한 신뢰성을 향상시키는 표현이 등장하는가?

4) 이렇게 읽고 생각하고 쓰자.

<활동>

이 글은 근대 이후 국내외를 막론하고 국가가 스포츠에 개입하여 얻고자 했던 다양한 의도를 비판하는 글이다.

스포츠 국가대항전은 전 국민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가? ‘국가대항전’이라는 용어가 보여주듯이 그것은 일종의 대리전쟁이다. 국민들은 자국의 국기를 가슴에 달고 뛰는 선수들을 자신의 국가 또는 민족과 동일시하며, 선수들의 승리를 국가 또는 민족의 승리와 동일시한다. 더욱이 여기서의 승리는 국민들에게 자기 민족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것처럼 인식됨으로써 대리만족을 시켜준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은 죽기 아니면 살기로 뛰어야 하고, 꼭 이겨야만 한다. 또한 국민들도 선수들이 승리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해야 한다. 결국 국가 간의 스포츠 대결은 국민들이 자신의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들과 스스로를 동일시함으로써 국민들의 민족감정/민족주의를 고양시키는 효과를 낳는 것이다.

이런 스포츠의 국민통합 효과로 말미암아 많은 국가들이 스포츠를 육성하였다. 인종/민족 간의 우열이 당연하게 생각되던 제국주의의 극성기인 19세기 말, 여러 종목들을 한 자리에서 국가별로 경쟁하게 만드는 올림픽이 시작되었고, 그 후 올림픽은 당연히 선수들 간의 경쟁이 아닌 그들이 대표하는 국가들 간의 대리전장으로 인식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권위주의 정권들은 자신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다른 곳으로 전이시키는 수단으로써 스포츠를 이용하였다. 그들은 국제대회와 올림픽의 메달 획득을 목표로 하는 전문적인 스포츠 선수단을 육성시켰고, 이를 통해 자신의 정통성을 확보하려 하였다.

게다가 올림픽의 개최는 대내적으로 국민들의 애국심을 고양시키고, 대외적으로 자국의 발전과 우수성을 선전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었다. 대표적으로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은 ‘위대한’게르만 민족과 나치즘의 이데올로기를 포교하는 자리였고, 1964년의 도쿄 올림픽도 일본의 발전상을 전 세계에 과시하고 자국민들에게 민족적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물론 스포츠 경기가 민족적 감정을 고양시키는 것은 경쟁을 기본으로 하는 스포츠고유의 특성일 수 있다. 승부를 가리지 않는 경기를 생각해보자. 무슨 재미가 있을까? 하다못해 친구들끼리 동네축구를 하는 경우에도 내기를 하는 한국적 풍토에서 이는 상상할 수 없다. 그러나 현실에서 국가는 ‘경쟁’이라는 스포츠 본래의 특성을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였다. 불행히도 한국에서 박정희 정권 시기를 보면 스포츠를 이용하는 권위주의 정권의 일반적 사례를 잘 볼 수 있다.

해방 이후 어려운 시절에도 심지어 한국전쟁 기간에도 이승만 정권은 올림픽과 같은 국제경기에 국가예산을 들여 선수단을 파견하였다. 이는 전쟁으로 피폐해진 국민들에게 위안을 주고 국위선양을 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박정희 정권은 이런 일상적인 지원을 넘어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의도적으로 스포츠를 이용하였다.

알다시피 박 정권은 국민들의 민주주의 염원을 담고 출범한 민주당 정권을 불법 군사쿠데타를 통해 전복시키고 집권한 정권이다. 또한 박정희 개인의 임기 연장을 위해 삼선개헌과 유신체제의 선포 등 민주헌정질서를 파괴한 권위주의 정권이었다. 따라서 자신들의 정통성 부재를 만회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찾았고 스포츠의 육성도 그 중 하나였다.

박 정권은 처음부터 스포츠가 지닌 정치적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 박정희는 1963년 4월 25일 체육상시상식 치사에서“오늘 체육이 지닌바 의의와 맡은 바 그 사명 은… 국위를 선양하고 우리 민족의 우월성과 역량과 의지를 해외만방에 과시한다는 점에서 체육은 국가적으로도 극히 중요한 분야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국민체위는 국력의 강약에 직결됨은 물론, 국민의 건전성과 애국적 민족정신의 함양에도 크게 작용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박 정권의 스포츠 지원 정책을 효과적으로 작동하게 만든 것은 근대화가 가져다 준 라디오와 텔레비전의 보급 증가였다. 이를 통해 국민들의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었는데, 스포츠 경기를 실시간 텔레비전으로 보는 것과 라디오로 듣는 것, 그리고 나중에 신문기사로 읽는 것은 엄청난 차이이다. 박 정권 시기가 라디오와 텔레비전의 보급률이 급증하던 시기였고 방송국들의 스포츠 중계가 듣고 볼거리였다는 점에서, 이는 박 정권에게 큰 축복이었다.

어쨌든 박 정권은 공식적으로 스포츠가 국위선양과 민족의 우월성을 세계에 과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민의 건전성과 애국적 민족정신의 함양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국가가 필히 지원해야 할 분야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따라 박 정권은 본격적으로 스포

츠에 개입하였다. 개별 스포츠 단체들을 통합하고 예산지원을 통해 국가에 종속시켰고,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우수 선수에게 병역면제와 연금제공 같은 인센티브를 제도적으로 제공했다.

특히 1970년대로 들어서면서 박 정권은 국제경기대회의 입상을 강조하였는데, 이는 국제경기 참가가 민간외교이며 여기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은 국위선양이라는 논리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박 정권은 많은 국제대회를 유치하였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1971년 창설된 ‘박정희 대통령배 국제축구대회’였다.

당시 변변한 국제대회 한 번 개최한 적이 없었던 한국에서 이 대회는 당연히 국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이는 경제성장을 통해 국제대회를 유치할 여력이 생긴 조국의 밝은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에서 등장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진짜 의도는 당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였던 축구를 이용하여 국민들의 관심을 잠시나마 박정희의 집권 연장, 권위주의적 통치, 그리고 사회·경제적 격차의 확대에 따른 사회적 불만으로부터 돌리려는 것이었다.

이제 와서 생각하면, 이 대회는 당시 신흥공업국의 선두주자로서 눈부신 경제개발을 이룩하였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자, 우리보다 못 살고 못난 동남아시아의 고만고만

한 나라들을 무찌름으로써 자기만족감을 획득하는 ‘가학심리의 발로’(한수영, 「민족주의와 문화」, 『한국문학과 민족주의』, 국학자료원, 2000)로 해석할 수 있다.

각종 국제스포츠대회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는 많은 국민들에게 한민족으로서의 자부심과 기쁨을 가져다주었고, 선수들의 성공담은 감동적인 한 편의 드라마로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되었다. 그러나 이런 결과의 이면에는 열악한 사업장에서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과 반실업의 불안정한 생활을 영위하던 도시빈민들이 국가의 지원으로부터 외면당한 채 살아가고 있었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당시의 상황은 스포츠가 정치, 사회체제의 문제로부터 대중적 에너지를 빼앗고, 그들의 반란적 성격을 이완시키며, 그들의 묵시적 동의를 확보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전형적으로 잘 맞는 시기였다.

이런 박 정권의 스포츠 이용은 이후 전두환 정권까지 이어졌다. 1983년 전 정권의 88 올림픽 유치는 광주 민주화운동을 무력 탄압한 전 정권의 정통성 부재를 국가적 이벤트를 통해 만회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국가의 스포츠 악용의 전형적인 사례였다.

그러나 국가대항 스포츠를 단순히 권위주의 국가에 의한 스포츠의 이용으로만 보아

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국제대회는 이미 거대 자본의 시장판이 됨으로써 거대한 상업적 이벤트가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제대회를 유치하는 국가의 목표도 국민통합이나 자국의 경제성장 과시라는 목적보다는 이 이벤트를 통해 경제를 진작시키고 상업적 수익을 올리려는 경제적 측면으로 변화하였다.

- 전재호,「 스포츠와 민족주의」

① 핵심적인 내용에 밑줄을 긋고 이 글의 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자신의 문장으로 고쳐 써보자.

② 인용문의 내용을 600자 내외로 요약해 보고 필자가 유지하고 있는 비판적 시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제시해 보자.

③ ‘스포츠’가‘민족주의(국가주의)를 고양시키는’효과를 낳게 한 원인은 무엇인지 여러 원인으로 나눠 분석해 보자.

④ ‘스포츠와 민족주의’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위의 글에서 이미 제시되었다. 그러나 두 요소가 결합했을 때 한 사회 안에서 긍정적 영향은 어떻게 드러날 수 있는지 말해 보자.

⑤ 인용문에서는 ‘스포츠’가 ‘민족주의’와 의도적으로 대응된 예를 제시하고 있다. 시간적 순서에 따라 드러난 것들을 중요도 순서에 따라서 다시 조직하여 ‘스포츠와 민족주의’에 대한 인과 분석을 재구성해 보자.

《활동 2》

아래 인용문은‘사상의 자유’에 대한 학생의 글이다.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라.

1633년의 어느 여름 날, 산타 마리아의 도미니카나 수도원에서 열린 종교재판정에 서 앞을 보지 못하는 갈릴레이는 “지구가 태양 주변을 돌고 있지 않다”고 선언할 것을 강요당하고 있었다. 갈릴레이는 당시 종교재판, 특히 이단재판의 혹독함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이단으로 몰리면 어떤 결과가 닥칠 것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이단인 지동설을 지지하였다는 이유로 종교 재판정에 섰을 때, 끝까지 과학자의 양심을 지켜내지는 못했다. 이단 심판의 장에 선 그는 끝내 지동설이 옳다는 말을 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종교재판이 끝나고 난 후 돌아서 나오면서 말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이것은 진리의 불변성을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지만, 그런차원을 넘어 세계관이나 가치관의 변화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는 사상의 자유를 침해당해왔으며, 침해당하고 있다. 국가

의 이념에 대립되는 사상이나, 사회적 소수자의 일반적이지 않은 가치관들은 철저하게 배척되었고, 기존의 사상을 강요받았다. 현대에 이르러서 이런 경향이 많이 해소되고, 국가는 헌법상으로도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사상의 억압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사상이나 이념은 철저하게 교육된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교육이라는 것을 통해 암묵적으로 사상을 강요당하는 것이다. 말로는 민주주의, 사상의 자유, 다원화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일편 일률적으로 사람들에게 같은 사상을 주입한다. 사상의 자유를 가르치는 교과서가 실은 사상의 억압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기존 사상의 억압에 맞서 자신의 사상을 당당히 내세우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정말 용기 있는 사람들이다. 분명 이런 과정은 많은 시련이 있기 마련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쉽지 않은 일이 분명하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자신의 사상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강압에 의해 자신의 사상을 포기한다면 그보다 굴욕적인 일은 없을 것이다. 현실이 두려워 생각 속 깊이 숨겨둔 사상을 표면에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인 동시에 대단한 용기이다.

만약 기존 사상의 장벽 안에 갇혀 진리 추구를 게을리 했다면 오늘날과 같은 세계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최고의 자유주의자로 알려진 밀(J. S. Mill)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부당한 까닭을 두 가지로 들었다. 첫째, 표현될 의견이 옳다면 인류는 오류를 진리와 교환할 기회를 상실하게 될 것이고, 둘째, 그 의견이 틀리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진리가 오류와 충돌하면서 발생하게 되는 진리에 대한 더욱 명백한 인식과 더욱 선명한 인상을 상실하게 된다는 것이다.

- 학생글,「 그래도 지구는 돈다」

① 이 글에서 필자가 생각하는 주장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한 단락으로 요약해 보자.

② 이 글에서 필자는 ‘사상과 이념은 철저하게 교육된다.’고 보고 있으면서 ‘사상의 자유는 권리’라고 말하고 있다. 필자의 주장에 대한 모순은 없는가? 모순이 있다면 그 이유에 대하여 얘기해 보자.

③ 한국 사회에서 ‘사상의 자유’논란의 문제는 왜 발생하며 사상의 자유가 제약될 때, 그것이 이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활동 3》

다음 인용문을 참고하여 우리 사회에서 최근에 발생하고 있는 ‘분노 조절 장애’의 원인과 그 영향에 대한 한 편의 글을 써 보자.

분노란 인간이 가진 기본적인 정서 중의 하나이다. 분노 조절이란 분노를 지배하고 조절하고 관리하는 것이며, 분노에 대한 건전한 반응이란 상대편을 해치거나 손상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신체적, 심리적 불균형 상태로부터 다시 평안을 회복하고 분노 상황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했던 것을 달성하게 하는 반응이다(Alschuler & Alschuler, 1984).

- 한국심리학회, 「심리학용어사전」

▣ 초고를 쓴 후 다음 내용들을 점검하라.

활동 항목 점검 점검 후 수정 및 보완 사항

분석 목적을 고려하였는가?

감당할 수준으로 주제를 좁혔는가?

글의 내용과 어조를 적절하게 선택했는가?

원인 분석 중심으로 집중했는가?

직·간접 원인을 분석하고 인과의 고리를 발견하였는가?

논지의 근거를 시간적 또는 중요도 순서에 따라 배열하였는가?

단정적 표현은 피하였는가?

4. 정의

영웅이란?

두 사람이 대화를 할 때 단어의 뜻을 서로 다르게 사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두 사람은 동문서답을 하게 될 것이고 의사소통은 단절될 것이다. 이것은 대화에 사용된 단어의 의미를 두 사람이 다르게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단어나 사물, 주제, 현상 등에 대한 화자와 청자 간의 공통된 이해가 요구된다. 예를 들어, 패스트푸드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 두 사람 사이에는 적어도 패스트푸드는‘주문하면 즉시 완성되어 빨리 나오는 식품’이라는 공통된 이해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해가 전제되지 않으면 패스트푸드에 대한 대화는 진행되기 어렵고, 설사 대화가 진행되더라도 심화된 논의로까지 이어나갈 수 없게 된다.

이처럼, 글쓰기에서 단어나 사물, 주제, 현상 등에 대하여 그 의미를 풀고 설명하는 방식을 정의라고 한다. 정의는 필자와 독자 사이에 공통된 이해를 갖게하여 필자의 설명과 주장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어야 할 글쓰기 방식이다.

1) 정의란 무엇인가?

다음 예문을 보자.

“자네, 학교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당신에게 사랑은 뭐지요?”

여러분은 위와 같은 유형의 질문을 받을 수 있다. 위의 질문은 ‘학교’와‘사랑’에 대해서 상대방의 의견을 묻는 것으로 대답은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다. “학교는 일정한 교과과정에 의해서 학생들을 교육하는 곳입니다”, “사랑은 남녀 간에 좋아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이

아닐까요”와 같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인정하는 이해의 범주 안에서 의미를 밝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학교는 저를 구속하는 감옥같은 집입니다”, “사랑은 솜사탕 같은 달콤한 마음이에요”처럼 학교와 사랑이 지닌 일반적인 의미를 넘어 답변자의 개인적 경험, 견해등을 추가하여 주관적 느낌을 담아내는 사람도 있다. 전자의 경우는 어떤 설명이 없어도 청자가 ‘학교’와 ‘사랑’에 대해서 전반적인 이해를 할 수 있는 반면 후자는 청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학교가 왜 감옥 같은 집인지, 사랑이 왜 솜사탕처럼 달콤한 마음인지에 대한 화자의 논리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이와 같이, 일반적 의미이든 주관적 의미이든 어떤 단어나 사물, 주제, 현상 등에 대해서 그 의미를 풀고 설명하는 글쓰기 방식을 정의라고 한다. 특히 우리는 전자를 공식적 정의, 후자를 확대 정의라고 한다.

정의

공식적 정의

확대 정의

그럼 공식적 정의와 확대 정의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아 보자.

공식적 정의는 말 그대로 사적이 아닌 공식적으로 정의를 내리는 것으로, 사전적 정의·형식적 정의·교과서적 정의라고도 한다. 즉, 공식적 정의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인정하는 이해의 범주 안에서 단어, 사물, 대상, 주제 등의 의미를 풀고 설명하는 것이다. 위의 예에서‘학교는 일정한 교과과정에 의해서 학생들을 교육하는 곳’,‘ 사랑은 남녀 간에 좋아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이라고 풀이한 경우이다.

확대 정의는 공식적 정의를 전제로 하되, 정의 대상의 여러 속성, 그와 관련된 지식과 정보 등을 추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거나 복잡하고 논란이 되는 문제를 분석하고 필자의 수정적 관점, 개성적 견해 등을 넣어 새롭게 정의 내리는 것이다. 위의 예에서‘학교는 저를 구속하는 감옥같은 집’,‘ 사랑은 솜사탕처럼 달콤한 마음’이라고 풀이한 경우이다.

중요한 점은 확대 정의는 공식적 정의를 전제로 의미 확장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학교는 저를 구속하는 감옥같은 집’,‘ 사랑은 솜사탕처럼 달콤한 마음’이라는 확

대 정의는 ‘학교는 일정한 교과과정에 의해서 학생들을 교육하는 곳’, ‘사랑은 남녀 간에 좋아하고 그리워 하는 마음’이라는 공식적 정의에서 출발한 것이다. ‘학교가 일정한 교과과정에 의해서 학생들을 교육하는 곳’이라는 공식적 정의가 전제되었기에 학교로부터 구속감을 느낀 학생이 ‘자신을 구속하는 감옥 같은 집’으로 학교를 정의 내릴 수 있었고, ‘사랑은 남녀 간에 좋아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이라는 공식적 의미가 전제되었기에, 사랑에 빠진 사람이 행복감을 느끼고 ‘솜사탕처럼 달콤한 마음’으로 사랑을 정의 내릴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확대 정의는 공식적 정의를 전제로 의미 확장이 이루어져야 하고, 공식적 정의와 확장된 의미 사이의 간격은 논리적으로 설명되어야 한다. 확대 정의가 공식적 정의를 전제로 출발하지 않거나 확장된 의미가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못하면, 그것은 필자 개인의 자의적인 해석에 불과하여 필자의 설명과 주장을 강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2) 정의 왜, 언제 필요한가?

공식적 정의가 필요한 이유는 공식적 정의가 필자와 독자 사이에 공통된 이해를 갖게 하여 필자의 설명이나 주장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공식적 정의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인정하는 이해의 범주 안에서 정의를 내린다. 그러므로 단어, 사물, 주제, 현상 등에 대해서 공식적 정의가 먼저 내려지게 되면 독자들은 그것에 대한 기본적이고 공통적인 이해를 갖춘 상태에서 글을 읽어나가기 때문에 필자가 말하려는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실제 글에서 공식적 정의는 언제 쓰이는가?

공식적 정의는 일반적인 의미를 풀이하는 것이지 필자의 독창적인 견해를 펼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공식적 정의는 단독으로 한 편의 글이 되기 어렵다. 설사 분량을 채워 한편의 글을 완성한다고 해도 이미 인정된 사실을 반복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글로써도 의미가 적다. 따라서, 공식적 정의는 일반적이고 공식적인 의미를 묻는 짧은 물음에 몇 문장 또는 한두 단락으로 답할 때 쓰인다. 예컨대 ‘섹시즘이란 용어를 정의하라’ ‘엽기의 사전적 의미는 무엇인가?’와 같이 ‘섹시즘’과 ‘엽기’의 일반적, 공식적인 의미를 묻는 질문에 간

략하게 답할 수 있다.

다음으로 공식적 정의는 한 편의 글에서 전략적, 부분적으로 수용되어 글 전체의 설득력을 높이는 데 사용된다. 즉 일반 글의 도입 부분이나 주제와 관련된 단락에서 신조어, 어려운 개념어, 글의 논지와 관련된 핵심어 등의 의미를 풀이하고 설명한다. 필자는 공식적 정의를 통해 주요 어휘의 의미를 풀어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주제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게 하여 글의 내용을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다.

예컨대‘부석사 무량수전의 건축구조를 묘사하라’, ‘비교와 대조의 차이는 무엇인가’ ‘사이버 폭력의 원인과 해결방안은 무엇인가’라는 주제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위의 주제 들에서 필자의 목적은 각각의 물음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또는 필자의 주관적 견해를 펼치는것이지, ‘무량수전’, ‘비교’, ‘대조’, ‘사이버폭력’에대한의미풀이가아니다. 그러나 전체글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 ‘무량수전’, ‘비교’, ‘대조’, ‘사이버폭력’에 대한 공식적 정의는 전략적으로 수용될 필요가 있다. 무량수전의 건축구조에 대해서 묘사하려면 ‘무량수전’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어야 할 것이며, 비교와 대조의 차이점

을 밝히려면 먼저 비교와 대조의 정확한 개념 정립부터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이버 폭력’역시 필자가 사이버 폭력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사이버 폭력’이라는 다소 생소한 용어의 의미 풀이에서부터 글을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처럼, 공식적 정의는 한 편의 글 속에서 전략적, 부분적으로 수용되어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다음은 확대 정의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자.

우리들 각자는 살아온 배경이나 교육, 경험, 태도, 가치관 등이 다르다. 따라서 사물이나 대상, 주제, 현상 등을 바라보는 시각과 해석에 있어서도 차이가 난다. 게다가 사회가 복잡해짐에 따라 새로운 단어가 생겨나고 기존에는 간과되었던 복잡한 논쟁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예컨대, 광우병, 불금, 삼포세대, 싱크홀 등의 신조어나 인간배아복제, 낙태에 관한 찬반 논쟁 등이 그러하다. 열거한 내용들은 모두 정의의 문제와 관련된다고 할 수 있다. 신조어는 기본적으로 정확한 의미 풀이가 선행되어야 하겠지만, 신조어를 풀이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배경과 관련지어 설명되었을 때 설득력은 높아지게 될 것이며, 인간배아복제, 낙태에 대한 찬반 논쟁은 생명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는가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질 수 있

다. 이와 같은 복잡한 문제들은 공식적 정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공식적 정의는 단어, 사물, 주제, 현상 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돕는다는 점에서는 유효하지만, 일반적이고 개론적이어서 어떤 대상의 속성을 구체적으로 파헤치거나 필자의 주장을 개진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상의 여러 속성, 그와 관련된 지식들, 필자의 수정적 관점, 독특한 견해 등을 추가하여 구체적이고 개성적인 관점을 드러내는 확대 정의가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확대 정의는 언제 쓰이는가?

확대 정의는 글 전체의 목적이 단어, 사물, 주제, 현상 등의 개념을 구체적이고 입체적으로 설명하거나, 필자의 견해를 넣어 주관적 관점으로 새롭게 정의 내릴 때 사용된다. 예를들어 ‘철학이란 무엇인가’, ‘문명이란 무엇인가’등과 같이 글의 궁극적인 목표가 철학과 문명의 개념을 밝히는 경우이다. 이 경우 독자가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철학과 문명에 대한 일반적인 의미나 단편적인 설명이 아니다. 독자는 철학과 문명에 대한 폭넓고 구체적인 지식 또는 필자의 주관적 견해를 듣길 원한다. 그러므로 필자는 철학과 문명의 공식적 정의로부터 출발은 하되, 철학과 문명에 대한 기존의 지식과 정보들을 추가하여 폭넓고 구체적

으로 다루거나, 필자의 수정적 관점을 가미하여 새로운 주장을 펼쳐야 하는 것이다. 글쓰기 패턴 또한 한 가지만 쓰는 것이 아니라 단락의 특성에 따라 묘사와 서사, 구분과 분류, 비교와 대조, 인과와 영향, 논쟁과 설득, 예시 등 다양하게 구사하여 입체적으로 조명해야 한다.

확대정의는 독자의 측면에서 보면 공식적 정의만으로 알 수 없었던 단어, 사물, 주제, 현상 등에 대한 폭넓고 구체적인 이해를 하게 되고, 필자의 개성적인 관점을 통해 정의 대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 글쓰기에서 공식적 정의보다 확대 정의가 많이 쓰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3) 정의 어떻게 할 것인가?

정의 글쓰기가 단독으로 한 편의 글이 되기 위해서는 확대 정의를 내려야 한다. 따라서 본 장에서는 확대 정의 글쓰기를 초점으로 하여 단계별 전략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공식적 정의의 경우, 확대 정의를 내리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므로 공식적 정의가 필요한 확대 정의 글쓰기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이다.

확대 정의 글쓰기의 단계별 전략은 다음과 같다.

단계 전략 구체적 내용

쓰기 전에

확대 정의 글쓰기의 주제 영역을 인지하라.

확대 정의 글쓰기 주제 유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인지하여 확대 정의가 어떻게 내려지는지를 파악하라.

예) 확대정의 글쓰기 영역:‘ 영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한 편의 글로 완성하라’, ‘ 나는누구인가라는 주제로 한 편의 글을 써보자’,‘ 신재생 에너지란 무엇인가’,‘ 환경친화적 디자인이란?’등.

글의 성격을 결정하라(정보전달형/설득형).

정보전달형의 글을 쓸 것인가 설득형의 글을 쓸 것인가를 결정하여, 글의 목표, 수집할 자료, 글의 구도, 서술 내용 등에 대한 관점을 달리하라.

독자의 지식·태도·요구를 예상하여 서술 내용과 수준을 결정하라.

정의 대상에 대한 독자의 지식과 관심은 어느 정도이며, 이 글을 통해서 독자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어디까지, 어느 수준까지 작성할 것인지를 결정하라.

조직하기

자료를 수집·분석한 후, 각 단락에 들어갈 내용과 전개 패턴까지 고려한 개요를 짜라.

글의 성격에 따라 뒷받침할 1차, 2차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각 단락에 들어갈 내용과 전개 패턴을 고려한 개요를 짜라.

초고쓰기

도입은 공식적 정의로 시작하라.

공식적 정의 내리는 방법: 일반적인 범주 안에서 정의 내려라.

유개념을 종차로 제한하여 정의 내려라. 이해하기 쉽게 정의 내려라. 순환정의를 피하라.

도입에서 정의 대상의 어원, 기원을 들어서 의미를 확장하라.

도입에서 어원·기원을 들어 의미를 확장하여 독자에게 정의 대상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제공하고 필자에게는 본격적인 정의를 위한 기본적인 배경을 마련하라.

정의 대상에 대한 지식과 정보, 필자의 수정적 관점 등을 추가하여 구체화하고 개성화하라.

구체적 또는 개성적 관점으로 정의를 내리되, 공식적 정의와 확대 정의 사이의 의미 간격은 논리적인 맥락으로 채워라.

단락별로 다양한 전개패턴을 구사하라.

고쳐쓰기

퇴고하기 전략에 따라 수정하라.

글 전체의 구도, 의미를 수정하라.

단락의 전개를 수정하라.

문장과 단어를 수정하라.

쓰고나서

글의 전체적인 체계를 점검하라.

제목이 적절한지 점검하라.

개요와 본문의 장, 절, 항, 목이 일치하는지 점검하라.

각주와 참고문헌이 정확한지 점검하라.

오탈자를 점검하라.

인적사항, 과제명, 수강 과목이 정확한지 점검하라

【전략 1】확대 정의 글쓰기의 주제 영역을 인지하라.

사고와 표현 수업 시간에 ‘영웅에 대해서 확대정의를 내려 보라’라는 글쓰기 과제가 주어졌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 아마도 여러분은 비교나 대조, 분류와 구분 등 다른 글쓰기 패턴들과는 달리 확대 정의 글쓰기를 어렵고 막막한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왜 그럴까? 그것은 여러분들이 확대 정의 글쓰기를 단순한 의미 풀이 정도의 공식적 정의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고, 확대 정의 글쓰기가 일반적인 글에서 많이 쓰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확대 정의 글쓰기 영역임을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확대정의로 한 편의 글을 완성하라는 과제가 주어지면 여러분은 정의 대상에 대해서 공식적 정의를 내린 뒤에 특별히 무엇을 써야 하고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곤란해 하는 것이다. 그런데, ‘영웅에 대해서 여러분의 생각을 한 편의 글로 작성하라’라든가 ‘문화란 무엇인가’ ‘태

권도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주고 한 편의 글을 쓰라고 하면 여러분은 앞의 과제와는 달리 어떻게 써야할지 생각을 구체화하고 쓰기 시작할 것이다.

표현만 다를 뿐 똑같은 확대 정의 글쓰기 과제인데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여러분이 후자의 과제가 확대 정의 글쓰기 영역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후자의 과제가 확대 정의 글쓰기 영역임을 알았다면 여러분은 전자의 과제도 후자처럼 생각하고 쓸 내용들을 구체화한 뒤 확대 정의를 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여러분들이 확대 정의 글쓰기를 어렵게 생각하는 첫 번째 이유가 확대 정의 글쓰기 영역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를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확대 정의 글쓰기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확대 정의 글쓰기의 주제 영역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략 2】글의 성격을 결정하라.

확대 정의 글쓰기 영역을 인지하여 확대 정의 글쓰기가 어떤 것인가를 파악했다면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여러분은 정의 대상에 대해서 ‘정보전달형’으로 쓸 것인가 ‘설득형’으로 쓸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글의 성격에 따라 글의 목표, 수집할 자료, 글의 구성, 서술 내용 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태권도란 무엇인가’라는 정의 글쓰기 과제가 주어졌다고 가정해 보자. 여러분이 정보전달형으로 쓸 것을 결정했다면, 글의 목표는 태권도에 대해서 독자들에게 많은 정보를 주는 것이 될 것이다. 따라서 자료는 태권도의 명칭, 기원과 역사, 무예적 특징, 역대 유명 태권도 선수, 태권도의 위상 등 다방면에 걸쳐 수집되어야 할 것이며, 글의 구도는 태권도의 명칭에서부터 기원, 역사, 특징, 유명 선수, 위상까지 독자들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비해 ‘설득형’으로 쓸 것을 결정했다면, 정보 전달형과는 달리 필자의 새로운 주장이 글의 목표가 될 것이다. 자료도 태권도와 관련하여 논란이 되는 쟁점들을 중심으로 수집되어야 하며, 글의 구도는 문제 제기와 그에 대한 필자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보여주는 구성이 되어야 한다. 이처럼 확대 정의 글쓰기에서 글의 성격을 결정하는 일은 글의 목적, 자료수집, 글의 구성, 서술내용 등 글 전반에 대한 관점을 달리하는 것이므로 매우 중요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전략 3】독자의 지식·태도·요구를 예상하여 서술 내용과 수준을 결정하라.

독자 분석은 어느 글에서나 중요하듯이, 확대 정의 글쓰기에서도 중요하다. 독자 분석이 중요한 것은 독자의 지식·태도·요구에 따라 확대 정의 글쓰기의 서술 내용이나 수준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즉 독자의 지식 수준이나 태도, 요구에 따라 어떤 용어까지 공식적 정의를 내리고 출발할 것인가, 어느 범위까지 서술할 것인가, 얼마나 상세하게 설명할 것인가, 무엇을 중점적으로 써야 할 것인가 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태권도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독자에게 태권도를 소개하고자 한다면, 여러분은 태권도의 공식적 정의로부터 출발하여 태권도 전반에 대해서 자세하게 서술해야 할 것이며, 독자가 태권도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태권도와 관련된 쟁점들에 대해서 새로운 견해를 얻고자 원한다면, 여러분은 태권도와 관련된 기본적인 소개는 간략히 다루고 쟁점별로 문제를 제기한 뒤 그에 대한 여러분의 주장을 피력해야 할 것이다.

【전략 4】자료를 수집·분석한 후, 각 단락에 들어갈 내용과 전개 패턴까지 고려한 개요를 짜라.

글의 성격이 정해지고 독자를 파악했다면 그에 따라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한다. 자료는 정보전달형이냐 설득형이냐에 따라 다르게 수집한다. 정보전달형일 경우에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 걸쳐 자료를 수집하고 설득형의 경우 쟁점별로 필요한 자료들을 수집해야 한다.

자료를 수집한 뒤에는 자료를 분석하여 내용을 정리하고 필자의 견해를 메모한다. 예컨대, 태권도에 대해서 정보전달형으로 쓸 경우, 명칭은 명칭끼리, 기원은 기원끼리, 역사는 역사끼리, 무예적 특징은 특징끼리 모으고 핵심내용을 간단하게 메모한다. 설득형의 경우, 태권도에 대한 기존 연구를 검토한 뒤 쟁점별로 내용을 정리하여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수정적 관점을 메모해 둔다.

자료 분석을 마치고 나면, 이를 토대로 전체 글의 구도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개요를 짜야 한다. 이 지점은 확대 정의 글쓰기에서 특히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왜냐하면, 확대

정의 글쓰기가 표면적으로는 정의 글쓰기로 포장되어 있어서 쓰기에 간단한 듯싶지만, 실상은 한 편의 설명문 또는 논설문 수준의 글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글 전체 구성에 대한 치밀한 배치가 요구되는 것이다. 여러분들이 확대 정의를 어렵게 생각하는 것도 확대 정의가 치밀한 배치를 요구하는 글임을 인식하지 못한 채 글쓰기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초고쓰기 단계에 들어가서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무엇을 써야 할 지 막막해지는 것이다.

개요는 각각의 단락에 들어갈 내용까지 배치하여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의 개요는 확정된 개요가 아니라 초고쓰기 단계에서 최대한 도움을 받기 위해 짜는 목차이다. 그러므로 자료를 읽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생각이 충분히 숙성되는 자료 분석 단계에서 짜는 것이 마땅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 부분을 대충하고 바로 초고쓰기 단계로 넘어가는데, 그렇게 되면 주제에 대한 충분한 숙성과 준비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글은 진척이 없고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게 된다. 따라서 단락 배치까지 끝낸 개요를 짜놓으면 초고쓰기 단계가 수월해지고 혹 문제점이 발견되더라도 빠르게 수정할 수 있다.

또한 각 단락에 들어갈 전개 패턴도 고려해야 한다. 확대 정의를 쓸 경우 분량은 적게는

몇 단락에서부터 많게는 책 한 권까지 늘어날 수 있다. 그럴 경우, 하나의 글쓰기 패턴만 고집하면 지루하거나 개념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어렵다. 따라서 각 단락의 성격에 맞게 적절한 전개 패턴을 구사하는 것이 좋다. 예컨대, 태권도의 품새, 동작, 구령 등을 설명하려면 묘사 패턴이, 태권도와 다른 전통 무예의 차이점을 밝혀 태권도의 특징을 드러내려면 비교와 대조 패턴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설명하는 단락에서는 올림픽 연도별로 선수들을 열거하는 예시 패턴이 효과적일 것이다. 중요한 점은 조직하기 단계에서 개요에 따라 각각의 단락에 맞는 패턴을 효과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단락별로 패턴을 선택하는 방법은 다음 표에서와 같은 질문을 던져보고 선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질문 전개 패턴

태권도의 품새, 동작, 구령은 어떻게 하는가? 묘사

태권도의 기원, 역사적 흐름은 어떠한가? 서사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들은 누가 있는가? 예시

태권도의 구성 요소, 주요 특징은 무엇인가? 구분, 분류

태권도와 다른 전통무예와의 유사점, 차이점은 무엇인가? 비교와 대조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탈락한 이유는?

탈락 이후 태권도의 인기도는 어떠한가? 인과와 영향

【전략 5】도입은 공식적 정의로 시작하라.

초고쓰기는 조직하기 단계에서 짜여진 개요에 따라 내용을 채워 나가는 단계이다. 조직하기 단계에서 이미 주제에 대한 충분한 탐구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작성을 하다가 수정할 부분이 생기더라도 빠르게 고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개요에 따라 내용을 채워나가되 장, 절, 항, 목, 단락의 이동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초고쓰기에 들어가서 장, 절, 항, 목이나 단락을 이동시켰을 때 글의 구성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초고쓰기 단계에 들어가면 그 출발은 공식적 정의로 하는 것이 좋다. 도입부에서 공식적 정의를 사용하여 글의 주제와 관련된 개념어, 핵심어의 의미를 풀어줌으로써, 필자와 독자 사이에 공통된 이해를 형성하여 필자의 설명과 주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공식적 정의를 내리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공식적 정의 내리는 방법

- 일반적인 이해의 범주 안에서 정의 내려라.

여러분이 사전의 도움 없이 어떤 용어나 대상에 대해서 공식적 정의를 내려야 할 경우,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이해의 범주 안에서 정의를 내려야 한다. 이는 공식적 정의가 필자와 독자 사이에 공통된 이해를 형성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초등학생에게 ‘사랑’의 정의를 내려줄 경우, 글의 맥락에 따라 다음 내용 중에서 적어도 하나에 포함되어야 하는 것이다.

사랑은 상대의 매력에 끌려 열렬히 그리워하거나 좋아하는 마음이다.

사랑은 남을 돕고 이해하려는 마음이다.

사랑은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이다.

- 표준국어대사전, 「사랑」

- 유개념을 종차로 제한하여 정의 내린다.

용어 용어만의 특징 부류

영웅 지혜와 재능이 뛰어나고 용맹하여 보통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

침대 사람이 누워 잘 수 있도록 만든 가구

학생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하는 사람

공식적 정의는 세 부분의 진술로 구성된다. ‘용어’, ‘그 용어가 속한 부류’, ‘부류 내에서 그 용어만이 가진 특징’이다. 이를 순서대로 종개념, 유개념, 종차라고 한다. 공식적 정의는 유개념을 종차로 제한하여 정의 내린다. 위에서 유개념을 종차로 제한하여 정의를 내린다면, ‘학생’의 공식적 정의는 ‘학생은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하는 사람이다.’이다. 이때 학생이 소속된 넓은 집단인 ‘사람’은 유개념이되고, ‘학생’은 종개념이며, 종차는 사람 중에서도 학생만의 특징을 보여주는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하는’이라는 진술이다.

중요한 것은 여러분이 사전의 도움 없이 공식적 정의를 내려야 할 경우, 여러분의 지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용어=용어만의 특징’의 등식이 성립하게끔 정의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 이해하기 쉽게 정의 내려라.

산소는 산소족에 속하는 비금속 원소, 또는 산소 원소로 만들어진 이원자 분자로, 공기의 주성분이면서 맛과 빛깔과 냄새가 없는 물질이다.

- 표준국어대사전, 「산소」

공식적 정의는 독자가 글을 쉽게 이해하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목표이다. 그런데 필자가 공식적 정의를 너무 엄격하게 구사하면 독자들은 공식적 정의 자체를 도리어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공식적 정의가 필자와 독자 사이에 공통된 이해를 전제로 하는 것임을 명심한다면 쉽게 풀어 써야 한다. 위의 인용문처럼 산소의 공식적 정의를 내리기 위해 ‘비금속’, ‘원소’, ‘이원자’, ‘분자’, ‘주성분’등 또다른 추상적 개념들을 열거한다면 독자는 읽어도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기 어렵게 된다.

순환 정의를 피하라.

오각형은 오각형 모양의 평면도형이다.

위의 인용문은 같은 말을 되풀이함으로써 결국 아무 것도 정의 내리지 못한 경우이다. 즉 오각형이 구체적으로 어떤 특징이 있는지를 밝힌 것이 아니라, 오각형에 대한 용어를 다르게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오각형의 실체가 무엇인지 독자는 아무 것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전략 6】도입에서 정의 대상의 어원, 기원을 들어서 의미를 확장하라.

도입에서 공식적 정의를 내린 후, 어원, 기원 등을 들어서 정의 대상의 의미를 확장하는 확대 정의를 쓸 수 있다.

교육이란 가르쳐서 지식을 주고 기르는 일을 말한다. 교육이라는 말의 뜻을 명확하게 나타내고 있는 중국의 자전 설문해자에서는 ‘교’는 위에서 베푸는 바를 아래에서 따르는 것이라고 하였고, ‘육’은 자식을 부양하여 선을 행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유럽이나 미국의 교육이라는 말인 ‘education’은 라틴어의 교육이라는 명사 ‘educatio’를 어원으로 한다. 그러나 ‘educatio’의 동사형‘educo’는 사용되는 용법에 따라 완전히 대립되는 뜻으로 나뉜다. 즉, ‘educere’에 의할 때 ‘educere’는 <끌어내다>라는 뜻이므로 사람이 내면에 지니고 있는 것을 끌어내도록 돕는 일이 교육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또 ‘educare’에 의할 때 ‘educare’는 <가르쳐 머리에 들게 하다> 또는 <어떤 특정한 틀에 박아 형성한다>라는 뜻이므로 교육은 모범적인 인간상을 닮도록 어린이를 형성하는 일이라는 뜻이다.

- 야후 백과사전, 「교육」

위의 글은 공식적 정의에서 더 나아가 어원을 통해 의미를 확장한 경우이다. 필자는 첫 문장에서 교육은 ‘가르쳐서 지식을 주고 기르는 일’이라는 일반적인 속성을 들어 공식적 정의를 내렸고, 두 번째 문장부터는 ‘교육’이라는 글자의 어원에 초점을 맞추어 교육의 의미를 확장시키고 있다. 필자는 교육의 의미에 대해서 중국의『설문해자』와 라틴어의 어원을 예로 들고, 비교의 방법으로 중국과 유럽·미국에서의 교육의 차이를 밝히고 있다. 중국의 경우, 교육이 ‘위에서 베푸는 바를 아래에서 따르고, 자식을 부양하여 선을 행하게 하는 것’이라고 하여 교육자가 피교육자를 이끌어가는 교육자 중심의 교육이라면, 유럽·미국의 경우는 ‘피교육자가 내면에 지니고 있는 것을 끌어내는 것’과 ‘특정한 틀에 박아 형성하는 것’으로 피교육자 중심과 교육자 중심의 교육이 동시에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독자는 ‘교육이 가르쳐서 지식을 기르는 일’이라는 공식적 정의만으로 알 수 없었던, 동서양의 교육 방식의 차이를 알게 된다.

철학이라는 뜻의 philosophy 또는 philosophie라는 단어는 그 기원을 살펴보면 희랍어의 philosophia에서 유래된 것이다. Philosophia라는 말은 사랑을 의미하는 philos와 지혜를 의미하는 sophia라는 두 낱말이 합쳐서 이루어진 것인데, 그것은 지혜를 사랑하는 것, 즉 애지를 의미한다. 필로소피아라는 용어는 소크라테스에 의해 최초로 사용되었다. 그런데, 지혜에 중점을 두느냐, 또는 사랑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필로소피아의 뜻이 달라질 수 있다.

플라톤은 그의 대화편 중의 하나인 <향연>에서 에로스에 관한 설명을 통해 인간은 전지한 신과 무지한 동물 사이에 있는 존재로서 끊임없이 진지한 신의 소유물인 진리를 희구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입장에서 보면 철학이란 어떤 완성된 지식의 형태 또는 그것의 소유를 의미하기보다는 참된 지식에 대한 갈망이나 애모의 동적인 과정 즉 진리 탐구의 끊임없는 과정을 의미하는 것이라 하겠다.

이에 대하여 아리스토텔레스는 지혜에 중점을 두었다. 그에게 있어서 철학은 체계적인 지식을 의미한다. 그에 의하면 철학은 지혜의 탐구라기보다는 오히려 탐구된 지혜 즉, 객관적인 지식을 뜻한다. 그것은 오늘날 우리가 과학이라고 일컫는 것과 같은 개념의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따라서 모든 존재의 근본 원리를 탐구하는 존재론 즉 형이상학을 아리스토텔레스는 제일철학이라고 불렀다. 이처럼 고대에 있어서 철학은 모든 학문을 포괄하는 만학의 왕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상 살펴본 바에 의하면 결국 철학은“진리에 대한 애모라고 하는 동적인 과정과 그러한 과정을 거쳐 이룩된 체계적인 지식”으로 정의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플라톤은 진리에 이르려는 인간의 노력에 철학의 실천적 정의를 부여한 데 반해, 아리스토텔레스는 형이상학적인 지식의 체계를 철학의 정의로 삼음으로써 철학의 위치를 만학의 왕의 자리에 올려 놓았다고 할 수 있다.

- 정제한, 「철학이란 무엇인가」

위의 예시문은 ‘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철학의 개념을 밝힌 글이다. 필자는 ‘철학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효과적으로 답하기 위하여 철학의 기원, 플라톤의 철학 개념,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개념, 이를 정리한 최종적 철학 개념 네 단락으로 구성하였다.

첫 번째 단락은 철학의 기원을 희랍어에서 찾고 철학이 philos와 sophia가 결합된 ‘지혜

를 사랑하는 것’이라는 일반적 의미를 밝혔다. 두 번째, 세 번째 단락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개념을 끌어와 두 사람의 철학 개념 안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밝혔다. 즉, 플라톤은 철학의 개념을 ‘지혜’와 ‘사랑’ 중에 ‘사랑’에 역점을 두어 ‘지식을 탐구해 가는 과정’을 중시한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지혜’에 역점을 두어 ‘체계적으로 완성된 지식’이라는 결과를 중시했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마지막 단락에서 필자는 ‘지혜에 대한 사랑’이라는 철학의 개념이 ‘지식을 탐구하는 동적인 과정’과 ‘그 과정을 거쳐 이룩된 체계적인 지식’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함축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상의 두 예시문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어원, 기원을 들어 의미를 확장할 경우, 독자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공식적 개념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그 용어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략 7】정의 대상에 대한 지식과 정보, 필자의 수정적 관점 등을 추가하여 구체화하고 개성화하라.

개성적 관점으로 새롭게 정의를 내리되, 공식적 정의와 확대 정의 사이의 의미 간격은 논리적인 맥락으로 채워라.

머리에서 갈라진 것이 머리카락, 손에서 갈라진 것이 손가락, 그리고 발에서 갈라진 것이 발가락이다. 그리고 몸 전체에서 갈라진 것이 가랑이라고 할 때의 그 가락이다. 영어의 헤드와 헤어, 핸드와 핑거는 서로 연관성이 없지만 우리의 인체어를 보면 이렇게 몸 전체가 하나의 구조체를 이루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과 논밭을 ‘가는 것’도 알고 보면 같은 뿌리에서 생겨난 말이다. 어원이 아니라도 낮에는 밭을 갈고 밤에는 책을 읽는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의 의식 속에는 그것이 교육과 밭갈이는 늘 한 개념으로 쓰여 왔다. 한마디로 교육이란 마음밭을 가는 쟁기질이다.

요즘처럼 과학이 발달한 세계에서도 맛있는 쌀을 만드는 유일한 비결은 딱 한 가지흙을 갈아주는 길밖에 없다는 것이다. 벼를 베고 난 벼그루는 그냥 불로 태우지 않고 봄이 될 때까지 세 번 정도 깊이 갈아 완전히 분해시킨다. 그리고 그 때 계분 같은 유기비료를 넣어 준다. 그러면 공기가 깊이 그리고 고르게 스며들어 굳어 있던 흙들이 싱싱하게 되살아난다. 이러한 밭갈이의 근본 정신을 망각하고 농약이나 마구 뿌려대는 오늘의 학교 교육이 생각이 난다. 가르친다는 것은 메말라 굳어져 가는 정신을 갈아엎는 것이다. 그래서 고정관념이나 타성에 젖은 마음에 새 지식의 공기를 스며 배게 하는 것이다.

입시 부정으로 땅에 떨어진 한국의 교육 풍토는 지금 산성화된 흙처럼 굳어져가고 있다. 웬만큼 자주, 그리고 깊은 쟁기질을 하지 않고서는 소생하기 힘들 지경에 이르렀다. 물갈이나 농약을 치는 극약 처방이 아니라 그 근본적인 토양을 바꾸는 밭갈이 교육 정책이 나와야 한다. 이 기회에 ‘가르치다’라는 말이 밭갈이와 같은 말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그 교육의 근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학교라고 사회에서 동떨어져 있는 집단이 아니다. 손가락 발가락처럼 우리 몸에서 갈라져 나온 부분이다. 다같이 아픔을 느껴야 한다.

- 이어령, 「가르치다」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글에서 확대 정의는 대상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구체적으로 소개하면 되지만, 주관적 견해를 펼치는 설득적인 글이나 문학적인 글에서는 필자의 개인적 경험과 사고, 이해를 바탕으로 개성적, 주관적 특성이 드러나야 한다.

윗글에서 필자는 ‘가르치다’의 정의를 ‘지식이나 기능, 이치 따위를 깨닫고 익히게 하는 것’이라는 공식적 의미로 내리지 않고 ‘마음밭을 가는 쟁기질’이라는 것으로 새롭게 정의내렸다. 확대 정의를 내릴 때 중요한 것은 개성적 정의를 내리는 자체가 아니라, 개성적 정의가 얼마나 논리적으로 타당한가라는 점이다. 즉, 공식적 정의와 확대 정의 사이에 벌어진 의미의 간격을 논리적 맥락으로 채우는 일이다.

필자가 ‘가르치다’를 ‘마음밭을 가는 쟁기질’이라고 새롭게 정의를 내린 근거는 머리에서 머리카락이, 손에서 손가락이, 발에서 발가락이 나오듯 모든 사물이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근본은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즉, ‘가르치는 것’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근본이고 ‘밭을 가는 쟁기질’이 농사를 잘 짓는 근본이듯 교육이나 밭갈이가 근본적으로 같은 개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교육을‘마음밭을 가는 쟁기질’로 확대정의한 것이다. 이어서 필자는 교육이 왜 ‘마음밭을 가는 것’인가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교육인 ‘마음밭을 가는 것’은 병들어가는 곡식밭에 농약을 뿌리듯 임시방편적으로 교육현장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산성화된 밭을 아예 갈아엎고 새로운 공기를 주입하듯, 현재 교육 풍토를 완전히 뒤집는 새로운 정책에서 출발해야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적 맥락으로 인해 교육이 ‘마음밭을 가는 쟁기질’이라는 확대 정의는 성공적으로 수행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단락별로 다양한 전개패턴을 구사하라.

역사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한 사전적 의미는 간단하다. ‘인류 생활에 관한 과거의 일을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사전적 의미로 역사의 개념이 만족스럽게 정의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마치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도 같다. 그래서 이 물음에 대한 정의는 그렇게 간단치 않다. 우선 인간에 관한 과거의 기록이면 모든 것이 역사가 될 수 있는가 하는 매우 초보적인 문제부터 시작해 보자.

우리는 점과 점의 연결을 선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수많은 점들이 있다 해도 이를 상호 연결시키지 못하면 선은 이루어질 수 없다. 역사의 정의를 이 같은 선에 비유할 수 있다. 이 선을 ‘역사선’이라고 가정해 보자. 이 역사선을 이루고 있는 무수한 점들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 점들은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일까. 우선 역사선 상에 오른 점들은 ‘과거의 사실’을 의미한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점들은 수학에서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수학적으로는 점과 점을 연결하면 선이 된다. 다시 말해 점의 크고 작음이나 그 점 자체가 특정한 가치나 의미를 지닐 필요가 없다. 그러나 ‘역사선’상의 점들은 그렇지 않다. 적어도 역사선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그것 자체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역사선 상의 점들은 수많은 과거의 ‘사실’가운데 의미를 부여받은 ‘사실’로서의 점들을 말하는 것이다.

한두 가지 예를 들어보자. 우리는 문익점을 잘 안다. 그런데 그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은 그가 고려말(1363)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붓대 속에 넣어 갖고 들어왔다는 정도이다. 말하자면 그 밖에 그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것은 별반 없다. 왜 그럴까? 역사에

서는 특정한 인물의 개인적 삶 모두를 주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개인의 행적 가운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역사적 행위’만을 주목할 뿐이다. 즉 문익점의 전 생애에는 여러 사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역사에서 주목하는 것은 그가 ‘목화씨를 전래했다’는 그 점만을 사실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 같은 예는 허다하겠으나 서양사에서 이같은 예를 하나 더 들어보기로 하자. 서양 고대사에서 흔히 로마 공화정 말 시저의 ‘루비콘강 도하’를 역사적 사건으로 주목한다. 즉 수많은 사람들이 루비콘강을 건넜지만 ‘시저의 도하’만을 의미 있는 사실, 곧 사실로 보는 것이다. 이는 마치 수많은 사람과 차량이 어제도 오늘도 한강 대교를 넘나들지만 1961년 5월 16일 새벽 ‘정치군인들의 도강’만을 우리 현대사에서 기술하고 있는 것과 같은 예라 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역사란 과거 인류사에 있었던 수많은 사실과 사건 가운데 ‘의미가 부여된 점’들을 연결해 놓은 ‘역사선’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 윤경로, 「역사란 무엇인가」

확대 정의는 적게는 몇 단락 많게는 한 편의 글이 될 수 있으므로 단락별로 그에 적당한 전개 패턴들을 선택해야 한다. 즉 묘사와 서사, 인과와 영향, 분류와 구분, 비교와 대조, 예시 등을 단독으로 또는 조합된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위의 예문은 역사를 확대 정의한 것이다. 필자는 역사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밝히기 위해서 단락별로 정의, 비교와 대조, 예시 패턴을 선택하였다. 첫 번째 단락에서 필자는 정의 패턴을 선택하여 역사의 공식적 의미를 밝히고, 필자와 독자 사이에 역사에 대한 공통된 이해를 마련하였다.

두 번째 단락에서는 역사를 수학의 ‘선’에 빗대어 ‘역사선’으로 명명하고, 수학의 ‘선’과 역사의 ‘선’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들어‘역사선’의 특징을 밝혔다. 즉, 수학에서 ‘점’과 ‘점’의 연결이 ‘선’이 되듯, 하나의 과거 사실은 수학의 ‘점’과 같고 과거 사실들의 연결은

수학의 ‘선’과 같아서 과거 사실들의 연결을 ‘역사선’으로 명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학의 ‘선’과 ‘역사선’은 차이가 있는데, 수학의 ‘점’은 크고 작고 의미 있고 없고를 떠나서 모두 선상에 오를 수 있지만 ‘역사선’에 오를 과거 사실은 반드시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역사선은 의미 있는 과거 사실만 해당된다는 것이다.

마지막 단락에서 필자는 역사선상에 올랐던 사실과 오르지 못한 사실들을 예로 들어 역사의 개념을 분명하게 밝혔다. 즉, 같은 과거 사실들이지만 ‘문익점의 목화씨’, ‘시저의 루비콘강 도하’, ‘1961년 5월 16일 정치군인들의 한강 도하’는 가치 있는 과거 사실로서 역사선상에 오른 역사가 될 수 있었지만,‘ 문익점의 사적인 삶’, ‘일반 로마인들의 루비콘강 도하’, ‘일반 한국인들의 5월16일 한강 도하’는 무의미한 과거 사실로서 역사선상에 오를 수 없어서 역사가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략 8】퇴고하기 전략에 따라 점검하고 수정하라.

고쳐쓰기는 작성된 초고의 내용을 검토, 수정, 보완하는 단계이다. 고쳐쓰기는 전체적인 구도와 의미를 수정하는 거시적 단계와 단락 안의 문장과 단어를 수정하는 미시적 단계로 나눈다. 거시적 단계에는 글의 전체 구도와 의미, 단락의 배치 등을 수정하고 미시적 단계는 단락 안에 들어가서 문장과 단어의 선택 및 논리적 연결 등을 점검하는 것이다.

■ 전체적인 의미와 구조 점검

글의 성격이 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도달했는가?(정보전달형/설득형)

확대 정의가 구체적이고 개성적으로 이루어졌는가?

순환정의를 쓴 곳은 없는가?

공식적 정의가 일반적인 범주 안에서 올바르게 내려졌는가?

각 단락에 알맞는 전개패턴을 구사했는가?

단락의 순서가 바뀐 곳은 없는가?

■ 단락 수정 및 보완을 위한 점검

소주제에서 벗어나는 뒷받침 내용은 없는가?

논거가 부족하여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은 없는가?

내용이 서로 모순되는 곳은 없는가?

설명이 반복되는 곳은 없는가?

■ 문장과 어휘의 수정 및 보완을 위한 점검

비문이 있는가?

매끄럽지 못한 접속어를 사용한 곳이 있는가?

부적절한 단어, 모호한 표현, 거친 표현이 있는가?

맞춤법, 띄어쓰기, 문장부호가 틀린 곳이 있는가?

4) 이렇게 읽고 생각하고 쓰자.

<활동 1>

다음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설명한 글이다. 다음 예문을 읽고 물음에 답해 보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기업이 전통적인 운영 목표인 이윤 추구를 위한 생산, 영업 활동을 하면서 동시에 환경 경영, 윤리 경영, 사회 공헌과 같이 지역사회와 사회 전체에 이익을 줄 수 있는 활동을 병행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기업이 주주와 노동자 그리고 소비자 등 기업 이해관계자들의 의견과 평가를 경영의 의사결정과정에 반영하는 활동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실행할 수 있는 사회적 책임 활동의 사례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먼저 취약 계층에 일자리와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여 사회적 공익 활동을 펼치는 것,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수익의 일부를 사회적 목적을 위해 재투

자하는 활동, 그리고 사회적 목적의 재투자를 넘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되는 이익을 지역공동체에 기부하거나 사회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활동 등이다. 이러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들을 통해 기업은 경제, 환경, 사회적 측면에서 성과를 창출하여 지속 가능한 기업의 가치를 증진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 활동을 적극 추진하게 되면 지역공동체나 소비자들은 해당기업에 대해 긍정적 이미지를 가지게 되고, 지역사회와 소비자들 사이에 형성된 긍정적 이미지는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이나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전이되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창출에 기여하게 된다. 나아가 이렇게 창출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는 기업의 매출을 향상시켜 기업의 궁극적인 경영 목표인 이윤 창출을 불러온다. 결국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통해 형성된 기업에 대한 지역공동체와 소비자들의 긍정적 이미지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해당 기업에서 생산하고 판매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더 많이 소비하게 만들어 기업의 이윤 추구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기업 투자자들로 하여금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으로 경영 생산성이 높아진 기업들에 대해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하게끔 유도한다.

따라서 효과적인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은 기업의 이해관계자와 해당 기업 모두에

게 이익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기업과 이해관계자들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을 위해서 기업 종사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

- 최진봉,「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의미」

① 필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결국 기업의 이윤 창출에 기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한 단락으로 요약해 보자.

② 위의 글은 총 네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단락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한 두 문장으로 요약해 보자.

③ 우리 주변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는 사례가 있는지 조사해 보고 그것에 대해 친구들과 토론해 보자.

④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결국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실천과 연결될 수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은 어떠한지 확대 정의의 방식으로 한 편의 글을 완성해 보자(1,200자 내외).

<활동 2>

아래 인용문은 패션지의 무분별한 외래어 사용을 꼬집은 학생 글이다.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라.

패션은 샴푸다. 샴푸는 머리를 감을 때 사용하는 세정제로서 대체 가능한 것으로는 비누가 있다. 그러나 삼푸와 비누는 차이가 있다. 비누가 때를 벗겨내기 위한 기초적인 세정제라면, 샴푸는 때를 벗겨내는 것에서 한걸음 나아가 머리카락에 향기와 윤기를 더해주는 전문화된 세정제라 하겠다. 그러므로 삼푸와 비누를 옷에 비유해 보면, 비누는 옷을 입는 행위 그 자체라 할 수 있고, 삼푸는 사람들이 머릿결에 애정을 가지고 향과 윤기를 내듯, 자신의 멋과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 옷에 애정과 노력을 가미하는 패션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샴푸를 사용하는 데 어떤 제한이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머리를 감듯이 누구나 샴푸를 사용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샴푸는 늘 사람들 가까이에서 사용하기 편리한 조건으로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샴푸와 같은 패션 또한 사람들 가까이에

서 편리한 상태로 존재해야 할 것이다. 패션이 그러한 존재로 있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은 패션지이다. 패션지를 통해 사람들은 패션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패션지 또한 패션에 애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형태로 존재해야 한다. 과연 패션지는 이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일까?

“이번 스프링 시즌의 릴랙스한 위크엔드, 블루톤이 가미된 쉬크하고 큐트한 원피스는 로맨스를 꿈꾸는 당신의 머스트 해브……”‘보그 병신체’에 대해 들어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접해 봤을 문장이다. ‘보그 병신체’는 패션지에서 만연하고 있는 문체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이‘병신체’의 주요 논지는 외래어 남용에 있다. 위의 문장만큼 이나 이질감 있는 이름이 탄생한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가까워지기 어려운 이 이름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병신체’는 마치 과도하게 뿌린 향수와 같다. 향수는 개인의 취향을 드러내며 개성을 표출하는 하나의 도구이다. 향수는 적당히 뿌리면 개인적인 만족감을 줄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호감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용도 이외로 과하게 사용되면 모두에게 피해가 되고 만다. 지독한 향수향만큼 처음 본 사람에게 반감을 일으키는 것은 없다.

병신체는 외래어라는 이름의 향수를 과도하게 뿌린 것과 같다. 적당히 사용했을 때는 기능적으로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과하게 사용되면 가독성을 떨어뜨리며 표면적으로도 기형적인 형태를 띤다. 즉 안 뿌린만 못하게 되는 것이다. 패션지가 얼마나 외래어를 남용하고 있기에 이러한 오명을 쓴 것일까.

- 학생글,「 지독한 향기는 개성이 아니다」

① 이 글에서 필자가 주장하려는 핵심 내용은 무엇인지 한 단락으로 요약해 보자.

② 필자는 패션을 샴푸로 확대 정의 내리고 있다. 필자가 그렇게 정의 내린 근거는 무엇이며 그 근거가 타당한지 친구들과 이야기해 보자.

③ 위의 글의 전체적 구성은 자연스러운가? 그렇지 않다면 왜 그런지 그 이유를 친구들과 토론해 보자.

<활동 3>

① 본문에서 설명한 정의 글쓰기 전략에 따라 다음 어휘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여 확대 정의를 내려보자.

수요와 공급 경제 구조 콜금리 디지털 경제 디플레이션

▣ 초고를 쓴 후에 다음 내용들을 점검하라.

활동 항목 점검 점검 후 수정 및 보완 사항

확대 정의 글쓰기 주제 영역을 인지하고 작성했는가?

정보전달형과 설득형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여 확대 정의가 작성되었는가?

독자의 지식, 태도, 요구를 고려했는가?

자료를 수집·분석한 후 각 단락에 들어갈 내용과 전개 패턴까지 고려한 구상 개요를 짰는가?

공식적 정의가 일반적인 범주 안에서 올바르게 내려졌는가?

정의 대상에 대한 지식과 정보, 필자의 수정적 관점 등을 추가하여 구체화하고 개성화했는가?

글 전체의 구도에서 유기성을 해치는 단락은 없는가?

단락 내 잘못된 문장이나 단어는 적절하게 수정했는가?

② 다음 예문은 진은영 시인의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이란 시이다. 필자는 봄, 슬픔, 자본주의, 문학, 시인의 독백, 혁명, 시 등 일곱 단어에 대해 주관적 관점에서 표현하고 있다. 이 시를 참조하여 ‘짝사랑’이란 제목으로 한 편의 시를 써 보자.

봄, 놀라서 뒷걸음치다

맨발로 푸른 뱀의 머리를 밟다

슬픔

물에 불은 나무토막, 그 위로 비가 내린다

자본주의

형형색색의 어둠 혹은

바다 밑으로 뚫린 백만 킬로의 컴컴한 터널

----여길 어떻게 혼자 걸어서 지나가?

문학

길을 잃고 흉가에서 잠들 때

멀리서 백열전구처럼 반짝이는 개구리 울음

시인의 독백

“어둠 속에 이 소리마저 없다면”

부러진 피리로 벽을 탕탕 치면서

혁명

눈 감을 때만 보이는 별들의 회오리

가로등 밑에서는 투명하게 보이는 잎맥의 길

시, 일부러 뜯어본 주소 불명의 아름다운 편지

너는 그곳에 살지 않는다

- 진은영,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5. 논쟁과 설득

현대 사회는 수많은 가치와 문화가 대립하거나 함께하는 다원화 사회이다. 이러한 사회에서 발생하는 대립과 갈등은 합리적인 해결과정을 통해서 어느 정도 조정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 사이에 존재하는 갈등을 풀어 나가야 한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타협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위의 사진은 ‘동성 결혼’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동성 결혼’은 전문가부터 일반 사람들까지 많은 의견을 내놓으면서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된 사안이다. 여러분은 동성 결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찬성하든 반대하든 중립적이든, 자신의 의견을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이 과정에서는 여러 ‘논쟁’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때 논쟁은 설득을 통하여 내가 원하는 성과를 얻어 내는 논리적인 사고와 표현이다. 이것은 상대방과의 상호 작용이 바탕이 된 것으로 여러 갈등을 줄일 수 있는 우리 시대의 중요한 의사소통 전략 가운데 하나이다.

1) 논쟁과 설득이란 무엇인가?

대부분 논쟁이라고 하면 말로 하는 토론이나 토의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말다툼이나 고집을 피우고 억지를 쓰는 행위까지도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

논쟁이란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자기의 주장을 말이나 글로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생각이나 의견 등을 통한 합의점과 해결책을 모색해 가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논쟁이 필요한 이유는 여러 문제들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이다. 바람직한 논쟁은 대립된 견해를 찾아서 인식하는 것이며 다른 점이 무엇인가에 대한 인정이다. 상대방의 입장을 포기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시각을 넓혀서 자신의 입장으로 생각할 수 있게 이끄는 것이다. 논쟁은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갈등을 줄여 나가면서 합리적인 방향으로 모색해 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중요한 것이 설득이다. 설득은 상대방에게 나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며, 상대방으로부터 내가 원하는 성과를 얻어내는 아주 적극적인 의사소통 행위이다. 넓게 보자면 거의 모든 의사소통에 필요한 기술이 설득이다. 설득에 강한 사람들을 보면 항상

인간관계의 중심에 서 있다. 이들의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알고 보면 아주 간단하다. 여기에는 ‘이성’과 ‘감성’의 조화, ‘독자’에 대한 분석, 근거를 제시하는 ‘논증’방법의 활용 등 과 같은 설득 방법이 있다.

먼저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보면, 이성은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증명을 제시하는 것이다. 교육부나 통계청과 같은 공인된 기관의 자료를 통해 입증을 하는 것으로 ‘논리’를 의미한다. 감성은 상대방과 나의 관계, 상대방의 감정과 처한 상황과 같은 ‘정서’를 의미한다. 정서적 설득은 객관적인 자료나 증명처럼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그 속에는 상대방의 세계관이나 가치, 감동, 고통, 상처 등이 포함되어 있다. 어떤 사안에 대해 이성적이며 정서적인 호소력이 있다는 것은 논리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신문의 사설이나 칼럼, 학술 논문, 기획안 등은 이성에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 글들은 대부분 사실적인 자료를 활용하고 공인된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하므로 논리적인 객관성을 갖는다. 반면에 광고문이나 선전문 등은 어떠한 사안에 대한 판단과 실행이 목적이므로 감

성에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독자가 누구인가에 대한 충분한 고민을 해야 한다. 어떤 논쟁적 사안이 생겼을 때 자신의 의견에 대해 찬성하거나 반대, 또는 주저하는 독자가 있을 것이다. 이때 예상 독자의 나이, 성향, 가치관, 주제에 대한 이해 정도를 파악해 놓으면 보다 합리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 이때 자신의 입장을 강하게 제시하기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에 대한 개방적인 자세와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설득의 목표와 전략은 상대방이 언젠가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상대방이 독자의 관점을 존중하면서 의견을 내세우게 되면, 그 입장에 대해 좀 더 개방적인 자세가 되고 그 의견에 대한 신뢰성을 차츰 갖게 된다. 따라서 예상 독자가 누구인지 를 염두에 두면, 상대방의 생각의 변화를 좀 더 수월하게 이끌어 낼 수 있다. 또한 나의 의견 쪽으로 상

대방의 관심, 믿음, 가치관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해서 논쟁이 끝나고 설득이 된 것은 아니다. 상대방의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정보를 통해서 실행까지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을 더욱 가능하게 하는 것이 논증방법의 활용이다. 논증은 논제에 알맞은 적절한 근거를 타당한 과정을 통해서 입증하는 것으로 연역법, 귀납법, 유추법이 있다. 이것은 의사소통의 목적이나 목표가 아니라 논의해야 할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인터넷 상의 실명제는 개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라는 주장을 하려면 이에 대한 모든 측면의 자료를 조사하고 적합한 논증의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논증은 다른 사람과 자신의 생각의 차이를 분명히 할 때나 자신의 의견에 대해 여러 다른 독자를 만날 때 더욱 효과적이다.

2) 논쟁과 설득 왜, 언제 필요한가?

우리 주변에는 지역개발과 환경문제, 사회복지 제도의 확장, 체벌 금지 문제 등과 같은 다양한 갈등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모든 사회의 문제들에는 긍정과 부정의 입장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이때 우리는 서로 다른 의견 차이를 조정해 나가는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는 ‘논쟁’이 생기게 마련이며, 나의 의견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나와 다른 상대방을 설득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다음의 두 가지 사례를 보자.

첫 번째 사례는 대학 내에 음주 허용에 관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법개정안으로 2013년 4월부터 대학교 내에서 주류 판매와 음주를 금지했다. 또한 대중매체에서는 미성년자(19세미만) 관람등급의 프로그램 전후에 주류 광고를 내보낼 수 없었다. 당시 한 대학교의 총학생회가 마련한 절주, 금연 캠페인에서는 대학생들이 아래의 사진과 같이 술을 교문 밖으로 퇴출시키는 퍼포먼스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도 대학 내에 음주 허용은 여러 가지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음주를 허용할 경우에 생기는 여러 문제점과 돌발적인 상황들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 축제 때 개방되는 음주 허용은 그러한 문제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하지만 음주를 하는 기준은 성별과 나이, 그리고 음주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들이 점차 나오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따라 H는 대학 내 음주 허용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H는 대학 내 음주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H의 생각에 대해 모두가 찬성하지는 않는다. 찬성(A), 주저(B), 반대(C)하는 사람들이 각각 있는 것이다. H는 어떻게 A, B, C에게 음주 허용을 찬성하는 자신의 의견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

또 다른 사례를 보도록 하자. 최근 우리 사회에서 큰 문제로 나타난 사안은 ‘흡연’에 관한 것이다. 국가적으로 금연을 촉구하거나 시행하고 있고, 얼마 전에는 흡연으로 인한 부작용 광고를 공영방송에서 내보내기도 했다. 그만큼 흡연은 흡연자에게도, 비흡연자에게 도 여러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흡연구역의 설치 여부에 대한 논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H는 학생 회장 후보에 지원을 한 후, ‘학교 내에 흡연 구역을 별도로 지정해 놓겠다’라는 공약을 내세웠다. H의 공약에 대해 학생들은 각자 다른 의견 차이를 보였다.

A : 진작 저런 공간이 있었어야지.

B : 글쎄, 좀 그렇긴 한데 필요할 듯도 하고…… 잘 모르겠네.

C : 저건 흡연의 자유를 뺏는 거야.

A는 별도 구역에 대해 찬성하는 학생이고 B는 별도 구역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세우기를 주저하는 학생이다. C는 별도 구역에 대해 반대하는 학생으로 각자 서로 다른 입장의 차이가 있다. 이 세 사람 모두에게 H의 공약이 잘 전달되려면 어떻게 세 사람을 각각 설득시켜 나가야 할까?

위의 두 가지 사례 외에도 사형제도 존폐, 군가산점 부여, 동성 결혼의 합법과 같은 다양한 사안들은 끊임없이 논쟁되고 있다. 그 논쟁 속에서 생기는 대립적인 사안을 비교·분석해 보는 것은 갈등적 상황을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유연성을 기르게 한다. 또한 공통된 합의점과 해결점을 모색하는 가운데 주체적인 가치 판단력을 향상시켜 준다. 따라서 논쟁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말과 글을 포함한 설득적인 여러 행위들은 우리 시대에 필요한 중요한 의사소통이라 하겠다.

3) 논쟁과 설득 어떻게 할 것인가?

바람직한 논쟁과 설득을 하려면 무엇보다 논쟁의 문제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논쟁적 상황에서 자신의 생각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그 의견은 충분히 전달되고 존중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반성적 사고와 합리적인 의사 결정의 과정이 함께 있어야 한다. 다음의 단계는 논쟁적 사안에 대한 자신의 가치판단력을 글쓰기로 나타낼 수 있게 해 준다.

단계 전략 구체적인 내용

쓰기 전에

쓸 대상을 선정하라.

- 주제에 대한 논쟁적 사안을 마련한다.

- 논쟁적 사안에 대해 자신의 관점을 명확히 정한다.

독자를 파악하고 접근

- 자신의 입장에 대해 예상 독자가 어떤 반응을 할지 방법을 설정하라. 파악하고 접근 방법을 설정한다.

- 글의 구조를 선택하여 활용한다.

조직하기

글의 구조를 정하라.

문제 분석 및 해결책을 마련

반론 제시를 통한 주장

다른 주장의 비판에 대한 근거를 통한 주장

자료를 수집하라.

- 논거를 위한 여러 관련 자료를 충분히 준비한다.

자료를 조직하라.

- 논증 방법 활용 : 연역법, 귀납법, 유추법을 다양하게 활용한다.

초고쓰기

주장을 분명히 하고 근거 제시를 활용하라.

- 자료 및 조직을 활용하여 주장을 분명히 한다.

-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근거를 들어 서술한다.

언어적 표현을 활용하라.

- 정확한 용어를 쓰되 단정적인 표현은 순화시킨다.

고쳐쓰기

수정·보완하라.

- 자료 활용, 논거 제시 정확성, 어휘와 표현 등을 점검한다.

쓰고 나서

편집하고 최종 점검하라.

- 오·탈자 유무, 단락 간의 유기성, 참고문헌 등을 전체적으로 점검한다.

【전략 1】자신의 주장과 제안을 분명히 하라.

만약 글을 쓰는 목적이 객관적인 사실을 전하는 것이라면 설명하는 글을 쓰면 된다. 하지만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여 실질적인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내려고 한다면 설득하는 글을 써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나의 관점을 분명히 하는 ‘명제’를 설정해야 한다. 명제는 어떤 사실에 대한 자기의 의견이나 신념, 판단 등을 나타낸 것이다. 단일한 판단만을 내포하며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에 의해 확인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논쟁적 사안에 대한 자신의 주장이나 제안을 명확하게 나타낼 수 있다.

명제에는 사실 명제와 가치 명제, 정책 명제가 있다. 어떤 사실이 진실이라는 주장을 하는 명제를 사실 명제라 한다. 가치 명제는 옳고 그름, 착함과 악함, 아름다움과 추함 등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다. 정책명제는 가치판단을 명제화하는 것으로 어떤 행동이 바람직

하다는 것을 뒷받침해 줄 수 있다. 예컨대 ‘동성 결혼’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나타내는 글을 쓴다고 할 때 다음과 같은 명제를 쓸 수 있다.

사실 명제 : 동성 결혼은 영국의 팝가수 엘튼 존에 의해 보다 널리 알려졌다.

가치 명제 : 동성 결혼의 허용은 성소수자의 인권 보호가 될 수 있다.

정책 명제 : 동성 결혼의 합법화를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명제는 글의 시작 부분에서 문제에 대한 논점을 직접적으로 제시하는 것으로 자신의 입장과 제안을 분명하게 한다. 독자에게는 글의 논점과 맥락을 끝까지 살필 수 있는 지침 역할을 해 준다.

【전략 2】독자의 수준과 경향을 파악하라.

독자들은 크게 내 주장에 찬성하거나 주저하거나 반대를 하는 세 부류로 나누는 경우가 많다. 어떤 독자로 설정해서 글을 쓰느냐에 따라 내 주장의 태도, 구사하는 어휘, 제시하는 근거의 종류와 깊이는 달라진다. 단순하게 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고 자신의 의견에 일차적 근거를 덧붙일 수도 있다. 만약 일차적 근거에 상대방이 반론을 제시한다면 그에 대한 답을 하면서 상대방의 반박을 포함하는 글을 쓸 수도 있다.

예컨대 앞에서 언급한 ‘대학 내 음주 허용’에 찬성하는 A가 여러 독자와 논쟁을 할 경우, 찬성하는 자신의 의견을 어떻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찬성하는 A에게는 ‘감성’의 호소를 통해서 찬성의 의견을 더욱 확보하는 것이 좋다. 교내 음주 허용은 대학생들에게 자율적인 권한을 줄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강조한다. 또한 대학생들은 행동에 대한 책임의식을 신뢰한다는 의미도 덧붙인다. 즉, 음주로 인한 여러 문제점에 대해 생각해 보고 그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게 자기 조절력을 갖추어 바람직한 음주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시작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다음으로 주저하는 B에게는 ‘이성과 감성’의 균형감 있는 호소가 필요하다. 음주를 허용함으로써 음주자와 비음주자의 편의에 대한 객관적 수치와 자료 등의 분석적인 견해를 제시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음주가 정서적 이완이나 결속력에 도움을 준다는 감정적 호소를 함께 하는 것도 필요하다. 교내 음주 허용은 음주자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게 해 준다. 또한 음주 후에 나오는 쓰레기를 정리하는 습관을 익혀서 쾌적한 교내 환경을 조성해 나갈 수 있게 하기도 한다. 이것은 B가 음주 허용에 대해 긍정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하여 찬성하는 A의 의견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변화를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반대하는 C에게는 ‘이성’에 주목해서 객관적인 정보와 논리적인 견해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교내 음주 허용이 주는 이점에 대한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컨대 친구들이나 선·후배 간에 중요한 규칙을 의논할 때, 의견들이 서로 대립하거나 합리적인 방안이 모색되지 않을 경우가 있다. 이때 잠시 휴식시간을 가지면서 식사와 함께 간단한 음주를 하면 좀 더 개방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받아들이게 된다. 여기에서 나오는 여러 얘기들은 중요한 규칙을 보다 합리적

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음주를 반대하는 학생을 문제시하는 감정적인 호소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와 같이 예상 독자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글의 목적과 내용, 표현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 이것은 자신이 주장하려는 바를 더욱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게 한다.

【전략 3】글의 방향을 정하기 위한 구조를 선택하라.

글쓰기 훈련을 할 때는 가능한 자신이 어떠한 구조로 글을 쓸 것인지 정해 놓고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의 세 가지 글의 구조를 살펴보도록 하자.

첫 번째 방법은‘문제 분석과 해결책 마련’이다. 이것은 문제시되는 사안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고 그 해결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원인에 대한 파악이 논리적이고 균형적일수록, 그 해결책이 실천할 수 있는 구체성을 띨수록 설득은 힘을 얻게 된다. 이를 위해 서는 적절한 사례 근거 찾기, 논거의 제시를 구체화하기, 다른 관점을 깨닫게 하는 정책 등

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 방법은 ‘반론 제시를 통한 주장’이다. 이것은 어떤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서 반론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때 반론은 상대방의 부정확하고 모순된 면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여야 상대방을 나의 입장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이것은 나의 의견을 비교적 쉽게 전달하는 이점을 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반론 제시가 합리적이라는 것을 입증할 객관적인 자료나 권위가 있는 근거 등을 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반론 제시에 더욱 힘을 실어 줄수 있는 대안 제시도 필요하다.

세 번째 방법은 ‘다른 주장의 비판에 대한 근거 있는 주장’이다. 이것은 기존에 나와 있는 주장들을 검토한 후, 이에 대해 새로운 주장을 하는 것이다. 다른 주장에 대한 모순점을 점검해 나가면서 새로운 주장이 보다 합리적이라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이것은 기존의 주장에 대해 여러 다른 측면으로 논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를 위해서는 다른 주장을 비판할 수 있는 근거 제시, 새로운 주장이 필요한 이유와 근거 제시, 그리고 이를 통해 주장하려는 것에 대한 의미 부여가 있어야 한다.

【전략 4】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논거를 충분히 준비하라.

아무리 적절한 글의 구조를 선택해 두었다 해도 그것을 뒷받침해 주는 구체적이고 신뢰할 만한 논거를 확보하지 않으면 글의 구조는 충분하게 활용된 것이 아니다. 예컨대 앞에 사진에서 본 ‘동성 결혼의 합법화’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글로 쓴다고 해 보자. 이 사안에 대한 자신의 주장과 입장은 명제화해 놓았다면 다음으로 글의 구조를 정하고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 자료들을 수집해야 한다. 여기서 논거란 주장이나 판단이 타당하다는 것을 뒷받침해 주는 논리적 근거를 말한다. 논거에는 사실 논거와 의견 논거, 정책 논거가 있다. 사실 논거란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사실들을 논거로 활용하는 것이고, 의견 논거란 권위 있는 사람의 의견을 논거로 활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책 논거는 구체적으로 실천이 가능한 정책을 논거로 제시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논거들을 충분히 마련해 놓으면 나와 다른 입장의 상대방을 보다 자연스럽게

설득시켜 나갈 수 있다. 또한 상대방이 제기할 나의 입장에 대한 반론 제시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답변을 줄 수 있다.

【전략 5】논증의 방법과 과정을 활용하라.

‘논증’은 내가 생각한 바를 나 자신이나 상대방에게 명료하게 밝혀가는 추론 과정이다. 하지만 주장과 근거, 결론과 전제의 관계를 갖추었다고 해서 모두가 좋은 논증은 아니다. 왜냐하면 논증의 과정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논증에는 연역법, 귀납법, 유추법이 있다. 이 세 가지 방법들은 문제 해결 과정과 결과에서 문제적 상황의 구조와 원인을 찾아내고 그것이 맞는지 여러 사례를 통해 점검하는 것이다. 세 가지 방법은 각 과정의 순서가 다를 뿐이지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문제적 상황의 해결을 위해서는 세 방법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역법 규칙 사례 결과

귀납법 사례1 사례2 결과

유추법 결과 규칙 사례

연역법은 ‘전체에 대해서 참인 것은 부분에 관하여도 참이다’라는 법칙으로 보편적 원리로부터 부분에 대한 지식을 이끌어 낸다. 일반적인 것으로부터 특수한 것을 추론해 내는 방법으로 삼단논법의 형식을 따른다. 귀납법은 개별적 사례를 전제로 하여 일반적 사실로서의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유추법은 하나의 특수한 사실에서 얻은 결론을 바탕으로 다른 특수한 사실의 결론을 유추해 내는 것이다. 이미 알고 있는 사항과 아직 모르고 있는 사항 사이의 유사성을 검토하여 새로운 사실을 추정하는 글을 쓸 때 자주 활용된다.

연역법 : 학생회장 선거에서 자격에 대한 허위 사실이 드러나면 회장으로 당선될 수 없다.

(대전제 : 규칙)

H가 자격을 허위로 기재해서 논란이 되었다. (소전제 : 사례)

그러므로 H는 학생 회장 선거에서 당선될 수 없다. (결과)

귀납법 : 대부분의 기업은 성장기 사업과 성숙기 사업을 가지고 있다. (사례 1)

성장기 사업은 자금을 필요로 하는 반면, 성숙기 사업은 자금을 창출한다. (사례 2)

그러므로 성장기 사업이 지속되면 기업의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결과)

유추법 : 동성 결혼이 보편화되고 있다. (결과)

성소수자의 인권 보장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규칙)

우리 사회의 여러 소수자의 인권도 보호되고 있다. (사례)

【전략 6】정확한 용어를 쓰되 단정적인 표현은 순화시켜라.

논쟁을 통한 설득적인 글을 쓰기 위해서는 주제와 관련된 주요 용어를 정리해 두어야 한다. 어떤 단어에 대해서는 먼저 용어의 뜻을 정의하여 정확한 의미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가령, ‘안락사의 허용 유무’에 관한 자신의 관점을 나타내는 글을 쓴다고 할 때, ‘안락사’의 용어를 정의하고 시작하는 것이 내용 전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떤 단어는 일반적으로 자주 사용하지만 내포하고 있는 입장이 다르므로 범위를 한정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안락사의 정당화’라는 글을 쓸 경우 안락사가 환자, 가족, 윤리, 사회·경제적 차원 가운데 어떠한 측면에서 정당화인지 구체적으로 밝혀 주어야 한다. 이것으로 글쓴이의 관점을 보다 명확하게 나타낼 수 있으며, 자료 조사의 범위도 좁혀주는 이점을 준다.

이 외에도 이성에 호소하는 학술논문에서는 ‘모든’, ‘전부’, ‘항상’, ‘절대’, ‘아무도’, ‘어떤 일이 있어도’등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감성에 호소하는 광고문이나 선전문에서는 ‘아마도’, ‘때때로’, ‘거의’, ‘~라고 볼 수 있다’와 같은 좀 더 유보적인 표현들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의 전제와 결론 지시어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도 좋다.

전제 지시어 결론 지시어

왜냐하면 그러므로/그리하여

이므로 따라서/그래서

이기 때문에 결국/결과적으로/결론적으로

이니까 결과로 ~ 하다

인 까닭에 라고 결론 내린다/추론한다

라는 이유로 를 함축한다

를 고려한다면 로부터 추론된다/될 수 있다

【전략 7】초고가 마련되면 전략을 점검하고 수정하라.

■ 전체적인 의미와 구조 점검

논란이 된 문제는 무엇인가?

누구를 위한 글이며, 글의 목적은 무엇인가?

어조는 독자에게 설득적인가?

성급한 일반화를 했거나 증거의 미비로 논리가 약화되지는 않았는가?

논란이 되는 부분의 논거가 충분한가?

논쟁 강화를 위한 주장은 어떻게 제시되었는가?

■ 단락 수정 및 보완을 위한 점검

사실, 예시, 통계, 전문가의 견해 등의 증거가 단락에 충분히 제시되었는가?

단락에 통일성이 부족하거나 불필요한 증거가 들어가 있지는 않은가?

반론에 대한 반박 단락이 효과적으로 제시되어 있는가 또는 불필요한 반박이 있지는 않은가?

필요한 자료의 출처는 명확한가?

■ 문장과 어휘의 수정 및 보완을 위한 점검

독자가 논점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도록 적절한 어휘와 문장을 사용했는가?

표현이나 어휘가 지나치게 함축적이지 않은가?

감정적인 표현이나 어휘가 과도하게 쓰이진 않았나?

독자에게 이해되지 않거나 반감을 줄 수 있는 표현이나 어휘가 있지는 않은가?

4) 이렇게 읽고 생각하고 쓰자.

<활동 1>

다음 글은 ‘나이’를 기준으로 사람을 구분하는 한국 사회의 문화 현상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한 글이다.

“몇 살이니?”이것은 우리 사회에서 어른이 아이를 보면 처음 하는 질문으로, 일상생활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서양인들은“이름이 뭐니?”하고 이름부터 물어본다.

나도 이름부터 물어보는 것을 선호한다. 서구적 관습을 무작정 따라하겠다는 의도에서가 아니라, 그것이 오늘날 우리 생활에 더 맞는 매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상대가 몇 살이든 어느 세대에 속하든 관계없이, 그 사람의 인격 자체를 의식하고 그 사람의 정체성을 우선하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어서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

이다.

나이를 중시하거나, 더 나아가 세대 간의 차이를 사회 구성과 질서의 주요 기준으로 삼는 것은 주로 농본사회에 필요했던 문화적 요소다. 물론 유교 전통에 따라, 나이가 많은 쪽에 우선 순위를 두고 사람의 순서를 매기는 장유유서의 경향은 오늘날 격변하는 문화추이로 많이 축소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세태가 많이 바뀌었고 또 바뀌고 있어도, 나이 기준으로, 더 나아가 세대 기준으로 사람들을 재단하려는 시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를 주의깊게 살펴보면, 또 다른 형태의 나이 기준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굳이 표현하자면, 유장유서의 새로운 질서가 시나브로 태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나이가 적은 쪽, 즉 젊음을 기준으로 사람을 서열화하는 경향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어느 쪽이든, 아직까지 나이와 세대 기준으로 사람을 구분하고 세상을 보고자하는 편협한 패러다임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8.15세대니, 4.19세대니 하는 것은 엄밀히 말해서 나이에 기준한 세대 의미 부여 방식이 아니었다. 역사의 변혁과 전환점이라는 시대적 의미가 그 본질이었다. 386세대란 구분도 원래 한국 현대사의 커다란 사건들이 점철된 시기를 걸어온 세대

의 의미를 넘어서 컴퓨터 시대의 도래라는 중요한 문화적 변화에 대한 상징을 담고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 386을 구성하는 각각의 숫자가 3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생이라는 지나치게 도식적인 의미 부여의 해체를 거치는 순간 386세대의 의미도 조각나기 시작했다. 그들이 역사 속에서 흘린 땀과 피의 의미보다는, 그들이 단순히 앞의 세대보다 ‘젊다’는 의미가 더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젊다는 생물학적 사실에 치중하면 할수록 그들 세대가 지닌 역사·문화적 의미는 퇴색할 것이다. 더욱 치명적인 사실은 그들보다 더 젊은 세대는 얼마든지 많다는 사실이다. 그들보다 더욱 신선하고 젊은 20대가 디지털 혁명과 신자유주의 경제의 물결을 타고 이미 경제·사회·문화적 권력을 획득하는데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 중략 ……

또한 실천적 의미에서도 젊은이란 나이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총리를 역임하면서 독일 부흥을 이끌었던 아데나워가 1954년 대만의 장제스

를 보고 한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되뇌어보아야 할 것이다. “장제스는 더 이상 믿을만한 사람이 못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는 이미 너무 늙어버렸기 때문이지요.” 당시 장제스는 76살이었고 아데나워는 88살이었다.

미래적 관점에서도, 세대를 도식적으로 나누어 세상을 분석하는 것은 더 이상 시대 변화를 파악하는데 유용한 접근법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전망 때문이다. 첫째, 유전 공학을 비롯한 의학의 발달로 기대 수명이 연장되고 있으며, 따라서 세대의 폭은 개별 세대 하나하나의 의미를 희박하게 하리만치 매우 넓어져 가고 있다. 둘째, 지금은 사이버 문화에 적응하는 세대로서 젊은이들이 적합한 것 같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이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개발이 가속화 되어서 나이에 관계없이 사이버 문화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대될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앞으로 각각의 세대가 나름대로 의미있고 다양한 사회적 참여 요소가 된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게 되면 전통적 의미의 세대라는 개념도 사라질 것이다.

우리는 지금 남북으로 분단되고 동서로 분할되어서, 지역이라는 공간을 넘나드는 ‘스페이스 머신’을 타기에도 무척 애를 먹고 있다. 세대의 편 가르기는 매우 위험한 시도다. 그것은 또한 진정한 개인주의의 발달을 저해하는 요소다. 세대라는 또 하나의

집단 소속감을 부추겨 이 나라의 고질인 집단 의식이 없는 삶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오늘날 각각의 세대가 자신을 극복하고 개인의 발전과 더불어 사회공동체 속에서 보람 있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세대라는 시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세대의 타임머신’을 타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세대의 타임머신을 타느냐 못 타느냐 하는 것은 미래 발전을 전망하는 명암과 직결되어 있다.

- 김용석,「 세대의 타임머신」

① 필자의 주장을 나타내는 문장에 밑줄을 그어 보고 한 단락으로 요약해 보자.

② 필자가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기 위해 든 근거를 정리해 보자.

개인적 경험에 대한 근거 :

사회의 일반화 된 경향에 대한 근거 :

③ 이 글에 활용된 논증 방식은 무엇인지 찾아 보고 그 방식을 활용해서 필자의 주장을 정리해 보자.

④ 이 글에 나타난 주요 논쟁에 대한 의견을 내 보고, 그 의견에 입장을 결정 못하고 주저하는 독자를 설득하기 위한 다음의 사항을 써 보자.

명제 설정 :

논거 제시 :

논증 방법 선택 :

<활동 2>

다음 글은 동성 결혼의 합법화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찬성 입장으로 이끌어 내려는 학생의 글이다.

동성애는 생물학적 또는 사회적으로 같은 성별을 지닌 사람들 간의 감정적, 성적 끌림 혹은 성적 행위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게이는 남성 동성애자, 레즈비언은 여성 동성애자를 말한다. 동성애는 사람뿐만 아니라 1,500종이 넘는 동물 종에게 발견되었으며 기록으로도 남아 있다.

동성 결혼은 생물학적, 사회적으로 동일한 성별을 가진 두 사람 사이에 법률상, 사회상으로 이루어지는 결혼을 말한다. 동성 결혼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는 평등 결혼이라고도 불린다. 21세기부터 동성 결혼의 입법이 시작되었고, 전 세계 최초로 동성애자 커플의 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한 국가는 2001년에 이를 허용한 네덜란드이다. 또한 세계 여러 국가에서 개인의 행복추구권과 평등권에 기초하여 동성결혼을 전면적으로 혼인의 형태로 포섭하고 이를 법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그 밖에 미국의 32개 주, 영

국, 멕시코 등에서도 시행하고 있다. 동성의 동반자관계를 혼인관계와 유사하게 법적으로 보호하는 시민 결합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들을 포함하면 전 세계 30개 이상의 국가가 동성 커플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동성 결혼을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동성 결혼은 성소수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서도 절실히 필요한 제도이다. 동성 결혼에 반대하는 입장의 의견으로는 첫째,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성적 기본 질서가 무너질 수 있으며 성 정체성과 가치관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둘째, 동성 결혼으로 인해 가족의 정체성 혼란이 야기될 수 있고 자녀들의 정체성에도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셋째, 헌법 제 36조 1항의“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점을 들어 반대를 하고 있다. 넷째, 동성부부 결혼이 합법화 되고 이러한 가족이 증가한다면 인구 증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동성부부의 결혼은 불가하다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첫 번째에서 말하는 성 정체성과 성 가치관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이것은 인간 본연의 것이라기보다는 이성과의 사랑만을 인정하는 다수에 의해 정립된 후

천적인 인식이다. 인생을 사는 데 있어 평생을 함께할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은 당사자의 몫이지 사회에서 규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소수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억압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정신에도 위배되는 부분이다. 또한 전통적인 가치관을 고려해 보면 이성 간의 사랑 및 결혼이 적합하다는 판단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오늘날 사람들의 가치관은 사회문화의 다양한 변화로 인하여 시대에 맞춰 변해가고 있는 추세이다. 동성 결혼도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해봐야 되는 문제이다. 이전에는 성을 남성과 여성으로 단정 지어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트렌스젠더, 게이, 레즈비언와 같은 제3의 성이 등장하고 있다. 제3의 성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타고난 개인의 천성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들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길이다. 따라서 동성 결혼의 합법화를 통해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그들의 권리를 마땅히 지켜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두 번째로 동성의 결혼으로 인해 가족의 정체성 혼란이 야기될 수 있고 자녀들의 정체성에도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밝혀지고 있다. 동성 부부의 입양에 관한 여러 논문들은 가족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함과 부부의 안정된 관계 그리고 경제력 등을 양자를 양육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

요한 요소로 보고 있으며, 이러한 요소들이 갖추어져 있다면 동성 부부들도 이성 부부들과 큰 차이 없이 자녀를 정신적, 신체적으로 건강하게 양육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와 관련하여 동성 부부에게서 양육되는 아이들은 이성 부부에게서 양육되는 아이들처럼 잘 지낸다는 광대한 증거가 존재한다. 25년 이상의 연구를 통해 부모의 성적 지향과 아이들의 정서적, 정신적, 행실적 적응 사이에 아무런 관계가 없음이 입증되었다. 이 자료는 아이가 편부모 또는 동성 부부에게서 자라도 위험이 없다는 것을 논증한다. 양심적이고 교육적인 성인은 그들이 남성 또는 여성, 이성애자, 동성애자에 상관없이 훌륭한 부모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을 통해 봤을 때 동성 부부로 말미암아 가족의 정체성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주장으로 인해 소수자의 인권이 부당한 침해를 받는 일은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는 결혼을 남녀 간으로 규정짓는 헌법에 의한 차별이 있다. 동성 커플들은 결혼 제도를 평등하게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결혼한 부부들에게 자동적으로 부여되는 보호, 이득, 의무 등을 영유하지 못하게 막음으로써 레즈비언과 게이 그리고 그들의 자녀와 피부양자들을 의도적으로 차별하는 행위이다. 동성 커플이 결혼 제도를 누리지 못하게 거부하는 것은 특히 연령, 인종, 장애, 성, 성정체성, 종교, 사회경제

적 지위 등으로 차별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 따라서 동성커플 간 결혼을 금지하는 것, 결혼을 통해 누릴 수 있는 모든 이득, 권리, 특권을 가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불공평하며 차별인 것이다.

네 번째는 여러 문화와 시대에 걸친 가문, 혈족 관계, 가족에 관한 한 세기가 넘는 인류학 연구 결과, 그 어떤 문명이나 사회의 규율도 이성애적인 결혼 제도에만 의존되었다는 논증이 산출되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반박할 수 있다. 오히려 인류학 연구는 동성 부부로 이루어진 가족들을 포함한 여타 가족 형태의 확장이 인류 사회에 공헌된다는 결론을 지지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아니지만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국가에서는 점차 동성 결혼자가 증가할 것이고 이에 따라서 동성 결혼도 늘어날 것이다.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10여년 만에 벨기에, 스페인, 노르웨이, 스웨덴, 포르투갈, 아이슬란드, 덴마크, 프랑스

와 영국이 이미 시행을 하고 있다. 또한 2014년 현재에도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핀란드 등에서 동성결혼 제도의 입법화가 논의 중에 있다. 따라서 동성 결혼은 전 지구적으로 점차 보편화될 것이다. 강물이 자연의 섭리에 따라 바다로 흘러간다. 이를 강제로 막으면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반드시 문제가 발생한다. 동성 결혼 또한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성소수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평등을 추구하는 관점에서 보편화 될 것이다. 이를 거스르려 한다면 어떤 것으로든 분명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 역시 동성 결혼에 찬성해 성소수자들에게도 밝은 미래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 학생글,「동성 결혼, 허용할 것인가」

① 이 글의 핵심 주장은 무엇인지 한 단락으로 요약해 보자.

② 필자가 자신의 입장을 드러내기 위해 활용한 논거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사실, 가치, 정책 논거 등으로 구분해서 정리해 보자.

사실 논거 :

가치 논거 :

정책 논거 :

③ 이 글은【전략 3】에서 제시한 글의 구조 세 가지 방법 중에서 어떤 것을 활용했는지 써 보자.

④ 이 글을 읽고 ‘동성 결혼의 합법화’에 대한 자신의 입장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생각해 보고 그 이유를 써 보자.

⑤ 이 글에서 수정할 부분은 어디인지 찾아 보고 그 이유를 써 보자.

<활동 3>

최근 들어 증가하는 범죄들로 인해 사형을 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수업 시간에 다음과 같은 사형 집행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A : 사형집행은 범죄를 줄일 수 있고, 범죄인 관리를 위한 세금도 줄일 수 있으니 집행해야 해.

B : 범죄의 심각성과 세금 문제도 있어 필요하지만 판결이 늘 옳은 것도 아니고, 인권 문제도 있어서 좀 애매한데…….

C : 사형수의 인권도 있고, 범죄가 줄었다는 수치도 명확하거나 크지 않으니 집행하면 안 돼.

사형집행에 대해 A는 찬성하는 학생이고, B는 입장을 결정하지 못하고 주저하는 학생이다. C는 반대하는 학생이다. 세 사람 중 한 사람의 입장을 선택한 후, 자신의 입장과 다른 입장에 대해서 설득하는 글을 써 보자.

▣ 초고를 쓴 후에 다음 내용들을 점검하라.

활동 항목 점검 점검 후 수정 및 보완 사항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는가?

예상 독자를 염두에 두었는가?

글의 구조를 선택하고 활용했는가?

논거들이 정확하고 충분히 들어갔는가?

논증의 방법을 고려하여 전개해 나갔는가?

글의 구조에 논거와 논증의 방법이 적절하게 들어갔는가?

어휘와 표현에 대한 퇴고를 충분히 했는가?

Ⅱ부

말하기의 전략

제1장

발표하기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과제에 직면하게 된다. 어쩌면 우리의 삶이 과제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특히 대학생에게 주어진 과제는 쓰기뿐만이 아니라 말하기도 포함한다. 중·고등학교 수업이 선생님들의 일방적인 강의 중심이었다면 대학의 수업은 교수의 강의와 청중, 곧 대학생들의 질의가 쌍방향으로 이루어진다. 더 나아가 학생은 강의 시간에 청중이 모르는 사실을 직접 알려 주기도 하며 발표자 자신의 생각을 청중 앞에서 드러내기도 한다. 그것이 곧 발표다.

이러한 발표는 대학 강의실에서만 이루지는 것이 아니다. 대학을 졸업한 후 회사, 대학원, 각종 학회, 시연회, 공청회, 심포지엄 등 여러 형식의 공간에서 발표가 이루어진다. 회사 면접, 입시 설명회, 광고 프레젠테이션, 제품 시연회, 각종 국제학술대회 등이 실제 현장이다. 따라서 대학에서 강의 시간에 모의 및 실제 발표를 경험하면서 자신의 의사소통 능력을 배양하는 것은 이제 교양인의 필수이다. 그러므로 주어진 주제에 대하여 형식을 갖추어 내용을 생성하여 말하는 것, 곧 발표는 유효한 지적 활동이다.

우리는 어릴 때 이런 기억쯤은 하나씩 가지고 있다. ‘발표력이 뛰어난 학생입니다’ 또는 ‘○○○ 학생은 발표력이 부족합니다.’등이 적혀 있는 자신의 생활기록부 혹은 학생부행동발달사항을 눈여겨 본 학생들이 있으리라. 이렇듯 초등학교부터 발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이상과 어긋나 있다. 중·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입시 경쟁 때문에 지식을 습득하는 데 몰두하면서 대부분의 학생이 거의 발표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 결과 대학에 들어와서도 자신의 발표 능력의 한계와 발표 ‘울렁증’을 경험하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그런데 대학에서는 발표를 하지 않고 학점을 따기 어렵다. 그만큼 대학의 강의 시간은 교수의 강의와 함께 학생들의 발표가 거의 필수적이다. 그에 따라 학생들은 잘하든 못하든 자연스럽게 자신의 발표 능력을 평가받는다. 결국 발표를 통해서 나를 보여주고 자신의 지적 능력을 뽐내게 된다. 이것을 대학에서는 크게 의사소통 능력 또는 표현 능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발표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발표’와 ‘발표하다’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발표「명사」

어떤 사실이나 결과, 작품 따위를 세상에 널리 드러내어 알림. ≒표발.

당선자 발표/성명 발표/논문 발표/음반 발표/공식 발표/소비자 보호 단체의 발표에 따르면……

발표-하다「동사」

【…을】어떤 사실이나 결과, 작품 따위를 세상에 널리 드러내어 알리다. ≒표발하다.

의견을 발표하다/사건 내막을 발표하다/검찰은 오는 18일경 종합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위의 정의에서 드러나듯이 ‘○○을 세상에 널리 드러내 알리는 활동’이 가장 범박한 발표에 대한 뜻풀이다. 우리가 여기서 주목할 것은 ‘널리 드러내다’와 ‘알리다’에 있다. ‘○

○을’은 발표 내용이겠으나 그 발표 주체는 바로 ‘나’이다. 곧 ‘발표’는 ‘나’라는 주체가 ‘○○을’을 ‘공개적으로 또는 공적으로 말하다’로 다시 풀이할 수 있다. 은밀하게 사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말하다’에 주목한다면 발표는 반드시 언어 행위를 수반한다. 언어 행위 없이 어떤 발표도 성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음악 또는 무용 발표회’도 있다. 이 경우는‘발표’의 초점이 ‘비언어적 행위’에 있고 언어적 행위는 메타언어적 속성으로 기능한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궁극적으로 ‘언어’는 빠지지 않는다.

또한 발표에는 반드시 그것을 듣는 대상이 있다. 위에서는 그것을 ‘세상’이라고 했지만 우리는 이 대상을 ‘청중’이라고 부른다. 단 한 명에서부터 수백 수천에 이르는 청중부터 심지어 시청자, 인터넷 누리꾼도 시공간을 초월한 청중이 될 수 있다. 현실에서 청중이 발표를 듣기 싫어 의자를 돌리고 거부하는 일은 있어도 청중 없는 발표는 존재할 수 없다. 그것은 말 그대로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이러한 청중과의 교감, 그리고 소통은 쌍방향 의

사소통이라는 맥락과 맞닿아 있다. 그런 맥락에서 이제 우리는 ‘발표’라는 말을 다시 확대 정의해 볼 수 있다.

발표 : ①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② ○○○ 또는 메시지를 ③ 공개적이고 공적으로 ④ 청중에게 ⑤ 말하는 활동.

또한 ‘발표’와 관련하여 최근에 그 지형이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발표 내용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었으나 최근에는 발표 형식 역시 아주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재료가 있더라도 누가 요리해서 어떤 그릇에 담아내느냐에 따라 그 음식의 평가가 달라지듯이 발표도 그러한 시대가 되어 버렸다.

현재는 발표도 도구를 활용한 말하기가 단순히 유행을 넘어 하나의 형식으로 정착되고 있다. 소위 말하는‘프레젠테이션’이 그것이다1). 온라인 기반의 문서 작성 프로그램을 활

1) 프레젠테이션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광고 대리업자가 예상 광고주를 대상으로 광고 계획서 따위를 제출하는 활동’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그러나 정의가 그렇다고 해서 프레젠테이션이 광고업계에서만 있는 활동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요즘은 만사가 프레젠테이션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회사, 학교, 관공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프레젠테이션이 일반화되어 있다.

용하여 진행하는 형식으로는 PPT가 대표적이다. 따라서 발표 형식이 전통적인 줄글 형태의 문서나 원고를 벗어나고 있다. PPT 말고도 다른 프로그램이 많이 등장하고 있으며 ‘발표하다’의 유의어로 ‘피티하다, 프레젠테이션하다’라는 외래어가 대체되고 있는 현실이 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소위 ‘프레젠테이션’은 발표 형식의 하나일 뿐이다.

발표 태도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는데 이것은 곧 발표 주체인 ‘나’와 연관돼 있다. 스티브 잡스의 ‘애플’스마트폰 제작 발표회를 본 적이 있는가? 나승연과 김연아의 프레젠테이션 발표 태도를 기억하는가? 이들은 보여주는 화법의 대표적인 인물들이라고 할 수 있다. 청중은 발표 내용과 함께 발표를 주도하는 ‘나’에 대하여 관심이 대단히 많다. 청중은 발표자의 언어적, 비언어적 행위에 민감하며 심지어 발표자의 ‘복장, 드레스코드’도 그들의 관심사다. 그러한 요소가 발표에 영향을 미쳐 요사이 발표는 일종의 1인극 모노드라마나 ‘퍼포먼스’이다. 이제는 바야흐로 발표도 그‘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1. 정보전달형 발표

앞 절에서 우리는 발표의 개념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여기서는 발표 가운데 ‘정보전달형 발표’는 무엇이며, 그것을 왜, 그리고 언제 하며, 어떻게 할 것인지 그 전략을 살펴보기로 한다.

1) 정보전달형 발표란 무엇인가?

정보전달형 발표란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 또는 메시지를 공개적이고 공적으로 청중에게 말하는 활동”이라는 ‘발표’정의에 ‘정확하게 객관적으로’라는 부사어가 추가된 활동이다. 이 정보전달형 발표의 핵심은 경험, 지식, 기술, 정보 따위의 사실 전달을 그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아래의 물음은 그에 대한 적절한 답을 요구하고 있다.

- 지난 겨울방학에 방문한 국립한글박물관에는 어떤 한글 자료가 전시돼 있었는가?

- ‘통섭 또는 학문융합’이란 무엇이며 그 예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 ‘돈’의 다양한 가치를 조사해보고 ‘화폐’의 기능에 대하여 설명해 보라.

- ‘디지로그’시대의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만남은 ‘인류의 미래’와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지 말해 보자.

내가 직접 가보고 관람한 박물관 전시자료에 대한 경험적 설명, ‘통섭’이라는 학문적인 술어에 대한 지식정보 전달,‘ 돈’과 ‘화폐’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친절한 지식, 대중들이 어려워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쉬운 설명은 정보전달형 말하기의 대표적인 예들이다. 이 말하기는 그 구체적인 목적이나 방법에 따라 다시 설명하여 말하기, 보고하여 말하기로 나눌 수 있다. 효과적인 정보 전달을 위해 이들 두 가지 말하기의 개념과 그 특성을 살펴보기로 하자.

(1) 설명하여 말하기

설명하여 말하기란 기본적인 개념이나 학술 용어의 의미를 청중에게 쉽고 정확하게 알려주거나 어떤 사건 및 현상의 원인이나 그 영향을 청중에게 정확하고 분명하게 알려주는 말하기 방법을 말한다. ‘섹시즘의 개념과 그 사례’, ‘역사란 무엇인가?’,‘ 팝아트의 형성과 그 역사’, ‘컴퓨터의 작동 원리’ 등을 청중에게 말하는 것은 대표적인 설명하기 화법의 예이다.

우리가 학교에서 매일 듣는 교수의 강의나 학생들의 정보전달형 발표, 또는 저명한 학자들의 대중적인 학술 강연 등은 대부분 이 화법을 사용한 것이다. 동영상 및 사진 자료를 이용하여 발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으며 정보 전달형 발표 중에서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주로 인문과학, 자연과학, 예술학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말하기 방법에 해당한다.

(2) 보고하여 말하기

보고하여 말하기란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관찰이나 조사 연구의 결과에 대한 정보, 직접 경험했거나 들은 사건, 또는 신문, 방송, 인터넷, 서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알게 된 사건을 청중에게 객관적으로 알려주는 말하기 방법이다. 예컨대 ‘학령기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 감소와 그 원인’, ‘한류 콘텐츠의 유형’, ‘비정규직 노동자의 증가와 그 영향’, ‘세계각국의 스마트폰 보급률과 소비문화’등이 그것이다.

이 말하기에서 메시지 내용은 간결해야 하며 객관적이어야 한다. 따라서 각 주제에 대한 간단한 도표나 통계 자료를 제시하면 더욱 좋다. 특히 도표나 통계 자료는 그 출처가 분명해야 하고 최근 자료일 때 발표의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 발표자가 각 주제에 대한 간단한 전망으로 끝을 맺는 형식도 가능하다. 주로 사회과학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말하기 방법에 해당한다.

2) 정보전달형 발표 왜, 언제 필요한가?

세상은 다양한 정보로 넘치고 있다. 그 수많은 정보들은 전통적으로 책을 통해서 알려지게 되었다. 책은 그러한 정보를 기록하고 저장하고 전달하는 효과적인 매체였다. 그러나 수많은 정보의 축적은 다른 한편으로 정보를 대중들에게서 멀어지게 만들었다. 정보의 양은 질적 변화를 가져와 정보는 난해해졌고 여러 이유로 대중이 정보에 접근하는 일은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정보를 분류하고 해석하고 전달하고 생성하는‘주체’가 중요하게 되었으며 그들은 ‘가르치는 사람’으로 규정되었다.

‘가르치는 사람’은 예나 지금이나 그 분야의 전문가로 소임을 다해 왔다. 그러나 매체의 발달과 정보량의 범람은‘가르치는 사람’을 전통적인 교수자에만 한정하지 않는 시대를 가속화시켰다. 소위 정보의 옥석을 가리는 일은 전문가뿐만이 아니라 앞서가는 대중 누구나 마음을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 되었다. 또한 정보 전달은 전통적인 ‘가르치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교육의 대상인 학습자의 몫이 돼 버린 셈이다.

학문의 발전, IT의 발달은 많은 정보와 지식을 양산했으나 그것은 때로 그림의 떡이거나

꿰지 못한 구슬과 같은 존재였다. 수많은 데이터가 있으나 그 정보는 자료에 불과했고 인간은 자신만의 노력으로 그 자료를 정보로, 지식으로 가공해 왔다. 이 가공한 정보와 지식은 엄선된 것으로 알아야 하는 것이었으며 수많은 세월을 거쳐 가며 수정되고 전달되었다. 그 과정에서 정보 수용의 격차는 불가피한 것이었다. 그 도정에 현재의 우리가 있다.

정보전달형 발표는 그래서 필요하다. 인류가 만들어 낸 수많은 정보와 지식을 자신만이 누리는 것이 아니라 널리 확산시켜 동시대 사람들이 공유하는 일은 인류의 의무이자 대학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넓게 보면‘copy right’의‘copy left’로의 질적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그리고 역사 속에서 학습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을 우리는‘교육’이라는 제도로 구체화하였다. 그 교육 과정 안에 정보 전달은 이미 전통적인 교육으로 이루어진 바있고 현재는 교수자와 학습자의 쌍방향으로 정보 전달의 형식이 바뀌어 가고 있다. 또한 그것은 우리 삶의 일부로, 대학 교육의 중요한 부분으로 기능하고 있다.

3) 정보전달형 발표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절에서는 위에서 익힌‘정보전달형 발표’의 개념을 바탕으로 이 발표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방법에 대하여 알아볼 것이다. 다른 영역과 마찬가지로 정보전달형 발표도 준비단계, 실행 단계, 마무리 단계로 나뉠 수 있으며 각 단계마다 발표자가 고려해야 할 요소를 점검하고 그것을 통해서 발표의 절차를 이해하도록 하자. 정보전달형 발표의 단계는 다음과 같다.

단계 전략 구체적인 내용

준비 단계

- 적당한 긴장을 즐기고 있는가?

- 옷차림은 깔끔하고 단정한가?

- 적절한 주제를 선택했는가?

- 발표 도구를 잘 활용해 발표 문서를 작성 했는가?

- 청중 분석은 제대로 마쳤는가?

실행 단계

- 표준화법을 구사했는가?

- 간결한 화법을 구사했는가?

- 언어적, 비언어적 요소는 적절했는가?

- 적절한 경어법을 활용했는가?

- 청중에게 고루 시선을 주었는가?

- 청중의 반응을 잘 살폈는가?

- 유머와 위트는 적절하게 사용했는가?

- 발표의 성격을 명확히 했는가?

- 체계적인 내용 전개를 했는가?

- 불필요한 군더더기 내용은 없는가?

- 내용 전개가 자연스러운가?

- 강조할 내용을 명확하게 전달했는가?

마무리 단계

- 정중하고 겸손하게 마무리했는가?

-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는 몸가짐을 유지했는가?

- 질의 및 응답은 잘 이루어졌는가?

- 지적 사항을 내용 수정에 반영하였는가?

【전략 1】정보전달형 발표의 성격을 명확히 하라.

우리는 이미 앞에서 정보전달형 발표의 목적과 방법에 따라서 두 유형으로 나눈 바 있다. 그것은 설명하는 말하기와 보고하는 말하기이다. 내가 특정한 주제에 대하여 정보전달형 발표를 한다고 할 때 발표의 성격을 분명히 하는 것은 발표의 기본 태도이다. 예컨대, ‘국립박물관 한글 자료 전시 특징’과 ‘국립한글박물관 답사’에 대한 발표를 준비한다면 그 발표의 성격은 달라진다. 전자의 경우는 국립한글박물관 한글 자료에 대한 쉽고 정확한 해설이 요구되는 발표이다. 따라서 설명하는 말하기 방식이어야 한다. 그 반면에 후자는 ‘답사 보고’라는 점에서 ‘보고하여 말하기’성격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발표의 성격이 잘 드러나도록 제목을 개성적으로 붙이는 일은 정보전달형 발표의 성격을 분명히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전략 2】자료를 수집하고 발표용 개요를 작성하라.

어떤 발표든 자료 수집도 역시 발표 내용 생성의 기본이다. 따라서 발표를 하기 전에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에 대한 자료 수집은 선행되어야 한다. 매체에 따라 문헌 자료 뿐만이 아니라 인터넷 자료도 자료의 보고이다. 다만 주의할 것은 수집한 자료가 정보전달형 발표에 유용하고 타당한 자료인지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설명하는 말하기라면 시청각 자료가 더 좋고 보고하여 말하기라면 통계 자료가 더 발표 성격에 부합한다.

또한 글쓰기와 마찬가지로 정보전달형 발표를 위해서도 개요 작성은 필수적이다. 그 차이가 있다면 일반 글쓰기 개요 작성과는 달리 정보전달형 발표를 위한 개요 작성은 일반적인 개요 작성과 함께 발표 도구 PPT용 쪽별(슬라이드별) 개요 작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전체 발표 도구 안에 어떻게 배치하고 구성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 역시 발표 준비를 위한 필수적 과정이다. 아래는 일반 문서 작성과 정보전달형 PPT 발표 문서 작성의 차이를 보인 것이다.

일반 문서

1) 주제 설정

2) 관련 자료 수집

3) 개요 작성

4) 서술

5) 퇴고

프레젠테이션 문서

1) 주제 설정

2) 관련 자료 수집

3) 개요 작성

4) 쪽별 세부 개요 작성

5) 작성-그림, 도표 삽입

6) 퇴고

【전략 3】메시지 전달 방법과 화법의 태도를 결정하라.

정보전달적형 발표에서 메시지 내용과 관련한 전달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발표 원고를 보며 말하기, 둘째는 발표 내용을 암기해서 말하기, 셋째는 발표 개요만 보며 말하기이다. 각각의 방법이 모두 장점과 단점이 있다. 발표의 목적, 자신의 발표 능력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

원고를 보며 말하기는 내용의 정확성이 요구될 때 필요하다. 연설이나 기념사 등에서 많이 쓰인다. 그러나 이 발표 방법은 국어책 읽기식으로 원고를 읽게 되면 실제 발표가 아주 부자연스럽게 된다. 청중에게 시선을 주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쌍방향 소통이라는 측면에서는 좋은 발표 방법이 아니다. 또한 원고 내용을 암기해서 말하기 역시 과거에 사용했던 낡은 방법이다. 발표 준비의 철저함이라는 측면에서는 좋을 수 있으나, 암기한 내용을 잊게 되면 발표 전체를 망칠 수 있다는 결정적 단점이 있다.

이 두 방법에 비해 메시지의 개요만 보며 말하기는 발표 상황을 파악하면서 융통성 있게 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발표 방법이다. 청중의 반응에 맞춰 이야기하듯이 발표한다는 점에서 듣기에도 편안하고 안정적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발표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하고 발표 경험이 많은 발표자가 선택하기에 좋은 방법이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발표자에게는 충분한 사전 연습이 선행되어야 하는 발표라는 점을 기억해 두자.

또한 화법의 태도와 관련하여 두 가지 정도로 화법을 나눠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공감적 화법과 이성적 화법이 그것이다. 발표가 청중과의 교감이 더 필요한 주제라면 발표자의 태도는 부드럽고 청중 친화적이어야 한다. 예컨대 고정된 발표 무대를 고집하지 말고 연단에서 내려와 청중 속에서 발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 반면에 메시지를 이성적으로 전달하는 발표라면 발표자의 태도는 엄격하고 냉정할 필요가 있다. 불필요한 농담과 웃음은 이성적 화법에서는 때로는 적절하지 않다.

【전략 4】PPT 발표 형식이라면 다음 사항을 고려하라.

정보전달형 발표에서 PPT 유형의 도구를 이용한다면 개별 슬라이드 구성에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 1슬라이드 1메시지 원칙 : 한 슬라이드에는 하나의 메시지만 담는다.

- 강약의 원칙 : 한 슬라이드에서 메시지 중요도에 따라 글꼴과 배경색의 변화를 준다.

- 시선 유도의 원칙 : 청중의 시선을 고려하여 생각의 흐름을 적절한 애니메이션 활용을 통해서 구현한다.

그 밖에 도표와 그림으로 청중들의 집중력과 이해력을 높일 수 있도록 PPT에 도표와 사진을 포함한 시각적 이미지, 동영상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청중에게 읽어주는 문서가 아니라 보여주는 문서로 발표를 하는 것이 이제 발표의 대세라는 점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

【전략 5】언어적, 비언어적 요소를 두루 활용하라.

PPT라는 발표 도구와 관련된 형식 말고도 중요한 발표의 형식은 언어와 비언어이다. 전자는 우리가 직접 구사하는 말이며, 후자는 말과 함께 수반하는 다양한 표정, 시선, 목소리, 몸동작, 근접 거리 등에 해당한다. 의사소통을 위한 발표에서 언어적 요소가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10% 미만이고 비언어적 요소의 비중이 90%를 넘는다고 한다. 그만큼 발표에서 비언어적 요소가 중요하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차렷 자세로 목석처럼 정보를 전달하는 것보다 청중과 교감하는 역동적인 발표 태도는 비언어적 요소의 활용여부에 달려 있다. 여기에 덧붙여 발표의 성격에 따라서 적절한 유머와 위트를 사용하게 된다면 효과적인 정보전달형 발표가 될 수 있다.

【전략 6】질의 및 응답 시간을 통해 쌍방향 소통을 구현하라.

정보전달형 발표에서 발표만큼 중요한 것이 발표 후 질의 및 응답이다. 청중이 모르는 내용을 전달했기 때문에 발표자의 메시지 전달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졌는지 점검하는 일은 발표자와 청중 모두를 위한 것이다. 질의 및 응답의 시간은 발표자에게는 자신의 발표 내용을 수정할 기회를 얻는 것이고 청중의 입장에서는 발표에서 놓친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자 더 알고 싶은 욕구를 실현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발표자의 자기 발전과 청중의 발표 경청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과정을 경험하게 되면 발표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발표에서 내용상 잘못 전달된 것, 미진한 점을 향후 발표문에 반영하여 수정하는 계기가 된다. 내용의 질적 향상에 바탕이 되는 것이다. 발표 태도와 관련하여 적절하지 않았던 화법이 있었다면 발표자 스스로 겸허하게 성찰하는 기회도 된다. 청중의 입장에서는 발표 요약문 또는 발표 평가문으로 발표 내용을 정리하게 되는데 발표 내용, 태도, 형식 전반을 평가할 수 있다. 결국 질의와 응답의 과정은 쌍방향 의사소통으로 현재의 한계와 미래의 발전을 기약하는 발표의 마무리 단계라 할 수 있다.

<활동 1>

내가 방문하고 싶은 외국을 선정하여 그 이유를 밝히고, 기행하기 전에 그 나라의 지리적, 역사적, 문화적 특성을 조사하고 구체적인 설명을 곁들여 발표해 보자.

<활동 2>

인류 역사에 남을 과학적 사건이나 인물 또는 그 발명품을 하나 선정하여 그 사건이나 대상이 지니는 과학사적 의의를 친절하게 설명하여 발표해 보자.

2. 설득형 발표

1) 설득형 발표란 무엇인가?

설득은 기본적으로 말하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듣는 사람의 믿음이나 태도,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Ⅰ부 3장의 <논쟁과 설득>에서 말했듯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립과 갈등은 어찌 보면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다. 대립과 갈등은 합리적인 해결과 정을 통해서 조정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곧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꼭 대립과 갈등의 순간이 아니라고 해도, 나의 생각이나 주장을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설득의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 중에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라는 말이 있다. 물론 여기서 ‘목소리 큰 놈’은 비유적 표현이다. 대체로 그 큰 목소리의 이면에는 폭력이 내재해 있기 십상이다. “내가 너보다 힘이 세니, 그냥 내 말대로 해라”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말이다. 권위주의 시대나 있을 법한 일이지만,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 중의 하

나이다.

민주사회에서는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합의에 중요한 쟁점이 놓여 있다. 그러나 목소리 큰 사람은 상호존중이라기보다는 수단과 방법에 앞서서 일단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대개 목소리 큰 사람은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위한 논리의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논증)를 대지 않고, 단지 자신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되풀이 할 뿐이다. 이때 그 주장은 논증과 달리 하나의 명제에 불과하다.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 상대방이 설득당하지 않으니 똑같은 말(하나의 명제)을 반복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목소리만 커질 수 밖에 없다.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이 말의 중요성, 설득의 효과에 대해 말해준다면, ‘목소리 큰놈이 이긴다’라는 말은 설득의 방법 중에서 잘못된 사례를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설득을 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실제로 아주 간단한 문제에 있어서도 다른 누군가를 설득하는 일은 쉽지 않다. 무언가를 사달라고 떼를 쓰는 아이를 논리적으로 설득하여 그 물건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물건을 사 주든지, 부모의 힘으

로 억누르든지 둘 중의 하나이다. 노부모가 노환으로 죽음을 예감한 경우, 병원에 가서 집으로 돌아가자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치료를 하면 낫는다고 아무리 설득을 해도 죽음을 예감한 나이 든 환자의 경우 막무가내로 집으로 가자고 할 수 있다. 이때 역시 나이 든 환자를 설득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고대의 소피스트 고르기아스는 의사가 할 수 없는 일을 수사학자들이 할 수 있다고 장담하였다. 약을 먹으려고 하지 않거나 치료를 받지 않으려고 하는 환자에 대하여 의사는 두 손을 들고 말았지만 자신은 수사학의 기술로 환자를 설득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누군가를 설득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다른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노력이 필요한데 다른 사람의 의견도 차분히 경청하려는 인내력, 사실의 분명한 인지와 전달 능력, 다양한 근거나 사례를 찾는 노력 등이 그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 중요한 것이 자신의 행동이나 요구에 대해 상대가 납득할 만한 이유(근거)를 대는 것이다. 사례를 들어보자.

<상황 A>

아들 : 아버지! 저 한 학기 휴학해야겠어요.

아버지 : 왜 무슨 일 있니?

아들 : 그냥요, 공부도 잘 안 되고, 하기도 싫어요.

아버지 : 이 놈이! 그게 이유가 된다고 생각하니?

<상황 B>

아들 : 아버지! 저 한 학기 휴학해야겠어요.

아버지 : 왜 무슨 일 있니?

아들 : 지금까지 별 생각 없이 학교에 다닌 것 같아요. 곧 졸업반인데, 아직까지도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한 학기 쉬면서, 이것저것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세상 경험도 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싶어요.

아버지 : 학교에 다니면서는 어렵겠니?

아들 : 예,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갖고 싶어요.

A의 상황은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갈등만 남긴 채 대화가 끝났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B의 상황에서 우리는 아버지가 아들의 결정(결론, 주장)이 나름대로 타당하다고 이해하고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황 A보다 상황 B가 아들이 아버지를 설득했을 가능성이 높다. 설득의 과정에서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남을 설득하는 것이 늘 성공하는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올바르고 합리적인 과정을 거쳤다면, 내가 설득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 두어야 한다. 설득이라는 것은 늘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2) 설득형 발표 왜, 언제 필요한가?

앞에서 말했듯이, 설득의 목적은 나의 의견이나 주장을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동의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주장, 의견에 따라가기만 할 수는 없다. 한 사람의 시민으로 올바르게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의견에 따라가기만 할 것이 아니라 서로

의 의견이나 주장이 조율되고 호환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의견이나 주장을 적극적으로 드러낼 필요가 있다.

설득을 하는 자리는 대체로 멍석이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아이디어를 발표할 기회를 얻거나, 학술대회에서 논문을 발표할 때, 새로운 주장이나 제안을 발표하고자 할 때 설득형 발표를 한다. 이때의 발표는 다수를 설득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1:多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설득의 자리가 모두 1:多의 관계는 아니다. 결혼에 반대하는 부모를 설득하는 자리는 1:1의 관계나 다름없다. 이 역시 설득의 전략이 필요한 자리임은 물론이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대학 내에서 수업시간에 필요한 설득형 발표에 대해 점검하는 것이다. 담당교수와 다른 학생들에게 나의 주장이나 제안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대학에서의 발표 수업은 이제 거의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전공별로 발표 양상의 차이는 있으나 발표 자체를 하지 않는 과목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개 발표는 정보전달형 발표와 설득형 발표로 구분하는데, 각 단과대학별로 용어의 사용이 조금 다를 수도 있다.

자료조사형 발표가 정보전달형 발표에 속한다면 제안형 발표나 비평형 발표는 설득형 발표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정보전달형 발표에 대해서는 앞 장에서 설명하였으므로 각 단대별로 설득형 발표의 양상을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인문대의 경우를 살펴보자. 역시 자료조사형 발표와 비평형 발표로 나눌 수 있는데, 설득형 발표로서 비평형 발표는 작품이나 어떤 대상에 대한 분석적 비평 활동을 말한다. 문학 작품에 대한 분석 또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이해와 분석 등은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을 요구하는 것들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비평’에 합당한 말하기의 구조와 적절한 언어구사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을 비롯하여 대상에 대한 판단과 감식력의 향상을 위한 훈련, 비평적 언어 구사 능력의 훈련 등이 동반되어야 한다. 해당 전공에 따른 각 개념어들을 정리하여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다음은 사회과학대의 경우이다. 대체로 설득형 발표로서 제안형 발표를 하는데, 이는 1)학습한원리나현상을새롭게적용하거나확산시키는 아이디어를 제안하는경우와2)‘ 자신이 전략 제안자라면?’이라는 가정 아래 실질적인 업무에서 응용 가능한 실무형 제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를테면 행정학과에서 공기업의 인사 문화나 공기업의 조직 문화에

대한 사례를 조사하고 나름대로의 새롭고 창의적인 인사 문화, 조직 문화에 대한 제안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경영이나 무역학과의 경우, 기업별 사례를 들어 마케팅 전략을 새롭게 짜볼 수 있을 것이다.

공과대학의 발표는 대체로 자료조사형 발표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현장 조사 발표나 제품 설계 등의 창의적 제안을 하는 발표는 설득형 발표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제품 설계 등의 창의적 제안을 하는 것도 공대에서 해야 할 중요한 발표 중의 하나이다. 기술이나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그것을 실제로 구현하는 일에 있어서 명료하게 제시하고 타당성 여부를 발표자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창의적 제안이므로 기존 제품에 대한 비판적 접근을 필요로 하는 것은 물론이다. 기존 제품의 아쉬운 부분에 대한 비판적 접근을 한 이후에, 발표자의 보완책 내지는 새로운 제안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문제를 정확히 파악·분석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의적인 생각을 도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산업경영학 분야에서는 현장 조사 발표도 중요한 발표라고 할 수 있다. 현장(제품)의 상황(상태)에 대한 조사와 분석을 하고 개선안을 발표하는 것이다. 상황(상태)를 잘 묘사

하고 분석 내용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또한 개선안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오너를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므로 설득의 능력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예술대학이라고 해서 직접 제작하는 작품활동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대해 잘 설명할 줄 아는 것도 중요한데, 이 역시 설득형 발표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작품에 대해 자신이 잘 설명할 수 없다면 보는 사람, 듣는 사람도 모른다고 볼 수 있다. 아이디어 창출 과정, 제작 과정 등에 대해 포인트를 부각하여 설명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적절한 말하기 능력을 통해 자신의 작품에 대해 호소력 있게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대 작품에 대한 비평 활동으로서 비평형 발표를 할 경우도 있다. 이때 상대 작품은 기성작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동료의 작품에 대한 비평도 포함한다. 역시 ‘비평’에 합당한 말하기의 방법과 적절한 언어 구사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앞에서 각 단대별 특성에 따라 설득형 발표에 대해 설명했지만, 이들의 공통점을 드러내는 핵심용어는 ‘나의 생각’, ‘주장’, ‘창의적 아이디어’ 정도로 볼 수 있다. 이것을 드러내는 방법 또한 중요한데 전공별 특성과 무관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은 Ⅰ부에서

공부했던 패턴별 글쓰기의 전략(비교와 대조, 논쟁과 설득, 인과와 영향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3) 설득형 발표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는 흔히 설득이라고 하면,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방법을 먼저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사는 일이 항상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어쩌면 감성적이고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일례로 누군가를 좋아하기 시작한 사람이 있다고 하자. 상대방 이성이‘나를 왜 좋아해?’라고 묻는데 그 대답으로 논리적인 근거를 하나하나 들이댄다고 치자. ‘너의 집안이 좋고, 아버지가 부자이며, 네가 잘 생겼고/이쁘고, 네가 좋은 직장/대학에 다니고 있고……’이런 근거는 아무리 들어도 상대방을 설득하는 데 별로 유용해 보이지 않는다. 차라리 정성이 담긴 작은 선물 하나, 터무니없어 보이는

말, 소위 ‘닭살멘트’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설득은 기본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설득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어떤 방법을 선택할 것인지는 상황과 맥락을 잘 파악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도『수사학』에서 설득의 방법을 논리적 설득 방법(로고스), 감성적 설득 방법(파토스) 및 인격적 설득 방법(에토스)으로 나누고 있다. 그는 논리적 설득방법이 10%, 감성적 설득 방법이 30%, 인격적 설득 방법이 60%를 차지한다고 했다. 즉 상황과 맥락에 따라서 설득의 방법이 달라지거나 특정한 방법이 강조되어야 한다.

논리적 설득 방법은 명확한 근거를 통하여 말하는 이의 논제가 옳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한 마디로 듣는 이가 납득할 만한 이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감성적 설득 방법은 청중의 슬픔, 분노, 욕구, 죄책감 등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듣는 이의 감정상태가 어떤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말하는 이에게 호의적인지, 지금 분노와 불만에 차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 심리상태에 호소하는 방법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설득의 방법 세 가지 중에서 인격적 설득 방법을 중요시하였다. 그에 따르면‘화자가 높은 지성, 선의, 훌륭한 도덕성 등을 지니고 있으면 청자들은 그의 말을 잘 믿게 된다.’는 것

이다. 똑같은 내용의 메시지라도 그것을 누가 전달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진다는 말이다.

그러나 대학 수업에서의 발표를 생각해 보자. 대학생은 인격만으로 청중을 설복시키기 힘들고 아직은 높은 공신력이나 훌륭한 인격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없다. 이때 우리가 쓸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자신의 신뢰를 높이는 것이다. 대학생으로서 훌륭한 인격과 높은 공신력을 얻기는 쉽지 않겠지만 스스로의 노력으로 주위의 신뢰를 얻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에토스는 ‘고유한 품성, 명성, 전문적 지식, 카리스마’등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지만 ‘자세, 성실, 신뢰’등을 포함하는 말이라는 점에서 신뢰를 얻는 것이 노력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자신의 발표에 인격적 대상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자신의 논제에 걸맞은, 공신력 있는 사람의 발언을 찾아서 도움말(인용하기)로 쓰면 된다.

다음은 설득형 발표의 단계를 표로 제시한 것이다. 행동지침은 정보전달형 발표의 지침과 같으나 구체적인 내용에서 차이가 있다.

단계 전략 구체적인 내용

준비 단계

- 적당한 긴장을 즐기고 있는가?

- 옷차림은 깔끔하고 단정한가?

- 목적을 분명히 정했는가?

- 청중 분석은 제대로 마쳤는가?

실행 단계

- 표준화법을 구사했는가?

- 간결한 화법을 구사했는가?

- 언어적, 비언어적 요소는 적절했는가?

- 적절한 경어법을 활용했는가?

- 청중에게 고루 시선을 주었는가? 했는가?

- 청중의 반응을 잘 살폈는가?

- 유머와 위트는 적절하게 사용했는가?

- 주제에 대한 배경 정보를 제공했는가?

- 화자의 구체적인 제안이나 주장은 무엇인가?

-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는 충분히 마련

- 듣는 이의 반론에 대한 준비는 되었는가?

마무리 단계

- 정중하고 겸손하게 마무리했는가?

-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는 몸가짐을 유지했는가?

- 개요를 정리하고 청중의 감정에 대한 마지막 호소는 잘 이루어졌는가?

- 청중의 질문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 했는가?

【전략 1】설득의 목적을 분명히 하라.

앞에서 설득의 목적은 듣는 이의 믿음, 태도,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곧 말하는 이의 목적이 듣는 이의 믿음을 변화시키기 위한 것인지, 태도를 변화시키기 위한 것인지,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한 것인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그러니까 지식이나 정보를 통해 듣는 이의 믿음을 변화시키기 위한 것인지 감정이나 정서에 호소하여 듣는 이의 태도를 변화시키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이들을 다 동원하여 듣는 이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한 것인지 세분해야 한다. 목적이 분명해야 설득의 방향을 올바로 설정할 수 있고, 발표의 준비과정도 그에 따라 확실히 할 수 있다.

【전략 2】청중을 분석하라.

듣는 이의 믿음, 태도,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듣는 이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는 글쓰기를 할 때 독자를 분석하는 것과 유사하다. 독자 분석에서는 독자의 요구, 태도, 지식 정도를 분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청중 분석도 마찬가지다. 듣는 이의 요구가 무엇인지, 말하는 이에 대한 태도가 어떤 것인지, 듣는 이의 지식 수준이 어떤 것인지 미리 분석할 필요가 있음은 물론, 심리적 요인까지 분석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말하는 이의 강연을 통해 어떤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해 모여든 청중을 상대로 하는 것과 2014년 봄에 발생한 세월호 사건의 유가족을 상대로 또는 마을에 핵폐기물이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무언가를 설득하는 것은 천지 차이이기 때문이다.

【전략 3】듣는 이의 반론에 대한 준비를 하라.

듣는 이의 반론에 대한 준비도 하는 것이 좋다. 자기 주장에 대한 반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 반론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은 듣는 이의 잠재적인 거부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나중에 반론이 나왔을 때 적절하게 대답하지 못한다면 상대방을 설득하는 데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미리 반론을 예상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전략 4】주제에 대한 배경 정보를 제공하고, 화자의 제안이나 주장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혀라.

현대 사회는 정보가 발달된 사회이고 그 정보 또한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그래서 듣는 이가 이미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듣는

이가 모든 정보를 알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따라서 주제에 대한 배경 정보를 먼저 제공하고 말하는 이의 제안이나 주장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발표자는 먼저 자기 주장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에 대해 개념을 정리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보자. 문화적 관점에서 개고기 식용 문제와 채식주의자의 고기 식용 문제는 엄청난 간극이 있다. 그 간극을 무시하고 문화적 관점과 채식주의자의 관점을 뒤섞어 말한다면 듣는 이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떤 것을 말하고자 하는지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 좋다.

【전략 5】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는 충분히 마련하라.

말하는 이의 주장에 대한 논거들이 사실인지, 그 내용상의 모순은 없는지, 적절한 사례와 통계자료를 들고 있는지 논리적인 오류는 없는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 결정적인 근거는 한두 가지만 있어도 무방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가능한 한 다양하고 구체적인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좋다. 이 책 Ⅰ부의 <논쟁과 설득>에서 언급한 바 있는, 논증의 방법과 과정을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전략 6】개요를 정리하고 청중의 감정에 대한 호소를 잊지 마라.

발표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주장의 대략을 정리하고 강조할 점을 강조한다. 앞서 말했지만 설득은 상대방이 나의 이야기나 주장에 동조하도록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따라서 듣는 이의 감정에 대한 호소도 염두에 두는 것을 잊지 마라.

【전략 7】발표에 대한 반론이나 질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라.

발표가 끝났다고 해서 다 끝난 것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발표에 대한 청중의 반론이나 질문의 시간을 가질 수가 있다. 이때 청중의 반론이나 질문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때까지 발표의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 청중의 질의에 시큰둥하게 대답한다든가, 발표할 때 말했는데 또 말하게 한다는 식으로 대답해서는 곤란하다.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차분하게 요약하여 제시하는 등 청중의 반론이나 질문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좋다.

<활동 1>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처럼 그 유래나 의미도 잘 모르고 보내는 기념일이 많다. 2015년 2월, 한 결혼정보회사가 20~30대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발렌타인데이 선물’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중 흥미로운 것이 전체 응답자의 68.5%가 ‘발렌타인데이 선물 준비가 부담 된다’고 답했고, ‘발렌타인데이를 비롯한 연인 데이가 사라지길 바란 적이 있다’는 응답도 83.2%나 됐다는 것이다. 또 우리는 연인들을 위한 이런 기념일이 제과업체의 상술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이런 부정적인 인식에도 불구하고 기념일만 되면 초콜릿이나 사탕의 매출이 올라간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자,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는 사랑을 고백하고 연인 간의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날인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런 기념일이 무용한 것이며 다른 방식으로 그날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설득하려고 한다면 어떤 근거를 들어서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생각해 보자.

<활동 2>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국회의원 선거, 지방 선거 등 민주주의 사회는 선거를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선거가 중요한 것에 비해서 20대의 투표율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 극히 저조하다고 할 수 있다. 대학생의 투표율이 따로 통계에 잡히는 것은 아니지만, 20대에 속하는 대학생들의 투표율도 높다고 하기 어려울 것이다. 투표를 하기 싫어하는 대학생을 상대로 투표를 하도록 설득한다면, 어떤 근거를 들어서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생각해 보자.

제2장

소통하기

사람은 성장해 가면서 다양한 공동체에 속하게 된다. 부모의 품을 떠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이러한 관계는 사회에 나가면 더 복잡하고 다양해진다. 직장에 들어가고 결혼을 하고 부모가 된다는 것은 점점 많은 공동체의 구성원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양한 공동체만큼이나 해결해야 할 문제는 늘 발생하기 마련인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상대방과 언어로 소통을 하게 된다. 이러한 소통 능력은 사회가 전문화되고 복잡해질수록 더 중요해진다. 토의, 토론, 협상 능력은 다양한 공동체에서 사람들과 함께 어떤 일을 진행해 가는 데 필요한 중요한 의사소통 능력 가운데 하나이다.

사회는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그러다 보니 삶의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들이 있게 마련이고 그러한 문제들을 둘러싸고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동아리에서 친목 도모 여행을 가려고 한다고 가정해 보자. 여행지를 어디로 선택할지 숙소는 어느 정도 수준에서 정할지 등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또한 대학교 교정의 특정한 공간에서는 술을 마시는 것을 허용하자는 것에 찬성하는 사람도 있고, 대학 내에서는 어떤 공간에서도 음주는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충분하게 의사소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느 한 쪽의 주장이 수용될 경우 갈등은 증폭되고 사회문제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 그래서 이러한 갈등과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구성원들이 의견을 충분하게 내 놓고 각각의 의견이 갖는 장점과 한계점 등에 대해 충분하게 의사소통을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러한 의사소통의 과정에서 그 방법과 절차는 누구나 수용할 수 있도록 공평해야 할 것이다. 즉 소통의 방법과 절차는 민주적이어야 하고, 공정한 절차와 형식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어 내기 위해 또는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의견을 개진하고 상대방을 설득하는 능력은 수많은 가치관이 공존하는 다원화된 사회에서

점점 중요한 능력이 되고 있다.

그런데 해결해야 할 문제가 ‘어떤 유형의 문제’인지에 따라 효율적인 ‘방법’ 또한 달라질 수 있다. 각각의 화법은 어떤 유형의 문제를 가장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소통의 한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족 여행지를 정하는 것과 같이 공동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면 협력적 태도를 견지하는 토의가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문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에 대한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경우라면, 서로 대립적 관점에서 자신들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내세우고 상대방의 주장이나 논거가 부당하다는 것을 입증해 가는 토론이 효과적일 수 있다. 한편 서로의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 두 주체가 합의에 이르기 위해 갈등을 조정하고 조율이 필요한 경우에는 협상이 필요하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어떤 상황이 토의가 필요한 상황인지 토론이 필요한 상황인지 그리고 협상이 필요한 상황인지는 정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책을 함께 읽고 토론 거리를 찾는 과정은 토의의 형식을 취할 수 있지만, 토론 거리를 찾은 후에는 그 주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의 의견을 내세우고 입증하는 토론의 형식을 취함으로써 주제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이해를 도모하기 때문이다.

1. 협력적 의사소통, 토의

1) 토의란 무엇인가?

토의는 특정 문제에 대하여 공통된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 아는 바, 생각하는 바, 느끼는 바를 중심으로 하는 집단적 사고 과정이다. 어떤 문제의 해결을 시도하기 때문에 상호협력이 중요하다.

토의의 종류는 크게 원탁 토의, 패널 토의, 심포지엄, 회의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원탁 토의는 10명 내외의 참여자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어 토의 문제에 대한 의사 결정을 쉽게 얻을 수 있다. 패널 토의는 몇 사람의 토의자들이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의견이나 견해 등을 나누는 공개적인 토의이다. 심포지엄은 토의자의 발표 후 청중과 질의-응답 식으로 토의를 벌이는 것이다. 이외에도 회의는 토의의 가장 흔한 형태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사람 이상이 모여서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학교 내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문제의 해결을 위한 학생 구성원 간의 대화

도 토의라고 할 수 있으며, 수업시간에 어떠한 글을 읽고 글의 주제를 파악하기 위해 나누는 대화 역시 토의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학과 친구들과 갈 MT 장소를 결정한다고 해 보자. 장소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어떤 장소가 적절한지 다양한 의견들을 나누어야 한다. 특히 거리나 비용, 숙소나 부대 시설 등과 같은 여러 사전 조사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어떤 장소를 추천하고자 할 때, 다른 친구들에게 쉽게 동의를 얻을 수 있다. 자신을 비롯한 주변 친구들 모두 거리가 그다지 멀지 않으면서 비용도 적절하고 숙소나 부대시설도 충분한 장소를 결정하고 싶은 마음은 같기 때문이다.

다른 예로 ‘동성 결혼의 합법화’에 찬반 토론을 준비해야 할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 토론에서 찬성의 입장으로 의견을 모으기 위해서는 왜 찬성 입장을 주장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여러 토의를 먼저 해야 한다. 그래야만 보다 합리적인 근거들을 준비할 수 있다. 또한 반대 입장에 대한 반론 제시 등의 자료들을 충분히 확보해 놓을 수 있다. 따라서 각자 찬성에 대한 객관적인 여러 자료들을 조사하고 분석하여 의견을 내놓는 적극적인 토의를 해야

한다. 이러한 토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경험은 토의의 주체자라는 주인 의식을 갖게 한다. 또한 토의 활동을 통해 참여자들은‘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가질 수 있다.

이와 같이 토의는 어떤 문제에 대하여 여러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이나 의견 등을 서로 나누어 보다 나은 합의점이나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게 한다. 더 나아가 협력적인 의사소통을 향상시키는 가운데 긍정적인 태도와 성취 동기를 부여한다.

2) 토의 왜, 언제 필요한가?

우리 사회에는 여러 문제되는 사안들이 자주 나타난다. 대립되는 사안들이 많은 경우도 있지만, 공통된 입장을 갖고 논의에 임하는 경우도 많다. 이때 토의는 집단 구성원 상호 간에 자기 의견을 말하고 남의 의견을 들어 주면서 합리적인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게 한다. 이것은 집단 구성원 전체의 지식이나 의견을 공유하면서 올바른 결론을 이

끌어 낼 수 있게 한다. 또한 사고력 또는 창의력을 신장시켜 주며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준다.

대학에서 자주 쓰는 모둠식 활동을 통한 시사적인 문제의 토의는 구성원 각자의 책임과 상호 간의 협력관계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대학 내 흡연구역 지정에 대한 토의를 할 경우, 흡연을 하는 학생이나 하지 않는 학생이나 모두 서로 다른 의견들이 있을 것이다. 건물 내 흡연 구역 지정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낼 수도 있고, 건물 밖에 지정해야 한다고 의견을 낼 수도 있다. 더 나아가 흡연 구역을 지정할 경우, 흡연을 하는 학생과 흡연을 하지 않는 학생들의 거리감이나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각자의 의견을 들어보고 흡연구역을 지정하는 것에 대한 바람직한 방향과 의미를 찾아가는 것은 중요하다. 이것은 자기 문제 의식의 배양, 남의 의견 존중, 결정된 사항에 대한 순응과 협력 등 민주 시민으로서의 태도를 기를 수 있게 한다.

또 다른 예로 한 권의 책을 읽고 각자의 생각을 나누는 토의를 할 경우를 생각해 보자. 그 책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을 공유함으로써 그 책이 갖고 있는 고정된 주제나 해석에 대해

서 다양한 접근을 할 수 있다. 이 과정에는 토의 작품 선정 및 작품 분석, 토의 화제 선정, 토의 방식 및 규칙 익히기, 실제 토의, 마무리 및 정리와 같은 과정이 필요하다. 이 토의 과정을 통해 주입식이 아닌 자기 스스로 배우면서 의식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독서 토의를 할 수 있다. 이렇듯 토의는 굳이 시사적인 문제가 아니더라도 한 권의 책을 읽고 서로 자기 생각을 나누는 가운데에서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다양한 참여의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며 흥미와 자신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학생 개개인이 준비한 자료와 그들의 사고 작용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어서 주입식 교육과 활동을 탈피할 수 있다. 이것은 자기 스스로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가는 가운데 의사소통능력을 증진시키고,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합의 과정을 통하여 문제해결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더 나아가 상호 비판을 통해 서로 검토와 보완을 하면서 공통된 합의점을 모색해 나갈 수 있게 한다.

3) 토의 어떻게 할 것인가?

토의를 할 때는 일반적인 순서를 염두에 두고 주제와 관련된 자료를 철저히 검토하여 발표할 의견을 정리한 후 토의에 참석해야 한다. 또한 진행 순서에 따라 여러 준비를 해 두어야 한다. 이것은 얻어진 해결안을 실행하는 데에 필요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을 마련하여 실제 문제를 해결하게 한다. 다음 단계를 통해 좀 더 구체적으로 접근해 보도록 하자.

단계 행동 지침 구체적인 내용

준비 단계

토의 문제를 선정하고 서술하기

토의 문제를 선정하여 참여자 모두가 알 수 있게 서술한다.

토의 문제에 대한 자료 조사하기

문제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조사하고 분석해서 정리한다.

토의 사항 마련 및 규칙 선택하기

구체적인 토의 사항을 마련하고 규칙을 선택한다.

토의단계

토의 자세를 지키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사회자 : 토의자 모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토의 후 내용을 정리한다.

토의자 : 토의 목적을 염두에 두고 절차에 따라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마무리 단계

토의 결과 정리 및 평가하기 토의 과정에 대한 정리와 평가문을 쓴다.

설명하는 글쓰기 토의 과정에 대한 설명하는 글을 쓴다.

【전략 1】토의 문제를 선정하고 서술하라.

토의 문제는 토의할 가치가 있고 모든 참여자들에게 관심 있는 것으로 선정해야 한다. 토의 문제가 선정되면 이를 분석하고 파악해서 모든 참여자들이 정확히 알 수 있게 서술한다. 예컨대 학과 내에서 답사 장소를 결정해야 할 경우를 생각해 보자. 모두 경주에 가자고 합의를 했어도 이 합의된 장소에 대해서 사실적, 가치적, 행동적 문제의 토의가 필요하다. “경주에는 답사할 만한 문화재나 행사가 있는가”에 대한 토의는 사실적 문제에 대한 토의이다. “경주가 답사 장소로 적절한가”에 대한 토의는 가치적 문제에 대한 토의이다. “경주에 가서 효과적인 답사 결과를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한 토의는 행동적 문제에 대한 토의이다.

【전략 2】토의 문제에 대한 조사를 하라.

토의 문제의 서술이 끝나면 모든 토의 참여자에게 알려주어 그에 관한 사전 조사 연구를 하도록 해야 한다. 청중 역시도 토의 문제에 대해 미리 충분한 사전 정보와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그래야 실제 토의에서 좋은 의견이나 제안을 참여자 모두가 할 수 있다. 사전 조사 연구에서는 무엇을 조사하고 연구할 것인지를 생각하는 한편, 이미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더 조사, 연구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결정한다. 조사한 자료와 그 출처 등은 메모를 해 두어 토의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컨대 답사 장소로 결정된‘경주’의 위치와 문화재의 현황,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 숙박시설과 이동거리 등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답사 장소로 ‘경주’를 결정한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게 해 주며 실제 답사에 가서도 내실 있는 답사 활동을 할 수 있게 한다.

【전략 3】구체적인 토의 사항과 규칙을 선택하라.

토의를 효과적으로 진행하려면 구체적인 토의 사항들을 미리 생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의제를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이때 의제는 각 단계에서 토의할 구체적 사항을 항목식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토의 방식을 어떤 것으로 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방식이 결정되면 토의자들과 사전 모임을 갖는다. 그리고 각자가 맡은 역할과 토의 사항들을 정확히 알려주고 어떠한 순서로 토의를 진행할 것인지를 협의한다. 또한 언제, 어디서, 얼마 동안 토의를 할 것이냐를 결정하고 토의장 마련, 좌석 배치, 기자재의 사용 여부도 미리 점검하는 것이 좋다. 다음의 규칙을 염두에 두는 것도 중요하다.

첫째, 하나의 문제에 대하여 다양한 의견이 교환되어야 하므로 가능한 참가자 전원이 의견을 제시하고 협의해야 한다. 둘째, 문제에 대한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안을 찾기 위해 다수의 의견을 좇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소수의 의견도 무조건 배척해서는 안 된다. 셋째, 토의 참가자는 집단 사고 과정을 통해 공동의 이익과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식을 지녀야 한다. 넷째, 어떤 문제에 대한 다양한 생각이나 의견을 나누어 그것에 대한 합의점이나 해결방법을 찾는 협동적인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전략 4】토의 자세를 지키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라.

토의 전개 단계는 토의 활동이 실제로 전개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구체적 토의 주제 및 내용 절차 등을 다시 한 번 협의하여 결정하거나 확인한다. 이때 토의자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분위기에서 의사를 충분히 서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한다. 다음의 사회자, 토의자의 자세를 기억해 놓도록 하자.

사회자 : 토의 참여자들로 하여금 주어진 토의 문제에 대한 어떤 해결 방법이나 결론을 이끌어 내도록 한다. 또한 모든 토의 참여자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토의 분위기를 만들고 유지시킨다. 토의가 끝난 뒤 내용을 정리하여 보고한다.

토의자 : 토의 문제에 대한 사전지식을 갖추고 해결방안을 미리 생각해본다. 적극적이고 열성적으로 토의에 참여하되 협동하여 토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다.

토의 절차를 준수하고 질서를 지킨다.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의사를 존중한다. 주장을 할 때는 어법에 맞고 조리 있게 말하되 예의바르게 말한다.

【전략 5】종합 정리 및 평가하라.

토의는 이상적인 해결안을 마련해 놓았어도 그것을 실행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또한 실행을 시켰는데도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면 그 역시 토의의 의의를 반감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따라서 토의에서 얻어진 해결안을 실행하는 데에 필요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을 마련하여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토의 문제에 대한 종합 정리와 평가가 함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우리 대학의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방안은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대한 토의가 끝나고 난 후에는 자신이 생각하는 해결책을 비롯해서 토의 중에 나누었던 여러 의견들의 적합성과 토의 과정의 적절성, 그리고 해결안 제시를 통한 실천 방안 모색 등을 정리하면서 바람직한 토의가 이루어졌는지 평가를 해 본다.

<활동 1>

토의가 우리 시대에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친구들과 토의해 보고 그 내용을 정리해 보자.

대학 축제 때 과도한 음주나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등 바람직한 축제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한 토의를 해 보자.

2. 대립적 의사소통, 토론

1) 토론이란 무엇인가?

토론이란 ‘어떤 논제에 대하여 긍정측과 부정측이 논거를 들어 자신의 주장이 옳음을 내세우고 상대방의 주장이나 논거가 부당하다는 것을 명백하게 하는 의사소통의 한 방법’이다.

이러한 토론은 다루는 주제의 성격에 따라 정책 토론과 가치 토론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미래의 정책을 다루는 토론으로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거나 이미 존재하는 법의 개정과 관련된 문제들을 다루는 토론이다.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기 전에 토론을 함으로써 시행예정 정책에 대해 국민들의 이해를 도모하고 해당 정책을 실시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긍정적 및 부정적 효과를 미리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고등학교에서 봉사활동을 의무제로 할 것인가 말것인가’, ‘동성결혼을 합법화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등의 문제를 들 수 있다.

후자는 공동체의 가치에 대해 토론하는 것이다. 각자가 처한 사회적 위상이나 이해관계, 이데올로기 등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문제들을 다루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을 구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용서받을 수 있는가’,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은 부유한 사람의 의무인가’와 같은 문제를 들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토론함으로써 교양인으로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타인에 대한 관용적 태도를 기를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존의 관습이나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운 사고와 판단 능력을 기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두 유형의 토론이 완전하게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특정 정책에 대한 지지의 문제는 특정한 가치관과 서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이 부자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부자 증세를 찬성할 가능성이 높으며,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동성애 합법화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 토론 과정에서는 가치 토론과 정책 토론을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다.

토론의 조건 가운데 하나는 일정한 형식과 절차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논제에 대해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이 서로 대립적 상태에서 논의가 진행되기 때문에

어느 한 쪽에 유리한 조건이 주어져서는 공정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토론에서 형식과 절차는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원칙인 절차의 평등성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장치이다. 왜냐하면 현실의 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이해관계로 얽혀 있기 때문에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토론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해진 형식과 절차 속에서 양측 모두에게 말할 기회를 공평하게 부여하고, 청중들이 그러한 내용을 듣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2) 토론 왜, 언제 필요한가?

도입에서 언급했듯이 다양한 가치관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다 보면, 생각과 가치관들이 서로 충돌할 때가 있다. 이러한 충돌은 다양한 이유에서 발생할 수 있다. 서로 다른 가치관 때문에 발생할 수 있고 어떤 문제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지 못하여, 어떤 오해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내용을 충분히 알고는 있으나 당사자들의 이해관계 때문인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그대로 방치해 두면 대립되는 집단의 갈등은 더욱 깊어지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갈등이 당사자의 문제를 넘어 사회 문제로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동체 사이에 발생하는 다양한 생각, 가치, 믿음, 견해 등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토론은 공동체 사이에 해결해야 할 갈등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해 당사자가 아닌 청중(국민)을 대상으로 서로의 주장을 충분하게 펼침으로써 바람직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오래된 어떤 마을이 있다고 해 보자. 주민의 한 쪽은 마을이 타 지역에 비해 낙후되었다고 보고 그 지역을 허물고 깨끗한 건물을 지어 편리하게 살자는 주장을 하고 한 쪽에서는 오래된 마을의 특징을 잘 보존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떤 측의 주장이 더 타당한지 즉, 개발인지 보존인지에 대해 충분하게 논의하지 않고 정책이 시행될 경우 주민들의 갈등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는 뉴스에서 늘 접하고 있다.

3) 토론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은 실제 이해 당사자가 참여하는 것이지만 교육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교육토론의 경우 이해 당사자라기보다 이해 당사자라는 가정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교육토론은 학생들이 토론의 정신을 이해하고 토론의 형식과 절차를 체험하기 위한 것이다.

토론의 정신은 국제 토론 교육 협회(IDEA, International Debate Education Association)에서 제시한 토론의 정의를 보면 잘 드러난다.

찬반토론은 두 팀 또는 두 사람 사이에 대립적 형식을 띤 공적인 논쟁 방법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토론이 열린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핵심적 수단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언어적 또는 비언어적 스킬만이 아니라 이성적 논쟁의 아이디어, 서로 다른 관점에 대한 관용, 자신의 견해에 대한 반성적이고 엄격한 성찰 등을 포함한다.2)

즉 토론은 공적 논쟁의 한 방법으로 토론의 형식과 절차는 단순히 승패를 가르기 위한 수단이라기보다 토론의 목적을 구현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것이다. 토론을 민주적이고 열린사회를 유지하는 수단이라고 하는 이유는 이러한 형식과 절차가 민주주의 원칙인 절차의 평등성을 유지하는 기제이며, 그러한 과정 속에서 다양한 의견을 표출할 기회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토론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실행에 앞서 토론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각 단계에서 필요한 구체적인 활동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2) http://www.idebate.org에서 가져온 내용이다.

단계 행동 지침 구체적인 내용

준비단계

주제 잡기 토론을 할 필요가 있는 문제, 즉 토론거리를 찾는다.

논제 서술하기

핵심적인 사안이 명료하도록 진술문 형태로 논제를 서술한다.

쟁점 발견하기

토론 논제의 핵심 근거가 되는 쟁점을 발견한다.

자료 조사 및 정리하기

신뢰할 만한 자료를 조사하고 토론 실행 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리한다.

토론 개요 작성 및 연습하기

토론의 실행 단계를 고려하여 내용을 정리하고 연습을 연습하기 한다.

실행단계

토론 참여하기

토론 참여자는 토론의 형식과 절차를 준수하면서 의사소통을 한다.

토론 진행하기

사회자는 토론의 규칙을 공지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전체 토론 과정을 조율하면서 토론을 진행한다.

경청 및 질문하기

청중은 토론 내용을 잘 경청하며, 필요한 경우 질문을 한다.

마무리단계

토론 정리하기

사회자는 토론을 통해 얻은 결론과 미진한 부분을 공지 한다.

청중은 토론 내용을 듣고 주장에 대한 근거가 타당한지, 토론 평가하기 자료는 신뢰할 만하고 충분한지, 토론자의 자세는 어떠한지 등을 평가한다.

【전략 1】토론 주제를 찾을 때는 다음 조건을 고려하라.

첫째, 찬성과 반대의 이유가 있어야 한다. 어느 한 쪽에 유리한 근거나 이유가 많다면 토론이 공정하게 진행되기 어렵다. 둘째, 토론자들이 다룰 수 있는 주제여야 한다. 즉 대학생들이 다룰 수 있는 주제여야 한다. 토론을 하는 이유는 토론 주제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통해 어떤 것이 보다 바람직한지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토론 참여자들이 다룰 수 없는 주제를 잡으면 토론이 피상적인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셋째, 현재 상태에서 어떤 문제나 갈등이 있는 것이어야 한다. 현재 갈등이 존재하지 않는 문제나 이미 갈등이 해소된 문제를 다루는 것은 의미가 없다.

【전략 2】논제를 진술문 형태로 서술하라.

논제란 논쟁점들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사안을 명료하게 구분해 주는 진술문 형태를 말한

다. 진술문이란 ‘위법 행위를 한 연예인의 연예계 복귀를 허용해야 한다.’ 또는 ‘위법 행위를 한 연예인의 연예계 복귀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와 같이 찬성 또는 반대의 주장을 담고있는 형식을 말한다. 이러한 진술문은 찬성 또는 반대의 의사를 표명할 수 있는 진술문 형태이면 무방하나, 현재 채택되고 있는 정책일 경우에는 그 정책을 반대하는 진술문 형식이 더 좋다. 예를 들어 현재 우리나라는 사형제도가 채택되고 있으니 ‘사형제도는 폐지되어야 한다.’가 ‘사형제도는 존치되어야 한다.’는 진술문보다 더 좋다. 하지만 방송 토론의 경우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사형제도 폐지해야 하나?’와 같은 형식으로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전략 3】쟁점을 발견하라.

쟁점이란 논제를 토론하는 과정에서 찬성과 반대 양측이 그러한 주장을 하는 이유가 되는 것들 가운데 서로 양보하거나 인정할 수 없는 것으로, 전체 토론의 핵심이 되는 것을 말

한다. 예를 들어 ‘인간 복제는 금지되어야 한다.’는 논제로 토론을 할 경우, 인간을 복제한다고 할 때는 반드시 ‘배아 복제’라는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배아’를 ‘인간’으로 보는지 아닌지는 논제의 토론에서 중요한 쟁점이 된다.

토론 전에 이러한 쟁점을 미리 발견해야 찬반 양측은 자신들에게 필요한 자료를 효과적으로 준비할 수 있으며, 토론 중에 관점에 대한 소모적인 논의를 줄일 수 있다. 쟁점은 토론의 전제가 되는 핵심적인 개념이므로 보통 긍정측 토론자가 정의한다. 예를 들어 ‘인간 복제는 금지되어야 한다.’라는 논제를 설정했을 경우, 긍정측은 ‘인간 복제’라는 것이 무엇인지 정의한다. 하지만 사회자가 토론의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핵심 쟁점을 정리하기도 한다.

【전략 4】자료는 타당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라.

교육토론의 경우 토론 전에 자료를 얼마나 충분하고 타당한 자료를 조사했는지에 따라 토론의 승패가 갈리게 된다. 자료를 조사할 때는 먼저 해당 자료가 주장하고자 하는 내용

을 뒷받침할 자료인지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해당 자료가 믿을 만한 자료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출처가 분명한 자료인지, 통계 자료의 경우 표본의 수나 처리 방법에 문제가 없는지, 전문가 의견일 경우에는 전문가로서 자격이 충분한지 등을 검토한다.

【전략 5】예상 질문을 염두에 두고 토론 개요를 작성하라.

토론을 하기 전에 조사한 자료를 이용하여 토론 개요서를 작성한다. 특정한 형식을 갖출 필요는 없으나 자신이 주장할 내용과 그에 따른 근거 자료를 순서대로 정리하고, 상대방의 질문을 염두에 두고 답변할 내용도 정리하는 것이 좋다. 토론 중에 근거를 찾거나 상대방의 질문에 답변을 하기 위해 자료를 뒤적거리는 것은 좋지 않다. 자료를 정리하고 필요한 자료에 표시를 해 두는 것이 좋다.

【전략 6】토론 전에 역할을 분담하고 충분히 연습을 하라.

토론 전에 토론 참여자들은 토론자의 역할을 분담하고 미리 연습을 한다. 모두 발언을 할 사람, 마무리 발언을 할 사람 등을 미리 정하고 각 역할에 적절한 말하기 방법을 고려하여 연습을 한다.

토론의 사회자는 토론이 열리게 된 배경과 토론의 논제를 소개하고 형식과 절차 등을 공지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토론의 전 과정을 조율하면서 토론을 진행한다.

토론의 참여자는 토론의 형식과 절차를 준수하면서 자신이 주장하는 바를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상대측의 논리적 허점이나 오류를 발견하여 논박한다. 한편 토론의 설득 대상이 청중임을 고려하여 청중이 토론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청중과도 충분히 소통할 수 있도록 한다.

【전략 7】사회자는 토론을 통해 얻은 결론과 미진한 부분을 정리하여 말하고 청중은 평가표를 작성한다.

사회자는 토론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고 토론을 통해 얻은 결론과 미진한 부분을 정리하여 말하고 마무리 인사를 한다. 청중들은 단순한 구경꾼이 아니므로 토론 내용을 잘 듣고 필요하다면 질문을 하여 토론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또한 토론의 주제가 가치있는 주제인지, 주장에 대한 근거가 타당한지, 근거 자료가 신뢰할 만하고 충분한지, 토론자의 태도는 어떠한지, 청중과의 소통은 충분한지 등을 평가한다.

<활동 1>

사회의 다양한 공동체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는 갈등 양상을 조사하여 토론해 보자.

<활동 2>

경제력에 따라 벌금을 달리 부과하는 일수벌금제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의 팀으로 나누어 토론해 보자.

3. 상호의존적 의사소통, 협상

1) 협상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살아가다 보면 어떤 문제에 대해서 서로의 입장이 달라 조정과 타협을 할 경우를 많이 만나게 된다. 작게는 부모님에게 용돈을 얼마나 올려 받을 것인지, 저녁 시간대에 가족들과 TV를 시청할 때 어떤 프로그램을 선택할 것인지, 동료와 점심 식사를 먹을 때 어떤 음식점을 선택할 것인지에서부터 크게는 자동차를 판매할 때 고객에게 서비스를 어디까지 해 줄 것인지, 회사와의 연봉 조정을 몇 퍼센트로 할 것인지, 노사 간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수입 제품의 관세율을 몇 퍼센트로 결정할 것인지까지 우리의 삶은 조정과 타협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어떤 문제에 대해서 양측이 상충되는 의견을 가지고 있을 때 조절과 타협을 통해 서로의 이익이 되도록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협상이라고 한다. 즉, 협상은 둘 이상의 주체들이 이익과 관련된 문제를 놓고 상충된 견해 차이를 좁혀 나가 최적의 합의안을 도출

해 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협상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닌다. 첫째, 반드시 이익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 둘째, 서로 상충된 견해에서 출발은 하지만 결국 적절한 합의안에 도달한다는 점에서 상호의존적 관계라는 것, 셋째, 최고의 이익을 얻기 위해 이성뿐만 아니라 감성까지 동원한다는 점이다. 협상의 이러한 특징은 처음부터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마지막까지 상호 협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토의나 상충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끝까지 상대를 설득하려는 토론과는 구별되는 말하기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구분 토의 토론 협상

목적 둘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서 어떤 문제에 대해 검토하고 협의하여 최선의 방안을 도출.

갈등적 문제에 대하여 찬반 양측이 각 측의 의견을 주장하고 상대 측의 부당성을 밝힘.

이익과 관련된 주제, 상충된 견해를 가진 두 주체가 조정과 타협을 통해 최적의 합의안을 도출.

참여 태도 협조적 경쟁적 경쟁적

상호관계 상호협조적 대립적 상호의존적

다음은 협상의 종류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협상은 참여자 유형에 따라서 양자 협상과 다자 협상이 있고, 협상할 주제 유형에 따라서 단일 협상과 복합 협상이 있다. 양자 협상은 어떤 주제에 대해서 협상에 참여하는 주체가 두 사람 또는 두 집단인 경우이고, 다자협상은 참여자나 참여집단이 셋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단일 협상은 협상해야 할 주제가 하나인 경우이고, 복합 협상은 협상할 주제가 둘 이상, 여러 개인 경우를 말한다.

협상의 종류

참여자의 유형

양자 협상

다자 협상

주제의 유형

단일 협상

복합 협상

2) 협상 왜, 언제 필요한가?

협상은 왜, 언제 필요한 것일까?

첫째, 협상은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우호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협상은 우리의 삶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저녁 시간대에 시청할 TV 채널을 정하는 것, 대학 동아리방에서 선·후배 간의 생활 규칙을 정하는 것, 직장동료와 점심식사 장소를 정하는 것 등은 우리가 인식하고 있지는 않지만 엄밀하게 말해서 협상의 과정을 통해서 해결되는 문제들이라 할 수 있다. TV 채널은 가족구성원들 간의 의견 조율을 통해 결정될 수 있고, 동아리방의 생활규칙은 선·후배 간의 양보와 타협을 통해서 직장 동료와의 점심 식사 장소 선정은 둘 사이의 합의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일상생활은 어떻게 보면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연속되는 협상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협상의 개념과 방법을 잘 이해하고 일상의 문제들에 대해서 탄력적으로 대처해 나간다면 우호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 협상이 도움이 된다고 하겠다.

예컨대, 동료와 점심식사 장소를 정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한 쪽은 한식을 먹기를 원

하고 다른 한 쪽은 중식 먹기를 원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럴 경우, 서로의 주장만 내세운다면 자칫하면 점심식사를 함께 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며, 양보와 타협이 아니라 한 쪽의 일방적인 강요에 의해서 식사 장소가 정해졌다면, 상대 측은 식사 시간 내내 유쾌하지 못할 것이다. 반면 서로가 양보와 타협에 의해서 식사 장소를 정했다면 두 사람은 평소와 같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점심식사를 맛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으로 볼 때 협상은 원활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둘째, 협상은 전문적인 직장 생활에서 업무 능력을 발휘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일상생활 속에서 협상이 우호적인 인간관계에 초점이 놓여 있다면, 전문적인 직장 생활에서 협상은 자신의 업무 능력을 발휘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예컨대, 자동차 영업사원이 자동차를 판매할 경우를 생각해 보자. 고도의 협상 전략을 가지고 있는 영업사원이라면 회사의 이익과 고객의 이익이 상충하는 지점에서 고객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회사 쪽의 이익이 남도록 자동차를 판매할 것이다. 즉 자기 회사에서 만든 차를 사야 할 이유와 고객이 이 차를 사지 않았을 때의 손해를 강조

하여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다. 만약 자동차 가격의 할인 폭을 줄이거나 현금 결제가 회사 이익의 관건이라면 협상 전략이 뛰어난 영업사원은 자동차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현금결제를 유도하여 최대한의 이익을 남길 것이다. 대신 고객에게는 다른 서비스 물품이나 회사가 손해보지 않는 한도 내에서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할 것이다. 반면 협상에 대해서 문외한인 영업사원의 경우, 효과적인 협상 전략을 구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고객의 발걸음을 돌리게 할 가능성이 크고 설사 계약이 성사되었더라도 치밀한 협상 전략에 의한 것이 아니기에 최선이 아닌 조건으로 판매했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이상과 같이 협상은 일상생활이나 직장생활 모두를 원활하게 하는 데 필요한 말하기 방식이라 할 수 있다.

3) 협상 어떻게 할 것인가?

다음은 협상의 구체적인 전략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이를 표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단계 전략 구체적 내용

준비단계

협상 논제에 대한 정보를 수집, 분석하여 우리 쪽의 협상 목표를 설정하라.

협상 논제의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한다.

논제와 관련된 직·간접적인 자료를 수집, 분석한다.

우리 쪽 협상 목표를 설정한다.

양쪽의 근본적인 목표를 목록화하고, 우리 쪽에서 고수할 것과 양보할 것을 복안으로 설정하라.

우리 쪽 협상 목표와 상대 쪽 예상 목표를 목록화한다.

협상의 목표가 타결되기 어려울 경우, 최소한 고수할 것과 양보할 것을 복안으로 설정한다.

협상 논제에 대한 의견 제안은 우리 쪽에서 먼저 제시하라.

논제에 대한 의견은 우리 쪽에서 먼저 제안하여 협상의 주도권을 잡는다.

상대 쪽에서 의견을 먼저 제안할 경우, 상대 쪽 제안의 부당성을 언급하고 우리 쪽에서 다시 제안한다.

협상단계

의견이 대립될 때 우리 쪽 제안이 공정하다는 객관적 기준을 제시하라.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들을 마련하여 우리 쪽 제안의 설득력을 높인다.

상대 쪽이 망설일 때, 쉽게 결정하도록 도움을 주라.

우리 쪽 제안을 받아들였을 때 이익이 되는 점을 강조한다.

상대 쪽 협상 결정권자의 입지를 강화 시킨다.

대립이 계속될 때 복안까지 양보하되, 양보에 상응하는 추가 의제를 제안하라.

우리 쪽에서 양보하는 만큼 상대 쪽에서도 불리한 조건을 수용하도록 설득한다.

해결단계

최적의 합의안이 타결되면, 필요한 경우 공식적 근거를 남긴다.

협상 타결 후 공식적 근거를 남겨라. 공식적 근거는 즉시 문서화한다.

【전략 1】협상 논제에 대한 정보를 수집, 분석하여 우리 쪽의 협상 목표를 설정하라.

모든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그 일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협상 역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협상 논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협상 논제가 정확하게 파악되어야만 우리 쪽의 협상 목표가 설정되고, 상대 쪽의 협상 목표를 짐작할 수 있으며, 상대 쪽 협상 목표에 대한 우리 쪽 대안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먼저 해야 될 일은 협상 논제에 관한 직·간접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철저히 분석하는 것이다. 가령, 프로야구 선수가 회사측과 연봉 재계약을 협상한다고 가정할 때 프로야구 선수는 회사측에 관한 자료를 철저히 수집, 분석해야 한다. 올해 회사에서 우수한 선수 확보에 주안점을 두는지, 우수한 선수 확보보다는 전체 연봉을 줄이는 데 주안점을 두는지, 회사측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포지션은 무엇인지, 자신이 속한 포지션에 외국 선수 확보 계획은 어떠한지 등을 조사하고 분석한다. 이를 통해 회사측이 중점을 두고 있는 협상 목표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회사측에 대한 정보가 파악되었으면, 이번에는 반대로 프로야구 선수 자신에 대한 냉정

한 평가와 분석도 요구된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자신의 한 해 성적은 어떠했는지, 회사와 연봉 재계약을 할 때 자신이 높이 평가받을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이며, 낮게 평가받는 부분은 무엇인지 등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프로야구 선수는 회사 측의 협상 목표와 자신의 한해 성적을 분석하여 구체적인 협상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것이다.

【전략 2】양쪽의 협상 목표를 목록화하고, 우리 쪽에서 고수할 것과 양보할 것을 복안으로 설정하라.

정보를 수집, 분석하여 상대 쪽이 원하는 것과 우리 쪽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되었으면 그것을 가지고 협상 목표를 목록화해야 한다. 목록화는 협상할 때 우리 쪽의 요구와 상대 쪽의 요구를 쉽고 빠르게 비교할 수 있도록 표로 구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런 다음, 협상 목표와는 별도로 복안을 설정해야 한다. 복안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마음속으로 가지고 있는 계획으로서, 협상의 목표가 타결되기 어려울 때 우리 쪽에서 최소한으로 고수해야 할 것과 양보해야 할 것들을 적은 계획안을 말한다.

복안은 다음과 같이 설정할 수 있다. 가령, 어떤 건물의 공간을 얻기 위해서 건물주와 세입자가 협상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세입자가 사진가라면 약간 어둡고 독립적이면서 작업도구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넓은 사무실을 원할 것이고, 논문을 쓰는 대학원생이라면 작고 아늑하지만 조용하고 밝은 공간을 선호할 것이다. 건물주의 입장에서는 지하의 어두운 공간은 임대하기에 불리하고 지상의 밝은 공간은 임대하는 데 유리할 것이다. 이럴 경우, 사진가나 대학원생의 입장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것과 불리한 것, 집주인에게 유리한 것과 불리한 것을 파악하여 자신이 최소한으로 고수할 것과 양보할 것을 복안으로 설정해 두는 것이다. 즉 지하 1층은 집주인에게 좋은 조건으로 팔 수 없는 공간이다. 그렇지만 사진가에게 사진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따라서 사진가의 복안은 지하 1층을 선택하는 대신 집주인에게 넓은 평수를 요구하거나 그 외 관리비나 전기세 수도세 등을 저렴하게 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대학원생의 경우 지상 층을 얻되, 전망이 좋거나 큰 방은 양보하고 대신 구석지고 작은 방을 선택하면서 임대료를 저렴하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복안을 설정할 수 있

다.

【전략 3】협상 논제에 대한 의견 제안은 우리 쪽에서 먼저 제시한다.

협상 논제에 대한 의견은 우리 쪽에서 먼저 제안하는 것이 좋다. 이것은 의견을 먼저 제안하면 제안한 쪽이 협상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부분 어떤 문제에 대해서 의견을 먼저 제안하면 상대 쪽은 그 제안에 대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제안한 쪽을 중심으로 일은 진행되기 쉽다. 협상도 마찬가지로 의견을 먼저 제안하면 상대 쪽에서 그 의견에 대응하기 때문에 제안한 쪽에 끌려 다닐 확률이 높은 것이다. 만약 상대 쪽에서 먼저 의견을 제안할 경우에는 제안의 부당성을 논리적으로 피력하여 그 제안을 철회시키고 곧바로 우리 쪽 의견을 제안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전략 4】의견이 대립될 때 우리 쪽 제안이 공정하다는 객관적 기준을 제시하라.

상호 간에 요구하는 것이 다를 경우 의견의 대립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럴 경우, 우리 쪽 제안이 공정하다는 객관적 기준을 제시하고 설명해야 한다. 예컨대, 우리가 중고 자동차를 사기 위해 영업사원과 협상을 할 때 상대 쪽에서 제시한 가격이 높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을 객관적 기준으로 제시할 수 있다. 그 차의 원래의 가격과 연식에 따른 중고차 시세, 사고경력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중고차 가격, 비슷한 수준의 다른 차로 샀을 때 드는 비용, 수리가 필요한 경우 수리비용을 제외한 그 차의 가격 등을 목록화하여 제시한다. 이러한 자료는 우리 쪽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라 이미 객관적으로 인정된 사실이기 때문에 상대쪽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상대 쪽에서 요구한 차의 가격이 비싸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고 상대 쪽은 양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략 5】상대 쪽이 망설일 때, 쉽게 결정을 내리도록 도움을 주어라.

선택의 기로에 서면 누구나 망설이기 마련이다. 결정을 내리면 손해를 보는 것 같고 결정하지 않으면 놓치는 것 같아 아쉽다. 그럴 경우, 상대방이 쉽게 결정을 내리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이 좋다. 즉 이 협상을 받아들일 때와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의 손해와 이익이 되는 점을 정확하게 언급하고 받아들였을 때의 이익이 되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보통 우리 쪽은 우리 쪽의 이익을 찾는 데 급급하여 상대 쪽의 근원적인 이해에는 신경 쓰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럴 경우,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를 설득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상대 쪽이 지금 어떤 마음 상태에 처해있는지 어떻게 하면 협상이 타결될 수 있는지 상대 쪽의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아울러 상대 쪽이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가 상대 쪽 다른 사람들의 의견 때문이라면 협상을 결정하는 상대 쪽 대표자의 입지를 강화시켜주거나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 우리 쪽에서 양보할 사안들을 부각 시켜서 협상 당사자가 최대한 쉽게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전략 6】대립이 계속될 때 복안까지 양보하되, 양보에 상응하는 추가 의제를 제안하라.

협상이 타결되지 않고 의견 대립이 계속될 때는 앞서 준비하기 단계에서 설정한 복안들을 하나씩 제안해야 한다. 복안은 숨겨둔 최후의 협상 수단으로서 불리한 조건을 받아들이되, 우리 쪽에 유리한 조건도 상대 쪽에서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예를 들어, 어떤 프로야구 선수가 한 구단으로부터 연봉 5천 만원을 받고자 하고 구단 측은 이 선수에게 연봉 4천 만원을 제시한 상태라고 가정해 보자. 그럴 경우, 프로야구 선수는 구단 측과 5천만원에 연봉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4천 만원의 연봉을 받아들이되 구단 측에 연봉 5천 만원에 상응하는 성과를 냈을 때를 상정하여 다음과 같은 복안들을 제안할 수 있다. 홈런 몇 개 이상부터 홈런 수당을 줄 것, 타점이 얼마 이상일 때 연말에 연봉의 몇 퍼센트를 보너스로 줄 것 등이다. 이 복안들은 연봉 5천 만원을 받는 선수들이 낼 수 있는 성적이기 때문에 구단 측에서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런데 복안을 설정할 때는 최소한의 이익이 창출되는 지점을 최저 한계점으로 설정하고 그 이상에서 설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최저 한계점 아래로 내려가면 손해를 보기 때문에 협상 그 자체가 의미 없기 때문이다.

【전략 7】최적의 합의안이 타결되면, 필요한 경우 공식적 근거를 남겨라.

복안까지 제안하고 상대의 복안까지 우리가 받아들이게 되면 협상은 타결되게 된다. 협상이 타결되면 필요할 경우 공식적 근거를 남겨야 한다. 공식적 근거는 협상이 타결된 바로 그 자리에서 작성하는 것이 좋다. 특히 우리 쪽에 유리하게 협상이 타결되었을 경우 더욱 그러하다. 만약 그 자리에서 공식적 근거를 작성하지 않으면 나중에 상대 쪽의 변심이 생겨 협상을 취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식적 근거를 남겨두면 상대 쪽은 변심이 생겨도 계약 파기로 인한 손해 때문에 협상을 이행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공식적 근거는 우리 쪽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작성하지만 상대 쪽의 마음을 확고하게 해 주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활동 1>

선후배 간 동아리방 생활 규칙 제정에 대해서 선배 측과 후배 측으로 나눠 협상을 해보자.

<활동 2>

전공 과목 영어 강좌 개설에 대해서 학교 측과 학생 측으로 나눠 협상을 해 보자.

부록

한성대학교, 그 얼굴과 마음

1. 교표

개교 이래, 한성대학교의 교표는 총 5차례에 걸쳐 변화해왔다.

개교 당시 우리 대학의 교표는 가운데 ‘대학’을 한글로 넣고, 동그랗게 둘러싼 형태로 좌우에 한성이라는 교명과 영문 HANSUNG WOMEN’S COLLEGE를 적어 놓았다. 이후 1978년 남녀공학이 되면서 교표가 바뀌었다. 첫 번째 교표와 같이 ‘대학’을 한글로 가운데에 넣고, 두 개의 원으로 둘러싼 뒤 교명인 HANSUNG COLLEGE를 넣었다. 그리고 바깥으로 부드러운 육각형의 별 모양을 그려놓았다. 그 의미는 귀형(龜形)으로 꾸준한 노력을, 또 꽃처럼 아름다운 학문의 전당임을 상징한다. 색채는 청색과 은색으로 청색은 무한한 희망과 젊음

을 상징하고, 은색은 영구불변을 표현한 것이다. 다시 1984년 거북이 문양을 상징하는 육각형을 기본으로 한 새로운 교표를 제작하였다. 세 개 육각형 중 가장자리와 가운데의 육각형은 대학과 교수를 의미하며, 가장 안쪽의 육각형은 다이아몬드를 의미하고 학생을 나타낸다. 육각형을 받치고 있는 도형은 대학, 교수, 학생이 추구해야 할 진리탐구와 협동을 나타낸다. 교색은 VANDYKE BROWN(황갈색)으로 결실, 완성을 나타낸다. 1991년에 교표의 원래 취지와 형태는 살리되 띠로 둘러싸고 육각형을 받치고 있는 도형에 들어있던 영문 HANSUNG UNIVERSITY를 띠안으로 옮기고 좌우로 별 모양 두 개와 한성대학교라는 한글을 새겨 넣는다. 2007년, 개교 35주년을 맞아 한성대학교는 새로운 교표를 제정한다. 기존의 거북 모양에서 탈퇴, 한성대학교의 이니셜인 ‘H’를 기본 이미지로 채택한 새로운 교표는 화살표 모양을 통해 미래로 향하는 새로운 이정표가 되겠다는 한성대학교의 의지를 담고있다. 색상은 푸른색을 기본으로 함으로써 젊고 지적인 이미지를 부각하고자 하였다.

가운데 대학이라는 한글에 글씨체로 동그랗게 둘러 싼 형태로 좌우로 한성이라는 교명과 영문 HANSUNG WOMEN’S COLLEGE를 적어 놓았다.

한성의 ‘ㅎ’자를monogram 방식으로표현하고, ‘ㅅ’자를사방으로 구성 표현하여 시각적으로 발전을 상징하며, V자는 승리를 나타낸다. 형태는 귀형(龜形)으로 꾸준한 노력을 상징하며, 꽃처럼 아름다운 학문의 전당을 뜻한다. 색채는 청색과 은색이며, 청색은 무한한 희망과 젊음을 상징, 은색은 영구불변을 표현한다.

세 개의 육각도형 중 가장자리에 위치한 것은 거북이의 문양으로, 대학의 울타리를 상징하고, 가운데의 것은 거북이의 문양으로 교수를 상징하며, 가장 안쪽의 것은 다이아몬드를 나타내고 학생을 의미한다. 이들을 떠받치고 있는 도형은 진리탐구와 협동을 나타낸다. 색채는 황갈색으로 결실과 완성을 나타낸다.

육각형은 우리대학의 상징물 거북의 모양으로 대학의 울타리와 각각 교수, 학생을 의미한다. 육각형을 받치고 있는 도형은 대학의 발전과 학교, 교수, 학생을 받치고 있음을 의미하는 문양으로 진리탐구, 진리의 보고인 책과 협동을 나타낸다.

한성대학교의 이니셜인 ‘H’자와 화살표를 주된 이미지로 채택, 미래와 세계를 향해 도전하는 프론티어 정신과 다양한 문화·학문을 열린 사고로 받아들이는 한성인들의 지성을 상징한다. 또한 휴머니즘(Humanism), 정직(Honest), 명예(Honor)를 통해 정보화·세계화 사회의 최고 인재(Highest Human)를 키워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2. 이미지 마크

대학의 이니셜인 U자를 기본으로 반복 활용하였으며 두 개의 점은 교수·학생 또는 남녀를 상징하며 마크 전체의 분위기는 상호 보완 작용·협동을 나타내는 형으로 국제화를 향해 끊임없이 창조하려는 대학의 정신을 형상화하였다.

대학을 상징하는 학사모를 단순화한 마름모형을 바탕으로 지구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조형요소로 접목시켜 세계화를 향해 웅비하는 모습을 이미지화 한 것이다. 3개의 선형은 대학의 과거, 현재, 미래의 점진적인 발전상을 시각화한 것이다.

개교 35주년을 기념해 제정한 교표와 같은 이미지로 제작된 이미지 마크로, 교표의 디자인을 단순화하면서도 학교가 지향하는 세련되고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를 부각하였다. 형태적으로는 역동적인 3D형태를 채용하고, 푸른색을 기본색으로 적용, 현대적인 느낌을 부여했다.

3. 교가

한성여자대학 작사·작곡

1. 한성은 문화중심 나라의 심장 2. 현실의 어려움이 가로막아도

낙산언덕 위에 터전을 닦고 내 뜻 내 생각 굽히쟎으리

배움의 전당을 우뚝 세우니 슬기와 희망을 북돋아 주는

우리들의 보금자리 한성여대 우리들의 보금자리 한성여대

1978년 남녀 공학으로 전환하면서 새로 제정.

정연길 작사, 이영조 작곡

1. 북악에 마주선 낙산언덕에 2. 삼학송 푸른 뜻 닦은 터전에

슬기의 샘물이 용솟음친다 보람의 강물이 넘쳐흐른다

우람한 내일을 다져가리라 영광된 내일을 다짐하여라

청운의 배움터 한성대학교 상아의 높은 탑 한성대학교

(후렴) 드높은 이상을 가슴에 품고 (후렴) 드높은 이상을 가슴에 품고

진리와 지선을 기르고 닦아 진리와 지선을 기르고 닦아

겨레의 빛되리 희망-이 되리 겨레의 빛되리 희망-이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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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상징물

(1) 거북

거북은 예로부터 십장생의 하나로 꼽혀 왔으며, 기린·봉황·용과 더불어 4대 영물로 지칭될 만큼 신령스러운 동물로 간주되어 왔다. 우리 대학은 거북을 상징물로 채택하여 슬기롭고, 유구한 발전을 추구해 나갈 것임을 의미하고 있다. 거북의 지혜와 영특성은 ‘진리’와 통하고, 구전되어 오는 대로 인간을 구원해 준다는 그 성품은 ‘선(善)’을 나타내는 것이다. 우리 대학의 교훈인 진리·지선과 거북은 이러한 상징적 관계에 있다.

(2) 삼학송

1973년 5월 우리 대학 정문 옆에 나란히 우뚝 선 세 그루 소나무에 삼학송이란 이름을 붙이고, 한성인들에게 젊은 학도로서의 기개를 함양하는 상징나무로 삼기로 하였다.

이 소나무는 지난 1920년부터 이 곳에 야생하던 소나무로 설립자 김의형 박사가 손수 그 나무를 오늘의 거목으로 키워 왔다.

당시 여러 제안을 받아들여 김의형 박사는 이 세 그루의 소나무를 삼학송이라 명명하고 우리 대학의 상징나무로 삼기로 하였다. 여기서 삼학송이란 병자호란 때 적지 청나라에 끌려가 항복화친을 끝까지 반대, 목슴을 바쳐 절개를 지킨 홍익한, 윤집, 오달제 등 삼학사의 이름을 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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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와표현 교육과정 교재편찬위원회>

편찬위원장 김동환 크리에이티브 인문예술대학 교수

편찬위원 나은미 상상력교양대학 기초교양학부 교수

이상혁 상상력교양대학 기초교양학부 교수

강호정 크리에이티브 인문예술대학 강의전담교수

권혁명 상상력교양대학 기초교양학부 강의전담교수

김인경 크리에이티브 인문예술대학 강사

패턴중심 글쓰기와 말하기의 전략 | 미래융합 사회과학대학

인쇄 2015년 2월 20일 초판

2022년 2월 18일 8판

발행 2015년 2월 28일 초판

편찬 사고와표현 교육과정 교재편찬위원회

발행인 이창원

발행처 한성대학교 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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